거리 두기 2단계 완화 첫날 밤 9시! 유흥가 현장 르포

“오랜만에 술 약속 잡았죠” 번화가 왁자지껄

박민기(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0/09/18 [14:32]

거리 두기 2단계 완화 첫날 밤 9시! 유흥가 현장 르포

“오랜만에 술 약속 잡았죠” 번화가 왁자지껄

박민기(뉴시스 기자) | 입력 : 2020/09/18 [14:32]

규제 풀린 신도림역 먹자골목 주점, 회포 풀려는 손님들 다닥다닥
홍대거리에도 지인과 흥겹게 대화 나누는 사람들의 발걸음 이어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완화되자 자영업자들 일제히 환영의 뜻

 

▲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완화한 첫날 인 9월14일 밤 9시,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 먹자골목에 위치한 한 식당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평소에는 마스크를 2장씩 쓰고 다니는데, 오늘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돼서 오랜만에 밖에 나왔어요. 친구들하고 술 한잔 하고 집에 가려고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완화한 첫날 밤인 9월14일 저녁,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 먹자골목과 마포구 홍대거리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회포를 풀기 위해 식당 및 주점을 찾은 사람들의 말소리로 왁자지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월14일 오전 0시를 기해 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기존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30일부터 9월13일까지 운영이 제한됐던 매장들이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2단계 완화 방침에 따라 포장과 배달만 가능했던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점 등에서는 매장 이용 인원을 축소한다는 조건 아래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했던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의 운영제한 조치도 해제됐다.

 

번화가 식당·주점 ‘북적’


이처럼 운영제한이 풀리면서 오후 9시 이후에도 식당과 주점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 시민들은 거리두기 완화 첫날부터 번화가로 쏟아져 나왔다.


오후 7시부터 가득 찼던 신도림역 인근 먹자골목의 주점과 식당들은 오후 9시 이후에도 손님들로 바글바글했다. 이들은 테이블 사이 약 1미터 내외의 거리를 두고 다닥다닥 붙어 앉아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눴다. 매장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직장인 한모(46)씨는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 때에는 지인들과의 모임을 최소화하고 가능하면 밖에 안 나가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이제 2단계가 됐으니까 사람들이 맥주라도 한 잔 더 마시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어 “식당 안에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거리 두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출입명부도 잘 작성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윤모(46)씨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찾아와서 마스크를 벗고 술을 마시는 것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식당에서 테이블 이용 시간을 관리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는 것 같다”며 “오늘 2단계가 돼서 정말 오랜만에 약속을 잡고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홍대거리에도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흥겹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월요일인 만큼 주말처럼 많은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지만, 일부 주점에 사람들이 몰려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홍대의 한 주점 앞에서 만난 서모(20)씨는 “평소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마스크를 2장씩 쓰고 다니는데, 오늘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돼서 친구 얼굴을 보려고 나왔다”고 했다.


이모(21)씨는 “오후 7시30분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언제까지 더 마실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매장 안에서도 거리두기를 하려고 최대한 사람들과 떨어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2단계로 완화된 9월14일 밤 서울 송파구의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독서실·헬스장 “숨통 트인다”


정부가 수도권에서 실시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2단계로 일부 완화하기로 하자 자영업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울 답십리에서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35)씨는 9월14일 “오늘 오전 8시부터 독서실을 열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더 길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주간 환불자는 많은 상황에서 임대료는 내야 해서 걱정이 많았다”며 “추석 때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숨을 쉴 수 있게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실 독서실은 들어와서 서로 말도 하지 않고 마스크 쓰고 칸막이 쳐진 곳에 앉아 공부만 한다”며 “한정된 사람들만 오는데 2주간 문을 닫게 했어야 했나 싶다. 일단 9월27일까지지만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신모(60)씨는 “다행이긴 하지만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오늘 저녁부터 손님들이 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오늘 점심 손님은 평소와 똑같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개천절, 한글날에 무슨 보수단체에서 시위를 한다던데 제발 좀 안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교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할 때는 저녁 약속이 사실 의미 자체가 없어서 손님들이 안 왔다”며 “오늘 저녁부터는 기대를 좀 해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2단계로 완화됐다고 해서 오전에 120에 전화해서 물어봤다”며 “9시 이후에도 영업이 가능하고 150㎡ 이상 가게는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한다던데 우리 가게는 그것보다 작은데 안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런 내용이 없어 해석을 요청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영업이 일시 중지됐던 헬스장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정으로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는 분위기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박모(30)씨는 “2주간 운동을 하지 못했는데 헬스장에 빨리 연락해 오늘 저녁으로 예약했다”며 “다른 시간들도 벌써 다 찼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집에만 있다가 헬스장이 다시 문을 여니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 대해 “결코 하향 조정이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협조를 강조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항은 전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거리두기는 조정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나와 가족,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선 ‘강제성’이 완화된 자리를 시민 개개인의 더 강력한 ‘자발적 방역‘이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은 언제 어디서든 침투할 수 있고, 우리 주변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라며 “이제 우리는 방역과 민생이 공존하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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