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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만] 다시, 사람이다

사회적 약자 보듬는 희망 르포기…‘더디지만 정의는 온다!’

취재/박소영 기자 | 기사입력 2014/07/14 [09:36]

[고상만] 다시, 사람이다

사회적 약자 보듬는 희망 르포기…‘더디지만 정의는 온다!’

취재/박소영 기자 | 입력 : 2014/07/14 [09:36]
<다시, 사람이다>는 인권운동가 고상만이 민주화 투쟁과 인권 유린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기록한 르포다. 치열한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당한 이들의 참혹한 사연과 더불어 빈민, 노동자, 장애인, 군인, 학생,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뜨거운 언어로 증언한다. 이 책에서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현장에서 만나 그의 심장에 남은 사람들을 호출하여, 그들의 삶과 투쟁을 기록한다.<편집자주>

전태일부터 노무현까지…‘인물로 보는, 사건으로 보는 민주주의’

조국 “자신이 경험한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 준다”


[주간현대=박소영 기자] 전 서울시 교육감 곽노현에 따르면, 고상만은 치열한 인권운동가이자 빼어난 르포문필가다. 이 책에서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현장에서 만나 그의 심장에 남은 사람들을 불러낸다. 그분들의 삶을 중심으로, 한 시대의 불의와 그에 맞선 투쟁을 종횡으로 엮어낸 그의 글은 하나같이 현장감이 넘치고 술술 읽힌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사실이 말하게 하는 미덕을 가졌다. 고상만의 민주주의와 인권 현장에는 늘 진실한 사람이 있다. 통념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람이 있다. 다시, 사람이다.




고상만의 희망 분투기

인권운동가 고상만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객관적 사실을 적시하며 정황에 따른 합리적 추론을 곁들여 글을 써 내려 갔다. 이 같은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그 지극한 슬픔에 동조하고 분노하고 울게 만든다. 바로 진실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고상만은 대학생 시절 함께 학생운동을 하던 동료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그 죽음이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지켜보면서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되는’ 인권운동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이후, ‘유서대필 조작 강기훈 무죄 석방 공대위’를 시작으로 직업 운동가의 삶을 살았다.



특히 ‘대통령 소속 의문사 진상위원회’에서 재야인사 장준하 선생 사건의 조사팀장으로,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등에서 조사관으로 활동하며 독보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책은 ‘인권운동가’와 ‘조사관’이란 이름으로 참혹한 비극의 현장에서 써 내려간, 고상만의 희망 분투기다.

인권은 좌우 이념과 사상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보편적이고 근원적이며 구체적 가치다. 그러나 군부권력이 독재하던 지난 시절과 신자유주의와 결합된 자본권력이 지배하는 오늘날, 사회적 약자의 무참한 슬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인권은 가장 평범하고 흔한 단어가 되었지만, 그 가치는 더 이상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저자 고상만의 투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고되고 고통스럽더라도, 그는 이 투쟁을 멈출 생각이 없다. 왜냐면, “진실은 더디 오지만 반드시 정의를 찾아온다”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사람을 향한다.

이 책의 1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비루한 노동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죽음으로 투쟁했던 아들의 곁에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있었다.



아들의 죽음 이후, 이소선 여사는 모든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여생을 살았다. 어머니를 통해 전해 듣는 전태일 열사의 마지막 유언은 여전히 ‘다시 싸워야 할’ 미완의 소명으로 남아 있다.


그 밖에도 19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당한 최미애 씨의 사연, 인혁당 재건위 희생자 8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헌신한 고 김승훈 신부 이야기, 저자가 직업 운동가로 나선 직후 처음 맡았던 사건인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전모, 한국전쟁 고양 금정굴 사건 희생자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 고 김근태 의원이 평생 감당해야 했던 모진 고문의 상흔, 고 강금원 회장의 아들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강금원 회장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2부 “인권 현장 이야기”는 고아로 자라 1급 장애인이 된 어느 노점상이 노점 철거 현장에서 죽음을 당하게 된 사연을 시작으로, 이지문 중위, 장진수 전 주무관, 권은희 전 경정 등의 양심선언자 이야기, 군대에서 사망한 군인들과 그들 가족의 겪고 있는 억울한 사연, 영화 <이태원 살인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진 ‘이태원 조중필 살인 사건’의 전모, 성소수자와 학생인권 이야기 등이 빼곡히 담겨 있다.

3부는 저자를 인권운동가의 소명으로 이끌었던 학생운동 동료 김용갑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치열한 인권운동가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개인적 사연을 엮었다.

‘사람’ 가장 중요한 기준


<다시, 사람이다> 역시 이전에 냈던 책처럼 누군가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이야기 중 일부다. 내가 인권 운동 현장에서, 또는 그 언저리에서 일하며 만난 누군가의 울분과 서러움을 대신하여 쓴 글이 대부분이다.


생각해 보면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이었고, 나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3자인 누군가에게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담으려 노력했다.
 
작가 소개 : 고상만


1990년 3월, 함께 학생운동을 하던 동료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그 죽음이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지켜보면서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되는’ 인권운동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1998년 ‘판문점 김훈 중위 사건 진상규명 국방부 특별합동 조사단’ 자문위원으로, 또 ‘대통령 소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일했다. 현재는 국회 김광진 의원실에서 의무 복무 중 사망한 군인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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