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어떻게? 전문가 진단 1]정세현 평통 부의장

“남북 군사공동위 빨리 열어야 ‘한반도 봄날’ 다시 온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1/02/01 [12:19]

[남북관계 어떻게? 전문가 진단 1]정세현 평통 부의장

“남북 군사공동위 빨리 열어야 ‘한반도 봄날’ 다시 온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1/02/01 [12:19]

“북한에 ‘남북 군사공동위 가동’ 제안해 한반도 정세 주도적으로 풀어야”

“북한이 ‘3년 전 봄날’ 조건 단 건 남쪽이 상황을 풀라는 촉구의 메시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가동을 북한에 정식으로 제안해 3월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논의하고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1월19일 민주평통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신년 회견과 관련해 “군사공동위에서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운을 띄운 것”이라며 “가능하면 빨리 군사회담을 정식으로 제안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참모들은 북한이 간절히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면 우리가 상황을 주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신년사에서 비대면으로 회담을 하자고 했다. 우리는 남북회담본부에서, 북쪽도 편리한 곳에서 군사공동위를 빨리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가동을 북한에 정식으로 제안해 3월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논의하고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뉴시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직전인 2017년 12월 한미군사훈련 중단 문제를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고 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그 상황의 데자뷔다. 북쪽과 협의가 잘 되면 미국도 동맹의 입장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훈련 중단 쪽으로) 얘기가 돌아가고 있지 않느냐 하는 합리적 의심을 했다”고도 말했다.

 

“3년 만에 다시 봄날, 남쪽 하기 나름”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남쪽에 ‘3년 전 봄날’을 언급하면서 “남쪽이 합의를 이행하는 만큼 상대할 것”이라고 조건을 단 것은 남쪽이 상황을 풀라는 촉구가 담긴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남북군사공동위 개최로 한국과 미국이 매년 실시 중인 연합군사훈련 중단 문제를 풀고, 군사 문제에서부터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쪽은 한미워킹그룹의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남쪽이 합의를 이행하는 만큼’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건 자기들이 상황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자백이기도 하다. ‘3년 전 봄날’은 남쪽 하기 나름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걸 잘 알아듣고 물꼬를 트는 것이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얘기한 남북군사공동위라고 본다”며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면 금년 봄에 긴장하지 않고 당 대회에서 결정한 경제발전 계획에 순조롭게 시동을 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제발 좀 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를 해마다 했지만 북한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그 강도는 세졌다. 북한의 기름 도입량이 점점 줄고 있는데 한미가 연합훈련을 안하면 민수 경제에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군사공동위 의제와 관련해 먼저 “9·19 군사합의서 이행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남측의 전략자산과 한미연합훈련에 시비를 걸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한다면 방어 차원의 억지력을 키우기 위해 전략자산을 들이고 상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군사공동위에서 나눠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쪽은 뭘 할 것인가? 철저히 상호주의로 가야 한다!”며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 철거를 계속 하고, 작년 6월 단절시킨 군 통신선을 복원해 NLL(북방한계선) 상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는 우리 측에 연락부터 하라고 해야 한다. 해수부 공무원 사건 때 남북 군 통신선이 있었으면 얘기해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를 기반으로 남북 간 합의 이행 논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교류협력은 해상으로, 육상으로 움직이는 건데 전부 다 군사 문제다. 거기서부터 매듭이 풀리면 북쪽에서는 비본질적인 문제라고 했지만 방역 협력이나 인도적 지원 사업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 미국 웬디 셔먼 행보에 기대할 것”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핵무력 증강, 국방력 강화 계획을 밝혔지만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강력한 국가 방위력은 결코 외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방향으로 추동하고 성과를 담보하는 수단으로 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미 메시지와 관련해 정 수석부의장은 “우리가 무기를 만들고 있지만 미국이 하기에 따라서 그 무기는 접어두고 협상을 통해서 무기를 더 이상 개발하지 않는 시대를 열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클린턴 정부와 오바마 정부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일했던 웬디 셔먼이나 커트 캠벨 등이 다시 바이든 정부 국무부의 고위급 관료로 들어간다. 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수석부의장은 웬디 셔먼의 이력을 언급하며 “대북정책조정관 제도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웬디 셔먼과 잘 통할 수 있는 사람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라 생각한다”며 접촉 채널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은 웬디 셔먼이 바이든 정부에 들어가는 걸 보면서 기대를 걸 것”이라고도 했다.

 

웬디 셔먼은 클린턴 정부 말기의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단계별 접근법으로 북한 비핵화와 북미 수교를 이뤄내는,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입안한 윌리엄 페리의 뒤를 이어 대북조정관을 맡았다.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평양을 방문했을 때 동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남북관계 선행 구상과 함께 북한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 헤게모니 구축에서도 북한이 필요하다는 방식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한이 원하는 반대급부를 확실하게 보장해주면 핵을 갖고 살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협상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북핵 문제도 진전되는 단계별 동시 이행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 결정의 축선 상에 있는 사람들의 대북 인식을 제재 중심의 ‘팃포탯(tit for tat·맞대응)’이 아니라, 헨리 키신저가 중국과 소련을 관리했던 식으로 북한을 관리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6개월 동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어떻게 북한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헤게모니가 커질 수도 있고 잘못하면 중국에 뺏길 수도 있다”며 “중국은 당 대회 축하편지를 제일 먼저 보냈고 평양에서도 조중관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그걸 읽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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