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낮과 밤’의 이청아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

“배역 믿고 맡기는 배우로 남고 싶다”

이현주(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1/02/08 [16:52]

tvN ‘낮과 밤’의 이청아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

“배역 믿고 맡기는 배우로 남고 싶다”

이현주(뉴시스 기자) | 입력 : 2021/02/08 [16:52]

범죄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 역 섬세한 연기로 호평
“케이트 윈슬렛 진실한 표정, 케이트 블란쳇 우아함 동경”

 

▲ tvN 월화극 ‘낮과 밤’에서 범죄심리 전문가 역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얻은 배우 이청아. 

 

“드라마 <낮과 밤>은 나에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더 강화시켜준 멋진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배우 이청아는 tvN 월화극 <낮과 밤> 종영 후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모든 사람들이 참 어려운 시기였는데 다행히 큰 사고나 큰 탈 없이 드라마 촬영을 마친 것 같아 아쉬움보다 감사함, 후련함이 더 크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청아는 이 드라마에서 미국 FBI 요원을 하다 한국에 들어온 범죄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으로 분했다. ‘하얀밤마을’ 생존자이자 남궁민의 동생으로 혼란과 고뇌를 겪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청아는 “2020년 한 해를 완전히 <낮과 밤>이라는 작품에 쓴 것 같다. 촬영 기간은 8개월 정도였지만 처음 대본을 받고 준비한 시기까지 합치면 10개월이 넘는 시간이었다”며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는데 이렇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온기가 넘쳤다.


“현장에서 남궁민 선배가 ‘우리 배우들은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나도 그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슛에 들어가면 늘 긴장감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마지막 회에 나왔던 비밀연구소 신을 꼽았다.


이청아는 “하얀밤마을에 관계된 모두가 모이는 큰 신이었다. 게다가 폭발도 일어나고 드라마 초반부터 언급되던 ‘괴물’도 등장하는 등 어렵고 집중해야 하는 신이었다. 각각 인물들에게 얽힌 감정선도 굉장히 복잡하고 거대했다”고 설명했다.


“도정우에게서 괴물의 인격이 튀어나오는 남궁민 선배의 장면을 먼저 촬영했다. 그 연기를 가까이 보고 싶어서 몰래 카메라 감독 뒤로 자리를 옮겨 숨어서 지켜봤는데 약 3분 가량 이어지는 롱테이크 촬영 동안 나도 숨을 못 쉬겠더라.”


감독의 ‘컷’ 소리가 나서야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는 “그때 ‘아, 이 신에서 내가 할 일이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본과 조금 다르게 했는데, 연기하고 나서 행복했다. 나의 준비와 예상을 빗나가는 순간들 중 더 멋진 것이 발견될 때가 있는데 그 날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낮과 밤> 이후 연기 트레이닝을 더 강화했다. “작품은 마쳤지만 쉬기보다는 이 작품을 하며 느꼈던 것들을 빨리 체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이청아는 “<낮과 밤>을 작업을 하며 ‘내가 이 캐릭터의 매력을 끝까지 잘 유지했는가’에 대한 부분이 아쉬웠다”며 “때로는 극의 장르 분위기나 사건의 심각성에 잠식되기도 했던 것 같다. 대중을 좀 더 이해하며 연기했어야 했는데 라는 반성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극 초반 뛰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하자 “이 질문이 들어올 것이라곤 기대도 안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웃었다.


“어릴 적 달리기를 잘한다고 잠깐 육상부 선생님이 스카우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반 년도 안 돼서 그만뒀다”며 “뛰면 좋았는데 맨날 뛰니까 싫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청아는 “제이미는 실험으로 얻은 뛰어난 두뇌 덕분에 신체능력도 향상된 케이스”라며 “제이미라면 가장 최상의 주법을 선택해 아주 안정적으로 체력을 유지하며 뛸 거라고 생각했다. 여자 육상 금메달리스트들의 주법을 보고 참고했다”고 말했다.


액션 장면을 찍느라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청아는 “작품 초반 어깨를 좀 심하게 다쳤는데 너무 고생했다”며 “나을 만하면 다시 부상을 당해서 한 달 정도는 가벼운 설거지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보니 “모든 곳에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늘 하던 유산소 운동도 못하니 대사 호흡도 딸렸다”며 “중간에 ‘으악’ 하며 머리를 감싸게 되는 몇 부가 나에겐 있다. 몇 부인지는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 제이미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청아는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검사를 먼저 하고 부모님을 뵈러 갔을 것 같다”고 웃었다.


“양아버지와 양어머니를 먼저 꼬옥 안아드렸을 것 같다. 그후 본인의 일상으로 돌아가 도정우 경정, 오빠에 대한 흔적을 찾기 시작했을 것이다.”


도정우가 죽지 않고 살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연기에 임했다. 그는 “제이미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공혜원 경위(김설현 분)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며 “그 장면에서 제이미는 겉으로 말하진 않지만 마음 속으론 그가 분명 살아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건 감독도 모른다”고 귀띔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평범한 사람을 연기해보고 싶다. “누구의 삶에나 있는 일상적인 사건과 감정들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요즘 집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와 <네 멋대로 해라>를 다시 보고 있는데 이런 톤을 가진 이야기들에서 한번 호흡해 보고 싶다.”


예능 출연도 계획 중이다. 이청아는 “회사와 짧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대중에게 작품 이외의 노출이 많지 않아서 권하는 것 같다”며 “이제 SNS도 자주 하는데 그래도 좀 거리가 있는 느낌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예능에 출연한다면 편안한 일상도 보여주고 싶다고. “이전에 예능에 몇 번 출연은 해봤는데 너무 극과 극이었다. 너무 편안하고 좋았던 때도 있고 너무 불편하고 실망스러웠던 적도 있고. 이번에 하게 된다면 설정이 가미된 것이 아닌, 일상에 가까운 모습으로 편안하게 하고 싶다.”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데뷔,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드라마 <호박꽃 순정>, <꽃미남 라면가게>, <운빨로맨스>, <단짠 오피스>, <아름다운 세상>, <VIP> 등과 영화 <썬데이 서울>,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더 파이브>, <다시, 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이청아는 “모든 작품들이 다 기억에 남지만 요즘 잔잔하게 평범한 일상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그리워서 그런지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작품이 떠오른다”며 “드라마 속 ‘선희’라는 인물이었는데 아주 히스테릭하면서도 삶에 눌려 사는 불쌍한 인물이었다. 문득 다시 보고 싶다”고 전했다.


슬럼프에 대해 묻자 “한 작품을 하면서 그 안에서도 두세 번씩은 슬럼프가 온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청아는 “연기라는 것이 자기 몸이 재료이고 바탕이다 보니 내가 나를 어떻게 운용했는지에 따라 연기가 잘 흘러가는 날과 안 흘러가는 날이 너무 크게 나뉜다”며 “배우들은 그 편차를 줄이기 위해 훈련을 하고 배역에 맞는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슬럼프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롤모델이 있을까. 이청아는 “각 배우들에게서 사랑하는 부분들이 있다. 마릴린 먼로의 스타로서의 삶과 개인으로서의 고민에서 오는 그 간극, 장국영의 천진한 미소와 때로는 너무 슬퍼 보이는 그 눈빛을 좋아한다”며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에서 보이는 소박하고 진실한 표정들, 케이트 블란쳇이 가진 우아함과 강렬한 여성미를 동경한다”고 밝혔다.


“어떤 극에서도 그 안에서 그 인물로서 잘 존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본인만의 색채가 있고 연출자가 그 배역을 믿고 맡기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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