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주자 지지율 독주, 이재명 대세론 어디까지?

‘맹장 이재명’ 선명 리더십…‘어대명’ 엮어낼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1/02/08 [17:58]

차기 주자 지지율 독주, 이재명 대세론 어디까지?

‘맹장 이재명’ 선명 리더십…‘어대명’ 엮어낼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1/02/08 [17:58]

1월2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26.2%, 1월27일 엠브레인퍼블릭 28.7%, 1월31일 리서치앤리서치 32.5%, 2월1일 리얼미터 23.4%, 2월5일 한국갤럽 25%…. 최근 보름간 발표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이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을 따라잡고 양강구도를 형성하더니 이제는 압도적 1강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한때 ‘어대낙’(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이란 줄임말이 회자될 정도로 앞서가던 이 대표의 지지율이 더블 스코어 격차로 이 지사에 밀리고 있고, 윤석열 총장의 기세도 크게 꺾였다. 이 지사의 독주가 뚜렷해지자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 지사는 이 같은 여론조사 추세를 굳혀 ‘이재명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을까?

 


지지율 23.4%~32.5%…추세를 보면 ‘이재명 독주, 유석열 추락’

‘사면론’ 띄운 후 여권·호남 지지층 돌아서 이낙연 리더십 타격


여권에선 이낙연→덕장형 리더, 이재명→‘맹장형 리더’라는 분석
여권 지지층 ‘덕장’ 대신 ‘맹장’ 선호하면서 ‘이재명 지지’로 쏠림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월29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에서 열린 경기도·광주·부산시 인공지능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결성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1월 하순에서 2월 초순 사이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뚜렷한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독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주춤, 윤석열 검찰총장 추락’이라는 흐름이다.


신축년 새해가 밝자마자 나온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윤석열 30.4%, 이재명 20.3%, 이낙연 15%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추세가 확 바뀌었다. 2월5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조사에선 이 지사가 27%의 지지를 얻어 각각 10%, 9% 지지율을 기록한 이 대표, 윤 총장과 격차를 크게 벌이며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다.

 

압독적 1위 달리는 이재명


여론조사는 추세를 봐야 하고, 흐름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보름간 발표된 차기 주자 여론조사 추세를 들여다보자.


우선 1월2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결과 이 지사 26.2%, 윤 총장 14.6%, 이 대표 14.5%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4.6%), 오세훈 전 서울시장(3.0%),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2.4%), 심상정 정의당 의원(1.6%), 원희룡 제주도지사(1.0%),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0.9%) 순이었으며, 지지후보 없음 22.6%, 모름·무응답 6.1%였다.


지난해 12월 KSOI 정례조사와 비교하면 이 지사의 적합도는 2.8%p 오른 반면, 윤 총장과 이 대표의 적합도는 각각 0.4%p, 2.3%p 깎여나갔다.


KSOI 조사는 유선 전화조사(20.7%)와 무선 전화조사(79.3%)를 통해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3.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엠브레인퍼블릭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조사 결과를 1월27일 발표했는데, ‘이재명’이란 응답이 2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윤 총장 14.0%, 이 대표 11.4%였다.


아울러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총장이 대결할 경우 어느 쪽에 투표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이 지사라는 응답이 45.9%, 윤 총장이라는 답변이 30.6%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이다.


이낙연 대표와 윤석열 총장의 가상 대결에서는 이 대표가 34.8%, 윤 총장이 33.8%로 팽팽했다.


같은 날 공개된 알앤써치 여론조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알앤써치가 1월24~25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 관해 조사한 결과 이 지사 27.0%, 윤 총장 18.4%, 이 대표 15.6% 순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알앤써치의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5.8%p 치솟은 반면 윤 총장 지지율은 5.1%p 떨어졌고, 이 대표의 지지율은 3.7%p 빠졌다.


2월1일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후보 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지지율 선두를 달렸고,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으로 드러났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월25~29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23.4%로 1월보다 5.2%포인트 치솟았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단독 1위로 올라선 것.


그 반면 지난 1월 1위였던 윤 총장은 5.5%포인트 하락하며 18.4%로 밀렸고, 이 대표의 지지율은 전달보다 4.6%포인트 더 빠진 13.6%로 3위로 밀려났다.


리얼미터 측은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이 지사의 지지율 급등은 민주당 지지층과 호남에서 이 대표의 지지표를 잠식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41.7%가 이 지사를, 27.1%가 이 대표를 지지했다. 이 대표의 텃밭이던 호남지역에서도 이 지사는 22.1%의 지지를 얻어 21.2%인 이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질렀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방법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보수층 지지율 큰 폭 상승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월28일 5·18 국립묘지를 조용히 참배한 것으로 확인됐다.이 지사는 이날 오후 눈이 많이 내리는 5·18 국립묘지를 홀로 참배했다.  © 뉴시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곳에서 공동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진행한 후 2월4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2월1~3일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27%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이 지사를 꼽았다. 이 대표는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상승한 14%로 2위를 차지했다. 대통령감으로 적합한 인물이 없거나 해당 문항에 응답하지 않은 비율은 35%였다.


윤 총장은 1%포인트 내린 9%로 지지율 한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지난 하반기 이 지사, 이 대표와 함께 3강 구도를 이뤘던 윤 총장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9%의 지지율은 지난해 11월 셋째주부터 최근 석 달 동안 진행한 조사 중 최저치다.


전문업체 4곳의 조사에선 이 지사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보수층 지표 상에서 윤 총장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는 45%, 이 대표는 28%의 지지율을 얻었다. 보수층에서는 이 지사가 26%를 기록하며 이 대표 12%, 윤 총장 8%를 크게 앞질렀다.


전문업체 4곳의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30.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NBS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이 2월5일 공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선 이 지사가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지지율 27%를 기록하며 멀찌감치 선두로 앞서나갔다. 한국갤럽이 2월2~4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에 대해 물긍 결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 1월보다 4%포인트 뛰었다. 27%의 지지유은 한국갤럽 조사 중 최고치다.


이 대표는 전주와 동일한 10%로 2위였고, 윤 총장은 4%포인트 하락한 9%로 3위로 밀려났다.


‘이재명 선호도’는 인천·경기(41%), 여성(20%)보다 남성(35%), 40대(38%) 등에서 두드러지며, 이낙연은 광주·전라(29%), 남성(8%)보다 여성(13%), 60대 이상(14%)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줄곧 이 대표가 이 지사를 10%포인트 이상 앞서나갔다. 지난해 7월까지는 이 대표가 20%대 중반을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8월부터 이 지사의 선호도가 상승곡선을 긋기 시작하더니 올해 1월 조사에선 완전히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응답률은 1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명한 리더십으로 지지율 쑥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월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은 나의 오랜 충정”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건의를 적절한 때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가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


뜬금없이 ‘사면론’을 띄운 이후 민주당은 물론 호남 지지층마저 출렁거려 이 대표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받았다. 그 반면 이 지사는 이명박·박근혜 사면 반대, 임성근 법관 탄핵 찬성 등의 발언으로 여권 지지층의 갈증을 풀어줬고,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 ‘선명성’을 무기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래서인지 여권 일각에선 이 대표는 ‘덕장형 리더’, 이 지사는 ‘맹장형 리더’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자 위기감을 느낀 여권 지지층이 ‘덕장형 리더’ 대신 ‘맹장형 리더’를 선호하면서 ‘이재명 지지’로 쏠리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지사는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도 8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광역단체장 1월 평가조사에서 이 지사의 ‘잘한다’는 긍정평가는 66.2%로 전달보다 1.7%p 상승했다.

 

호남 파고들며 굳히기 행보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월2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오월영령을 참배하기 앞서 남긴 방명록.   © 뉴시스


각종 여론조사 추세는 여권의 차기 주자 선호도가 ‘어대낙’ ‘이낙연 대세론’에서 ‘어대명’ ‘이재명 대세론’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려는 것일까? 이 지사는 이 대표의 텃밭인 호남을 파고들고 특유의 선명성을 무기로 현안을 돌파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 지사는 1월28~29일 광주를 찾아 비공개로 5·18 묘지를 참배하고 유가족과 면담하는 등, 여권 심장부인 호남 표심 잡기 행보를 펼쳤다.


1월28일 오후 5시30분 폭설이 내리는 와중에 5·18 국립묘지를 홀로 찾은 이 지사는 방명록에 “나의 사회적 어머니 광주, 언제나 가슴속에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날 신묘역과 구묘역을 30분간 돌았다.


광주에서 하룻밤을 묵은 이 지사는 1월29일 오전에는 비공개 일정으로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5·18 유가족과 약 3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오월어머니집 측은 5·18 유족회가 공법단체로 재편성되는 과정에서 ‘형제·자매’ 등 방계 가족은 회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법의 부당함을 설명하며 이를 보완한 개정안 통과에 힘써달라고 호소했고, 이 지사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는 오월어머니집 방명록에 “어머님들의 고통과 헌신이 이 나라의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1월29일에도 광주에 머물며 조용하게 민심 잡기에 나섰다.


광주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광주시청에서 열린 ‘인공지능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사업’ 협약식에 참석했다는 것.


지난해 10월 이용섭 광주시장이 ‘인공지능 업무협약’을 위해 경기도청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성격이었지만, 여러 일정을 볼 때 사실상 1박2일간의 대권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이 지사는 광주시청에서 열린 ‘AI(인공지능)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사업 결성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영남의 정치적 지향, 호남의 정치적 의사 결정이 수도권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호남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추월한 이유에 대해선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 주어진 일, 맡겨진 일에서 약간의 성과에 격려와 기대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며 “국민들이 일을 맡겨놓은 대리인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일꾼의 역할은 주인이 정하는 것이고 평가도 일꾼이 하는 게 아니라 맡긴 주권자가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호남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광주가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정치적 행보를 자제했지만, 이 지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문은 호남민심 잡기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이 지사가 여권의 차기 주자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정치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2월5일 ‘이재명 대세론’에 관한 질문을 받자 “아이고, 1년 얼마 남았는데 무슨 큰 흐름이라고까지”라며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 지사가 대선 지지율 단독 1위를 달리는 데 대한 입장을 묻자 “과거에 보면 고건 전 국무총리 같은 경우에는 삽십 몇%, 이 지지율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이 됐고, 그리고 또 최근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그렇고 지금 앞섰다고, 물론 (이 지사 지지율이) 30%를 나온 것도 하나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급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이재명 지사) 전에 훨씬 더 압도적이었던 후보가 꽤 있었다. 그런데도 다 중도 사퇴를 한 거니까”라며 “아직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여권내 ‘제3 후보론’과 관련해 “나는 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니까 소위 586세대들이 아마 이번 지방선거 끝나면 꽤 여럿이 아마 대선 레이스로 등장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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