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담긴 뜻

‘윤석열 의견’ 일부 반영해 주요 수사팀 유임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1/02/26 [17:35]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담긴 뜻

‘윤석열 의견’ 일부 반영해 주요 수사팀 유임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1/02/26 [17:35]

법무부, 이성윤 보좌할 나병훈 발탁 등 18명 전보 인사 단행
‘한동훈 무혐의’ 의견 변필건, 이동 요청했지만 중앙지검 유임
윤석열 물러나는 7월까지 현 체제 유지…하반기 대대적 물갈이

 

▲ 법무부는 2월22일, 차·부장 검사 등 고검 검사급 18명의 전보 인사를 2월26일 자로 단행했다.  

 

법무부가 2월22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보좌할 1차장 자리에는 나병훈 전 제주지검 차장이 발탁됐다. 이른바 ‘정권 수사’를 이끌고 있는 주요 수사팀 간부들은 자리를 지켰다.


법무부는 2월26일자로 차·부장 검사 등 고검 검사급 18명의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번째 중간간부 인사다. 박 장관은 지난 1월28일부터 임기를 시작해 2월7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


법무부는 이번 고검 검사급(차장·부장) 인사에서 최소한의 인원만 전보 조치했다. 전보 대상은 총 16명(파견제외)으로 대부분 공석을 채우는 수준으로 이뤄졌다.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주요 사건 수사팀은 자리를 지키게 됐다.


우선 중앙지검 2인자로 꼽히는 1차장 자리에는 나 전 차장이 전보됐다. 사법연수원 28기로 제주지검에서 차장검사를 지낸 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박재억 서울서부지검 인권감독관과 권기대 안양지청 인권감독관은 각각 청주지검 차장과 안양지청 차장으로 이동했다.


법무부는 사건관계인 인권보호에 앞장선 검사들을 주요 보직에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정권 관련 수사 등 주요 사건을 이끌고 있는 간부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위법 의혹을 수사 중인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전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유임됐다.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의견을 올렸다가 이성윤 지검장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진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도 자리를 지켰다.


<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변 부장검사는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이동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임됐다는 것.


이 매체가 2월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검찰 안팎에서는 변 부장검사가 그간 검·언 유착 수사를 두고 지휘부와 마찰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해 불편해하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대항마로 비치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부담을 느낀 변 부장검사는 ‘사건을 맡아서 계속해 나가기는 힘들다’는 취지로 선배 검사들에게 고충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번 중간간부 인사와 관련 “조직 안정과 수사 연속성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실시하면서도 검찰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인사 규모와 구체적 보직에 관해 대검과 충분히 소통하며 의견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아울러 산하에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혁 업무를 추진한다. 이성식 성남지청 형사2부장과 김태훈 부산지검 부부장검사가 TF에 각각 배치됐다.


어쨌든 법무부는 주요 수사팀을 모두 유임한 소폭 인사를 통해 윤 총장과의 추가적인 마찰을 피했다. 윤 총장이 퇴임하는 7월 말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고, 하반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로 검찰 진용을 새로 갖추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서 좌천된 검사들이 인사에서 제외되고 ‘수사지휘권 및 징계 파동’에 관여한 이들이 자리를 지키면서 대검찰청 내부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전하다. 법무부가 윤석열 총장의 의견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사실상 ‘패싱 인사’를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때문에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촉발된 대검과 법무부의 긴장 구도는 유지될 전망이다.


당초 대검은 검찰 조직 정상화를 위해선 대규모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뤄진 인사에서 좌천성으로 전보된 이들의 원대 복귀가 필요하다는 게 대검의 입장이었다고 한다.


법무부는 지난해 1월 윤 총장과 특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신자용·신봉수·송경호 검사를 각각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택지청, 여주지청으로 발령 냈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김유철 검사도 원주지청장으로 옮겼다.


지난해 8월에는 대검 대변인이었던 권순정 검사가 전주지검 차장검사로, ‘채널A 사건’으로 수사팀과 마찰을 빚은 박영진 검사도 울산지검 형사2부장으로 이동했다. 삼성그룹 합병 의혹을 수사한 이복현 검사는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조국 전 장관 수사’를 맡은 강백신 검사는 통영지청 형사1부장으로 전보됐다.


대검은 이들을 원대 복귀시키는 한편, 최근 불거진 논란에 관여한 검사들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중간간부 인사가 소폭에 그치면서 법무부가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검사 인사규정은 차장 및 부장검사의 필수 보직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다. 인사 이동을 위해서는 최소 1년간 근무해야 한다. 그동안 법무부도 이를 기준으로 삼고 인사를 해왔는데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6명의 검사들이 부임 6개월 만에 전보됐다. 1년간 근무해 이동 대상이었던 300여 명의 검사들이 자리를 지키면서 적체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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