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힘’으로 건강 지키는 자연식물식 이야기

“비만과 생활습관병의 해답은 자연식물식에 있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1/05/07 [15:22]

‘풀의 힘’으로 건강 지키는 자연식물식 이야기

“비만과 생활습관병의 해답은 자연식물식에 있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1/05/07 [15:22]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미국의 의학박사 존 맥두걸은 고기와 유제품의 해악을 널리 알리고, 녹말음식과 채식음식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맥두걸 박사는 “비만과 생활습관병의 해답은 자연식물식에 있다!”며 미국에서 자연식물식 운동을 일으켜 수만 명의 비만과 질병을 치료했다.

 

자연식물식이란 과일, 채소, 통곡물 등 자연에서 가져온 것들을 주식으로 삼는 식사법이다. 최근 자연식물식 이야기, 즉 풀의 힘에 주목한 책 <풀 파워>(들녘)를 펴낸 김동현씨 역시 마음 놓고 먹어도 살이 빠지고 건강해지는 해답을 자연식물식에서 찾았다. 7년째 자연식물식을 실천하고 있다는 김씨는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잘’ 먹고 있는 것인지 이제는 돌아보아야 할 때”라면서 “당신을 죽이는 밥상에 이제 안녕을 고하라”고 권유한다.

 

김동현씨의 책 <풀 파워>를 바탕으로 고기와 우유보다 당신을 건강하게 해줄 자연식물식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연식물식’은 과일·채소·통곡물 등 자연에서 난 것을 主食 삼는 식사법
자연식물식이 체중 줄이고 당뇨와 각종 생활습관병 발병 근본적으로 막아


우리 몸에 ‘제대로’ 된 연료 넣어줘야 비로소 몸이 건강하게 돌아가는 법
고기·우유·계란·기름·가공식품 등 부적절한 연료 과잉이 현대인 질병 불러

 

▲ 7년째 자연식물식을 실천하고 있다는 김동현씨는 “당신을 죽이는 밥상에 이제 안녕을 고하라”고 권유한다. 사진은 김씨의 책 ‘풀 파워’ 표지. 

 

“나는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자연식물식’을 실천하고 있다. 건강해지기 위해 특별히 더 해야 할 일이 없어서 그런지 요즘은 크게 건강관리를 의식하지 않는다. 자연식물식은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던 걱정과 불안을 없애주었다. 평소 먹던 익숙한 것들을 빼야 한다는 점에서 자연식물식은 어떻게 보면 ‘뺄셈의 식단’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자연식물식을 실천하는 30대 직장인 김동현씨가 자신의 책 ‘들어가며’에서 한 말이다.


김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유니세프 이노베이션 유닛,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PNNL국가연구소를 거쳐 플랫포라와 워크데이에서 데이터 분석 및 빅데이터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했다. 쿠팡 미국 지사, 스타트업 볼테라에 이어 현재는 F5 네트워크에서 에지 컴퓨팅과 보안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했지만 먹는 것만큼은 야채, 과일, 통곡물, 콩과식물, 견과류로 구성된 자연식물식 식단을 8년째 고수 중이라고.


김씨도 처음에는 살을 빼기 위해 식단을 바꾸고 1일 2식을 했다고 한다. 물로 배를 채우고 껌으로 허기를 잊는 과도기를 거쳐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 요리와 설거지가 귀찮아 식단에서 우선 고기를 빼고 나서 생선도 제외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채식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원했던 만큼 살을 빼고 나니 건강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 NHK 취재팀이 쓴 책 <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라는 책을 접하고 나서부터였다. 아직 걸리지도 않은 병에 걸리면 어쩌나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고 미래에 내 자산을 좀먹을지도 모를 병원비 걱정으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았다.

 

병을 피하는 식단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연식물식의 몇 가지 규칙만 지키면 된다. 동물성 식품만 빼면 된다니, 생각보다 엄청 수월하지 않은가? 채소, 과일, 통곡물, 콩과 식물, 견과류를 자극적인 양념 없이 자유롭게 먹는 식단으로 구성하는 자연식물식은 적용하기 쉬운 데다가 그전까지 먹었던 다른 음식들의 조합보다 내게 만족도가 높았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기름을 단계적으로 식단에서 빼 나가면서 자연스레 건강에 해로운 음식들과 멀어졌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삶의 가치도 함께 바뀌었다고 귀띔한다. 삶은 야채와 과일이 주 메뉴가 된 후, 살림살이가 간소해지고 물건을 사는 빈도도 줄었다는 것. 부엌에는 큰 밥그릇 1개와 3개의 우묵한 그릇 정도만 남았고, 조리용 도구들도 더는 종류별로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채식과 지향점 다른 자연식물식


실제로 자연식물식(Whole-Food Plant-Based, WFPB)은 미국 코넬대 캠벨 박사가 처음 제창한 개념으로, 채식과는 지향점이 다르다. 자연식물식을 쉽게 말하면 가공을 최소화한 식물성 식품 위주로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이는 동물성 식품뿐만 아니라 설탕과 식용유, 유제품, 그리고 식물성 식품일지라도 가공된 상태라면 배제한다.


김동현씨는 비만을 포함한 생활습관병의 원인을 식단에 두고 다양한 논문과 연구들을 파고든다. 아울러 식단이 우리 몸에 작용하는 기전들과 함께 자연식물식이 체중 감량을 돕고 당뇨를 예방하며 각종 생활습관병 발병을 근본적으로 막는 경로를 과학적으로 풀어냈다. 또한 육류의 부작용과 더불어 매체가 오도하는 육류 및 유제품의 효과에 전면으로 반박한다.


“자연식물식이 무병장수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을 최대로 높여준다고는 단언할 수 있다. 자연식물식이 어떻게 건강할 확률을 높여주는지는 역으로 동물성 식품, 정제된 식품이 우리가 건강할 확률을 얼마나 ‘낮추는지’를 밝힌 연구들을 통해 증명이 되었다.

 

우리의 몸과 건강 상태는 동일하지 않다. 하지만 식단을 바꾸는 것은 학력이나 재력과 같은 환경과 별로 상관이 없다. 대개 의지에 좌우되는 문제인 탓이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 자연식물식의 경우에는 더더욱 ‘노오오오력’만으로 변화를 일굴 수 있다. 자연식물식에는 비싼 고기나 생선이 필요 없다. 비건용이냐 아니냐 하면서 성분표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 직절한 가격의 신선한 야채, 과일, 통곡물, 콩과 식물만 있으면 된다.”


우리 몸은 식단에 아주 정직하게 반응한다. 식단은 상황에 따라 가치가 떨어질 수도 혹은 오를 수도 있는 주식이 아니라 최소한 저축한 만큼 돌려받을 수 있는 적금이다. 역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아무 변화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넘치는 세상에서 스님의 사찰음식 같은 자연식물식으로 식단을 구성하라는 말은 다소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김씨는 “음식 본연의 맛에 한번 눈을 뜨게 되면 곧 중독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날마다 조금씩 고기와 유제품에서 멀어지고 야채와 과일에 가까워지며 음식 본연의 맛을 느끼고 몸에 투자하는 재미를 찾아보라”고 권한다.


7년째 날마다 실천하고 있다는 김씨의 자연식물식을 요약하면 이렇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 △날마다 똑같은 야채, 과일, 통곡물, 견과류를 먹는다 △설탕, 소금,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매일 1일 2식을 한다.


사실 김동현씨가 매일 하는 ‘자연식물식’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식단이다.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는 자연식물식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대개 김씨의 영양 상태를 걱정하며 “꼭 그렇게 극단적인 식단을 선택해야만 하느냐”고 묻곤 한다. 하지만 김씨는 “신선한 식물성 식품을 양껏 먹는 나의 식단이 극단적인 걸까?”라고 반문하며 “과학은 도리어 그 반대의 증거를 제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힘은 고기로부터 나온 게 아니다. 자연식물식은 민간요법이 아닌 과학이며 동시에 배불리 양껏 먹을 수 있기에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식이기도 하다. <사진출처=Pixabay> 

 

먹더라도 제대로 알고 먹자


“과학은 자연식물식이야말로 우리가 먹어야 하는 이상적인 식단이라고 말한다. 내가 자연식물식을 하기 전에 즐겨 먹었던 동물성 식품이야말로 건강을 해쳤던 주범임을 과학은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자연식물식을 긍정한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하기 전에도 나는 물론 음식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야채나 과일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대충 알고 있었다.

 

설탕과 소금이 많이 들어간 간이 센 음식은 가급적 피했다. 그러나 자연식물식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주야장천 들었던 ‘고기, 밥, 반찬, 우유를 골고루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고기, 밥, 반찬, 우유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말은 사실이었다.”


“65세 이하 성인의 경우 하루에도 몇 잔씩 열심히 마시던 우유는 전립선암과 관계있었고, 동물성 단백질을 성인 하루 권장 칼로리의 20% 이상 섭취하면 암이나 당뇨로 사망할 확률이 4~5배 높아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무려 50만여 명을 조사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는 붉은 고기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이 전체 사망률, 암 사망률,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하버드 대학에서 실시한 대표적인 집단연구인 HPES와 NHS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고기, 계란, 유제품은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드러났는데, 그중 대부분의 질병을 유발하는 데 가장 위험한 요인이 가공육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식물성 식품은 정반대였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및 전원인 사망률을 낮추는 데 식물성 식품의 영향이 컸다. 식사를 식물성 식품으로 전환한 후 사망 위험률이 줄어들었음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평소 먹던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 단백질로 바꾸었을 뿐인데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


그뿐 아니다. 고기와 유제품은 대부분의 만성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이 식품들이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그중 하나의 이유다. 염증은 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면역 시스템이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으키는 반응인데, 이러한 반응은 동물성 식품을 먹을 때도 나타난다.

 

염증은 동물성 식품 속 성분이 몸 안에 들어와 다른 성분으로 바뀐 후에 시작될 수도 있고, 그런 과정 없이 동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분으로 인해 촉발될 수도 있다. 염증반응이 지속되면 혈관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신체 기관의 기본 통로인 혈관이 상하면 각종 질환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동물성 식품을 끊고, 염증 수치인 C반응성단백을 낮추는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면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C반응성단백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이면 염증을 의심해야 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건강검진에 포함되는 항목인 CRP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을 아예 먹지 않는 비건 식단은 미국심장협회에서 추천하는 식단보다 항염증 효과가 무려 32%나 높았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요즘처럼 고혈압, 당뇨, 암, 심장병 등 만성질환이 이렇게 만연했던 직이 없었다. 나 역시 만성질환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생기는 것이라 여겼다. 흡연자가 아니니 폐암은 피할 수 있겠지만, 다른 암은 운에 맡겨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암은 예방할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짐작과 함께 조기에 발견해서 수술하고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가진 암에 대한 정보의 전부였다. 그래서 동물성 식품만 먹지 않아도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연식물식을 제시한다. 야채, 과일, 통곡물, 콩과 식물, 견과류를 칼로리 제한 없이 마음껏 먹으면 병의 진행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몸에 칼을 대지 않고도, 약을 먹지 않아도, 식단만으로 암, 2형 당뇨, 죽상동맥경화증, 고혈압, 고지혈중, 천식, 크론병, 대장염, 류머티즘관절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얼 먹고, 무얼 안 먹나?


그렇다고 무작정 누군가에게 어떤 식단을 추천할 수는 없는 법. 특정 식단을 누군가에게 권하려면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누가 뭘 먹고 병이 다 나았다’는 개인적 사례가 아니라 충분한 인원을 대상으로 장기간 실험한 결과 그 효과가 증명된 식단이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큰 규모의 역학조사, 무작위 대조연구, 수년간 축적된 연구를 활용하여 재분석하는 메타분석 등을 진행하면서 대중과 소통해왔다. 고기까지 다 먹는 집단, 고기를 제외하고 계란·유제품·생선을 먹는 집단, 완전 채식만 하는 집단으로 나눠서 음식이 질병에 끼친 영향을 장기간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몇십 년간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이들은 공통적으로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 즉 자연식물식이 병에 걸리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6만5000명을 추적한 EPIC 옥스퍼드 대학 연구에서는 모든 동물성 식품을 식단에서 제외한 비건 집단이 육식 집단보다 암 발병 위험이 19% 낮았고, 채식주의자는 비채식주의자에 비해 심혈관질환을 않을 위험이 32%나 내려갔다.

 

EPIC 연구는 유럽 전역에 걸쳐 진행한 영양연구의 큰 틀로 이는 나라별, 학교별로 연구가 분화된다. 그중에서도 옥스퍼드 대학 프로그램은 다수의 채식주의자로 구성된 영국인 6만5000명의 식습관과 암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런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연구는 어디까지나 연구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주 틀린 맡은 아니다. 식단을 조절하는 것뿐만 아니라 운동, 금연, 스트레스 관리, 수면과 같은 생활습관도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운동을 아무리 규칙적으로 하고 잠을 잘 자도 매일 나쁜 음식을 먹는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자연식물식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식물식은 우리가 많은 병에 걸릴 확률을 최대한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자연식물식’은 자연 상태의 식물성 식품을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여 먹는 것을 가리킨다. 흔히 말하는 채식과 어떤 점이 다른지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연식물식은 채식 중에서도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과 비슷하다. 자연식물식과 비건식 모두 고기, 계란, 유제품, 생선을 제한한다.

 

차이점이라면 비건식은 자연식물식처럼 식품이 ‘자연’ 상태인지 아닌지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비건식은 식물성 식품이 가공되거나 정제되었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그저 동물성 식품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한다. 비건 식단에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파자, 단 음료, 흰 쌀밥, 튀김 같은 음식이 허용되는 배경이다. 심지어 하루 세끼 흰밥만 먹거나 콜라만 마셔도, 사전적 정의로만 따지면 비건 식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


최근에는 ‘비건’을 외치지만 가공 상태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일명 정크 푸드로 비건을 실천하는 ‘정크푸드 비건’들도 등장했다. 문제는 이들이 먹는 비건 라벨이 달린 비건 버거, 비건 초코바, 비건 아이스크림 같은 초가공 식품이 고기, 계란, 유제품보다 몸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비거니즘을 실천했는데 건강이 나빠졌다는 사례들을 보면 대개 이런 극단적인 식단을 유지한 경우가 많다.


비건식과 다르게 자연식물식은 이 같은 사례를 원천 봉쇄한다. 정제되거나 가공된 식품 섭취를 최대한 자체하므로 가능한 이야기인데, 이런 점에서 자연식물식을 비건식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쨌든 일상생활에서 정제된 식품을 덜 먹으려면 우선 외식을 줄여야 한다. 또한 스스로 식단을 관리해야 해서 처음에는 자연식물식이 비건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기름지고 단 음식을 끊으면 자극적인 맛에 대한 금단현상이 온다. 김동현씨 역시 “처음 식단에 변화를 주고 적용하는 데 몇 개월이나 걸렸다”고 털어놨다.


다양한 자연식물식 스타일 중에서도 김동현씨의 식단은 단순하고 원시적인 축에 속한다고. 아침에는 과일, 견과류 치아씨드, 그래놀라를 먹고 저녁은 야채, 과일, 간식을 먹으면 끝이다. 김씨가 이 식단에 정착한 이유 역시 단순하다. “그냥 간단하게 먹는 게 제일 맛있고 편해서”란다. 김동현씨는 1일 2식을 하고, 2식 중에서도 저녁만큼은 거하게 먹는다고 한다. 거하다는 김씨의 저녁식단을 소개하면 이렇다.


-저녁 식단 중 야채: 감자 1개, 그린빈[껍질콩] 한 움큼, 무 1~2조각, 호박 1~2조각, 양배추 1~2장, 양파 1/4개, 애호박 1/4개, 버섯 2~3개, 청경채 2~3장, 브로콜리 한 움큼, 가지 2조각.


모든 야채는 냄비 속 찜기에 시간차를 두고 쪄서 먹고, 설탕과 소금은 쓰지 않는다. 토마토와 찌지 않은 잎채소도 곁들인다.


-저녁 식단 중 과일: 배 1개, 오렌지 1개는 날마다 먹는 편이고 그외 계절 따라 다른 과일 2~3종을 더한다. 요즘은 배 1개, 오렌지 1개, 멜론 크게 1조각, 딸기 3~4개를 먹는다.


-저녁 간식: 얼린 바나나 1개, 시리얼 한두 움큼, 견과류.


때에 따라 재료는 조금씩 바뀐다. 예를 들면 감자 대신 고구마를 먹거나, 양배추 대신 방울양배추를 넣기도 한다. 브로콜리 말고 콜리플라워를 살 때도 있다. 식품 선택에 살짝 변화를 주면서도 지난 몇 년간 이 큰 틀에서는 벗어난 적이 없다. 매일 같은 것을 먹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상당히 집요하게 이 식단을 지킨 편이다. 외식은 1년에 한두 번 손에 꼽을 정도고, 여행을 가는 경우에는 장을 봐서 비슷한 식단을 유지하거나 샐러드 전문점을 찾아 샐러드를 먹는다.


김동현씨는 7년 전, 하루 세 끼를 외식으로 해결하던 생활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자연식물식으로 확 바꾼 것은 아니다. 7년 동안 크게 4번 정도 식단에 변화를 주었으니, 장기간에 걸쳐 바뀌어 온 셈. 오랜 기간에 걸쳐 자신의 몸에 일종의 ‘실험’을 해왔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실험은 1일 3식에서 2식으로 바꾸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러고 나서 외식과 고기를 끊었다. 다음으로는 식단에서 생선·계란·유제품을 제외했고, 마지막에는 기름 사용을 멈췄다. 최근 3년 동안은 온전히 찐 야채와 과일만 먹는 식단을 메일 유지하고 있다.

 

♦김동현씨의 자연식물식 엿보기
고기·생선·계란·우유·유제품을 먹지 않는다
날마다 야채·과일·통곡물·견과류를 먹는다
설탕·소금·기름 일절 안 쓰고 매일 1일 2식

 

‘풀의 힘’은 과학으로 증명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어야 한다’고 했다. 자연식물식은 이미 과학으로 증명되었으며 캠벨 박사는 식물에서 모든 영양소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힘은 고기로부터 나온 게 아니다. 자연식물식은 민간요법이 아닌 과학이며 동시에 배불리 양껏 먹을 수 있기에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식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 ‘제대로’된 연료를 넣어 주어야 비로소 우리 몸은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다. 문제는 부적절한 연료의 과잉에서 일어난다. 진정한 힘과 건강은 자연식물식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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