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코로나19 임시 진료소 현장르포

이 폭염에 방호복 ‘꽁꽁’…의료진은 기진맥진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1/07/23 [12:53]

삼복더위 코로나19 임시 진료소 현장르포

이 폭염에 방호복 ‘꽁꽁’…의료진은 기진맥진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1/07/23 [12:53]

기온 32도 치솟고 불쾌지수 높은데 방호복 중무장 ‘곤욕’
선별진료소 찾은 시민들 “너무 고생…조금 더 지원했으면”

 

▲ 경기 용인시 수지구 포은아트홀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모습.  

 

“지금 기온이 31도인가요? 더위에 적응이 됐는지 구름 낀 날이라 이 정도는 버틸 만하네요.”


체감온도가 32도까지 치솟으며 찜통더위가 이어진 7월19일 오후 2시 경기 용인시 수지구 포은아트홀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구름 낀 하늘에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지만, 무더위는 가시질 않았다. 지난 7월12일 용인지역에 내려진 폭염경보는 8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또 대기불안정으로 인해 최근 수도권에 소나기가 자주 내려 습도는 높아지고 불쾌지수가 치솟았다.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은 무더위에 연신 손 부채질을 해댔다.


더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의료진도 마찬가지였다. 파란색 수술복에 마스크, 헤어캡, 페이스실드까지 쓰고 근무 중인  A(30)씨의 얼굴은 더위에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반팔 티셔츠 한 장만 입고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위 속에서 근무자들은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기 위해 중무장을 했다.
일주일째 근무 중이라는 A씨는 “지금도 마스크 안에 땀도 차고 덥긴 한데 구름이 끼어 있어서 이 정도면 견딜 만하다. 지난주에는 진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더웠다”며 고개를 저었다.


A씨는 “마스크, 페이스실드를 벗고 쓰는데 오래 걸려서 근무 중에는 물을 마시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확진자가 다녀갈 수 있는 곳이라 마스크 벗는 것도 걱정된다. 탈수 올까 봐 쉬는 시간에 수분을 많이 보충하곤 한다”라고 전했다.


검체 채취 업무를 맡은 B(49)씨도 땀범벅이었다. 그는 틈틈이 천막 안 냉풍기에 손을 대고 더위를 식혔다.


현재 근무자들에게 지급된 냉방 물품은 이 냉풍기뿐이다. 손바닥만한 구멍에서 나오는 찬바람에 의지하며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를 버티고 있었다.


B씨는 “오전에 얼음조끼가 지급돼 냉동실에 넣어놨다. 지난주엔 너무 더워서 대형 선풍기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엊그제 천막이라도 생겨서 다행이다. 그전에는 검사하는 데만 천막이 있어서 시민들은 땡볕에 서서 기다렸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다섯 달째 근무하고 있는데 평소 300~400명의 검사를 하다가 지난주에는 하루 1200명이 검사를 받았다. 말 그대로 기진맥진한 상태다”라고 토로했다.


한두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B씨는 “비는 안 오는 게 낫다. 비가 오면 더 습해지기만 하고, 기온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빗물이 우리가 근무하는 쪽으로 내려와서 찝찝하고 불편하다”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B씨의 바람과 달리 30분쯤 지나자 빗방울이 거세졌다. 길게 줄을 섰던 시민들도 몸을 피했다.


이내 빗줄기가 굵어졌고, 우산을 쓰고 있어도 허벅지까지 다 젖을 만큼 강하게 내렸다. 천막 안 근무자들이 서 있는 곳에 물이 가득 고여 발이 다 젖었다. 세게 내리치는 빗소리가 천막 안을 가득 메웠다.


C(32)씨는 “44일째 쉬는 날 없이 매일 선별검사소에서 일하고 있다. 더운 건 더운 거고, 비가 오는 건 오는 거고, 할 일은 해야 한다”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C씨는 “비가 와서 다 젖고, 그치면 또 습해지고 체감온도는 더 올라갈 텐데 걱정”이라며 “빨리 코로나19가 끝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폭우, 폭염과 싸워가며 검사를 하는 근무자들을 보며 시민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병원에 입원한 가족 병간호 때문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신모(52)씨는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조금 더 힘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최모(55)씨는 “10분 정도 기다리는 데도 땀이 줄줄 나더라. 하루 종일 근무하는 분들은 진짜 힘들 것 같다”며 “야외라 에어컨도 못 놓고 안타깝다.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게 지자체나 정부에서 더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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