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vs 김종인 줄다리기 길어지는 내막
총괄선대위원장 맡을 김종인, '과거 앙금' 김한길·김병준과 엮이기 싫다는 내색 비치며 버티기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1/11/19 [12:08]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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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선대위' 구성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윤 후보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의 줄다리기가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줄다리기의 핵심은 '인선'이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화합혁신위원장(가칭) 후보에 이름을 올린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강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김한길 전 대표에 대해 "그냥 인물 몇몇만 갖다가 통합위원장(이후 화합위로 명칭 변경)이라고 앉히면 국민통합이 되느냐"라며 노골적인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김한길 카드로 반문 빅텐트를 치려하는 윤 후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김 전 위원장의 '2金(김병준·김한길)' 비토를 두고 당 내에서는 과거의 악연과 감정적 앙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 전 위원장은 김한길 전 대표와 지난 2016년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이 야권 통합을 주장했는데,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김한길 전 대표가 거부했다. 또 김한길 전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이 드러내놓고 비호감을 표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정치적 유대관계도 김 전 위원장에게는 달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를 위한 포석으로 김 전 대표를 영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당내에 있는 만큼 안 대표를 배제하고 대선을 치르려는 김 전 위원장에게는 걸림돌을 '잉태'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과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관계는 좀더 살벌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993년 불거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서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이후 사면복권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했지만 오랜 기간 야인으로 머물게 된 시기였다. 김 전 위원장에게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는 이 사안을 입에 올리는건 정치권에서는 '금기'와 같다. 이를 건드린게 김병준 전 위원장이다. 그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 김 전 위원장이 영입될 거라는 이야기가 돌자 "윤 후보가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잡을 리가 없다"라고 독설을 날렸다.
정치권에서는 '원톱' 김종인이 '2金'과 엮이지 않으려 하는 데는 이런 감정의 골보다는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선대위에 김병준 전 위원장이나 김한길 전 대표가 선대위에 들어올 경우 김 전위원장이 바라는 '전권'을 행사할 수 없어서다.
현재 유력시되는 선대위 체제는 '총괄 김종인-상임 김병준'에 윤석열 후보 직속 별도 조직인 '화합위'라는 큰 얼개로 짜였다. 정치권에서는 형식적으로는 김종인 원톱 체제지만 '3金'이 견제하도록 짜여진 구조라고 본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전횡'을 막기 위한 포석을 깔다뒀다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화합위는 김 전 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후보 직속의 별도 조직인데다, 김한길 전 대표가 실무형 전략가로 꼽히는 만큼 김종인 김한길 카드를 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이 "허수아비 노릇은 하지 않겠다"라고 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도 "우리가 상징성이 있는 인사와 실무를 하는 인사는 구분해야 한다"라면서 "후보가 외연을 넓히는 인사를 꾸준히 찾는건 좋지만 김한길 전 대표 같은 분 이름이 나오면 이분은 충분히 실무를 할 수 있는 분이고 그래서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이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위원장의 김한길 비토에 대해 "정권교체 후 새 정부에서 김종인보다는 김한길 역할이 더 커질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해석했다.
김한길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 선대위 합류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은 상태다.
윤석열 후보의 최측근이자 사무총장을 맡은 권성동 사무총장은 "김한길 전 대표가 화합위원장을 수락한걸로 안다"라고 했지만, 김 전 대표 측근은 19일 뉴시스 측에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이라고 전해왔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압박인지 간청인지 전화가 많이 온다고 들었다. 또 건강은 완벽히 회복됐지만 정치 복귀에 대한 가족들의 만류가 커서 깊이 고심 중인걸로 안다"라고 했다.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간의 담판에 따라 이들의 합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이 구상하는 정책기구인 '약자와의 동행(전 비대위 당시 명칭)'을 두기로 하는 등 김 전 위원장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려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의 의중이 더 많이 반영되는 형태로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2金카드에 대해선 물러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윤 후보는 셋 중 누구도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민 대변인은 "이번 주말이 지나면 국민이 원하는 선대위의 좋은 모습을 위한 퍼즐이 완성단계에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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