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2]막 내린 경제신화 ‘흥망성쇠’

수많은 월급쟁이들에 ‘희망의 증거’ [STX 강덕수]

김길태 기자 | 기사입력 2016/03/07 [14:35]

[심층기획-2]막 내린 경제신화 ‘흥망성쇠’

수많은 월급쟁이들에 ‘희망의 증거’ [STX 강덕수]

김길태 기자 | 입력 : 2016/03/07 [14:35]

말단 월급쟁이로 사회에 뛰어들어 조 단위 매출의 기업을 키워냈고, 샐러리맨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던 ‘샐러리맨 신화’의 아이콘들이 부진 끝에 줄줄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 신화가 종결되자 그들의 성공신화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모두 내실을 기하지 못한 채 과도한 인수합병 등으로 몸집을 불리다 좌절하고 말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성과가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무려 3명의 샐러리맨 출신 CEO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면서 이들 ‘샐러리맨 신화’들의 성공과 실패의 드라마를 들여다본다.


 

▲ 평범한 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간 특이한 이력에 살아있는 성공신화라고 불리기도 했던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 주간현대

 

[주간현대=김길태 기자] 웅진에 이어 또다시 샐러리맨 신화가 몰락한 기업은 한때 재계 10위까지 올랐던 STX그룹.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서 강덕수 회장이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재계가 들썩였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그룹 총수까지

 

STX팬오션 공개매각 추진으로 STX그룹 부실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그룹 시가총액은 85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고, 채권단은 5조원을 지원했지만 1조원의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다. 이에 강 회장이 STX를 정상화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채권단은 강 회장에 부실 경영책임이 있다고 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고 결국 STX그룹의 부실 문제가 공론화된 지 6개월이 지난 후 강 회장은 채권단에 의해 쫓겨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강 회장의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퇴진이 확실시되면서 그의 샐러리맨 신화도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그룹 총수까지, 그야말로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샐러리맨의 신화’ 강 회장은 전 재산 20억원을 털어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속도로 급성장해 왔다. 공격적인 M&A로 그룹사를 조선 장비, 선박 건조, 해상 운송으로 수직 계열화시킨 그는 2500억원이던 매출을 10년 만에 26조원으로 만든 신화적 인물로 통한다.

    

그러나 무리한 몸집 불리기는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고, 세계적 금융 불황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 재계 전문가들은 공격적 M&A를 통해 승승가도를 달리던 강 회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인해 몸집을 불려온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터지며 조선·해운의 불황이 깊어져 갔고 성장동력으로 여겼던 조선해양업은 STX그룹에 직접적인 타격이 됐다.

    

자금난에 빠진 STX는 급기야 주력 계열사인 STX팬오션을 매물로 내놓았고, STX건설은 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남아 있는 주력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채권단 자율협약(공동관리)을 이미 신청했고, (주)STX도 채권단 자율협약을 추진 중이면서 STX그룹의 운명에 경제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처럼 그룹사가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위기를 맞자 강 회장은 “그룹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하겠다”며 노력하는 자세도 취했다. 그러나 수직 계열화된 기업 구조와 불황으로 STX그룹의 위기는 점점 악화됐고 결국 그룹 출범 13년 만에 재계 순위 12위로 끌어올린 바 있던 ‘대한민국 샐러리맨 신화’의 주역 강덕수 회장이 STX조선 대표이사에서 물러남으로써 그룹 전체가 좌초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그러나 계열사 자금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하고 2조원대의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됐던 강덕수 회장이 최근 집행유예를 받아 석방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법원이 항소심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계열사를 최고경영자가 지원하는 것에 대해 배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간 특이한 이력에 살아있는 성공신화라고 불리기도 했던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석방되면서 그가 걸어왔던 행보가 다시금 사람들의 주목을 끌면서 STX그룹을 재건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gt0404@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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