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서 해답 찾은 LS그룹

에너지·인프라 신사업 타진 ‘구자열식 해외경영’ 통했다!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6/06/07 [10:57]

글로벌 시장서 해답 찾은 LS그룹

에너지·인프라 신사업 타진 ‘구자열식 해외경영’ 통했다!

한동인 기자 | 입력 : 2016/06/07 [10:57]

 

지난해 핵심 계열사들의 악재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LS그룹의 구자열 회장이 기업의 침체기를 이겨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는 실제로 지구 반바퀴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하며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기도 했다. 구자열 회장의 솔선수범은 LS그룹의 계열사들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주가가 하향세를 거듭해오던 LS산전은 최악의 글로벌 악재 속에서 신사업 확대를 통해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지지부진한 실적을 안고오던 LS전선도 전기차 부품 시장을 주도해 나가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편집자주>


 

 

지구 반바퀴 돌며 해외시장 개척 강행군 펼쳐

LS산전, 동남아 시장 자동화기기 사업성과 실적 견인

    

亞 시장 이어 美 ESS 시장 진출 “공격적 수주 활동 펼친다”

LS전선, 전기차 부품시장 입지 주도권 中서 확실히 잡아냈다

 

▲ 구자열 회장의 진두지휘아래 LS그룹이 지난해 악재의 고리를 끊어내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잇단 악재에 흔들리던 LS그룹이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내 경기의 장기 불황으로 해외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자열 회장이 솔선수범하여 지속적으로 가능성을 발굴하고 있어 LS그룹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구자열 식 ‘LS 성장해법’

 

LS그룹의 구자열 회장은 지난해 한꺼번에 몰린 핵심 계열사들의 악재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초 ‘LS’의 부정적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기도 하고 실적 안정성 우려가 커졌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단기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기도 했다. 또 계열 상장사인 ‘LS산전’의 실적이 하향세를 거듭하고 ‘LS전선’의 해외계열사들이 경영난에 빠지며 LS그룹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에 구자열 회장이 지난해의 악재를 뿌리 뽑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 올렸다. 실제로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일본·독일·이란 등 3개국을 횡단하며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구 회장의 3개국 횡단은 도시 간 직선거리만 합해도 2만1000㎞이상으로 실제 비행거리는 지구 한 바퀴(약4만㎞)의 절반을 넘는 거리다.

 

구 회장은 이 기간 동안 일본, 독일 등 기술 선진기업들의 주요 경영진과 만나 사업협력 확대를 논의하고 최신 기술 트랜드를 직접 경험했다. 또 중동 최대의 내수시장으로 꼽히는 이란에서는 에너지·인프라 분야 수출 가능성을 발굴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횡단의 첫 방문은 일본이었다. 4월 초 시작된 일본 방문에서는 LS-니꼬 동제련의 공동 출자사인 JX 니폰 마이닝&메탈의 오오이 사장 등과 만나 양사의 오랜 협력적 관계를 공고히 하고 향후 동광석 등 원료구매 방식에 있어 시너지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미쓰비시 자동차, 후루카와 전기 본사와 히타치 금속 등을 차례로 방문한 구 회장은 자동차용 전장부품, 전선 등 LS의 주요 사업 분야에서 회사 간 기술적·사업적 협력 범위를 넓히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 과정에서 초전도케이블, 태양광 발전 등 일본의 미래 선도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분야 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

 

일본 방문을 마친 구 회장은 잠시 귀국했다 지난 4월25일 다시 독일로 향했다. 독일에 도착한 그는 하노버 메세(산업박람회)를 참관, 제조업 분야 최신 기술 트랜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운동화를 신은 채 LS산전을 비롯한 지멘스, 슈나이더, 미쓰비시 등의 전시관을 방문하는 열정을 보였다.

 

특히 구 회장은 지멘스의 송변·배전을 총괄하는 랄프 크리스찬(Mr. Ralf Christian) 에너지 매니지먼트 CEO를 만나 통합전력관리 및 통합자동화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도 하며 LS의 미래 모습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양사는 Industry 4.0 기반 기술을 국제 표준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며 이 같은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노버 메세는 산업 분야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로, 주요 계열사인 LS산전은 지난 2000년부터 17년간 매년 참가해 전력·자동화 분야 기술과 제품을 선보여 왔으며 올해는 전류/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과 Industry 4.0에 적용되는 자동화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구 회장은 해외 주재원과 현지 임직원을 직접 챙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 우선 2008년 인수한 북미 최대 전선회사 수페리어 에식스(SPSX, Superior Essex Inc.)의 독일 법인인 브람쉐 공장을 방문해 주재원 및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유럽 경기 회복과 독일의 산업 성장에 대비해 전선 분야 종주국인 유럽에서 LS가 기술 경쟁력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독일 일정을 마친 구 회장은 5월 초 이란 경제사절단 대열에 합류,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등 LS가 사업으로 영위하는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모색했다. 이란은 전력과 통신 인프라가 노후화되거나 부족해 향후 발전량 확충을 위한 송·배전 분야 사업기회가 확대되고, 트랙터·사출·플랜트 분야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돼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LS메탈 등의 사업 진출 가능성이 큰 국가다.

 

한편 구 회장의 노력에 힘입은 LS전선은 올해 초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약 1억불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덴마크에서는 5500만불 규모의 초고압 전력케이블을 수주했다. 또 LS산전은 113억엔 규모의 일본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악재 속 고군분투 ‘LS산전’

 

LS산전은 장기 경기 침체 문제의 해답을 ‘글로벌 사업’에서 찾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실적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어닝 쇼크’에서 벗어난 것. LS산전은 지난 4월26일 올해 1분기 매출 5008억원, 영업이익 349억원, 당기순이익 172억원을 기록했다고 실적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지난해 최악의 악재로 꼽히던 1분기와 대비해 매출은 3%,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각각 87%, 243%신장된 수치이다.

 

이러한 신장은 지난해에 이어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인프라 투자 감소로 인해 외부환경 악재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과 자동화 기기 해외 사업과 중국 법인의 성과가 실적을 강하게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적 견인의 중심에는 주력사업인 자동화 사업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과가 자리 잡았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베트남으로 집중되면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신흥 생산기지로 평가되며 설비투자가 증가 했고 이에 발맞춰 지역 영업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대비 80%를 상회하는 매출 신장세를 보일 수 있었다.

 

동남아 시장의 성과뿐 아니라 중국 사업의 호조세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특히 무석 법인은 현지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따라 DC(직류)차단기 등 관련 전력기기 판매가 확대되며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이뤄냈다. 더불어 중국은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시장인 마큼 신재생에너지 관련 매출 비중이 40%로 확대된 무석 법인의 실적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LS메탈이 동관(銅管) 수요 확대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로 흑자전환 한데다 환율 상승 및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는 호재까지 더해지며 실적 상승을 이끌어 냈다. 1분기에 해외에서 호조를 보인 자동화 사업의 경우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영업활동을 강화하며 신규 거래선을 대거 확보했다. 이에 따라 LS산전은 향후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이 전력과 자동화 전 분야에 걸쳐 고르게 호조를 보이며 실적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지난해 1분기 어닝 쇼크로 인한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 없으나 악재를 해외 시장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이 잔여 분기 실적 만회에 긍정적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시장 진출 “날개 달았다”

 

LS산전의 글로벌 악재는 아시아에서 뚫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더불어 LS산전이 미국시장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LS그룹의 미래가 점점 밝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월 LS산전은 세계 최초로 메가와트(MW)급 대용량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미국 UL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노후 송전망에 대한 스마트그리드 도입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ESS시장 진출에 날개를 단 것이다.

 

LS산전은 이미 지난해 8월 미국 향(向) PCS(전력변환장치 제품 개발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시험평가설비 확보에 애를 먹고 있었다. 이에 올해 초 국내 공인시험기관을 통해 평가를 진행해 최대 전압 측정, 직류 충·방전, 출력 안전성 등 15개 시험 평가를 통과했다. 이와 함께 북미 계통연계를 위한 필수 기준인 IEEE 1547을 만족하기 위해 단독운전 시험, 고조파 시험 등 18개 시험 전 항목에 대한 평가도 마무리해 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이번에 인증 받은 1MW ESS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계, 전력계통의 변전 단계와 연계돼 최종 수요자가 전력을 공급 받기 전 주파수 조정 등을 통해 전력품질을 극대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LS산전은 국내 FR(주파수조정)용 ESS 사업 수행 경험과 더불어 이번 인증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게 된 만큼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 받는, 미국을 비롯한 북미 ESS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미국 ESS 시장은 지난해 파리기후협약 이후 연방정부는 물론 주 정부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와 스마트그리드 기술 적용을 통한 노후 전력망 현대화 움직임에 따라 전력계통용 ESS 투자가 급팽창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전력계통용 ESS의 경우 PCS 시장만 올해 2억 7500만 달러(한화 약 3150억 원) 수준에서 오는 2024년 48억 6800만 달러(한화 약 5조 5800억 원) 규모로 연 평균 45.8%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UL 인증에 따른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북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ESS 사용 범위가 기본 전력요금 인상과 정부 보조금 확대로 인해 발전사 등 전력 공급 시장에서 점차 가정용, 상업용 등 전력 수요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LS산전은 대용량 ESS 분야에서의 사업 수행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100~500kW 수준의 중용량 시장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LS산전 관계자는 “시험평가설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한때 어려움을 겪었으나 평가 과정에서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통과해 3월 중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며 “향후 현지 시장에서 공격적 수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제품 라인업 확대도 추진해 글로벌 업체들과의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LS전선 전기차 시장 확보 ‘中’

 

LS전선도 악재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전기차 부품 시장진출에 나서고 있는 상황. LS전선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와 전기차용 하네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기차용 하네스 공급계약을 통해 LS전선은 중국 전기차 시장 1위인 BYD, 중국 2위 자동차 제조사인 둥펑자동차에 이어 국영기업인 베이징자동차에도 제품을 공급하게 됨으로써 중국 전기차 부품 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우선 LS전선의 제품은 베이징자동차가 오는 8월부터 시판 예정인 전기차 EV200 신모델에 장착된다. 

 

베이징자동차는 세계 10대 전기차 업체로 2017년까지 14종의 친환경차 개발과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S전선은 이번 계약을 기반으로 EV200 외 모델로 계약을 확대하고, 다른 국영 자동차 기업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윤재인 LS전선 대표는 “신차 개발 과정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 고객의 신뢰를 얻음으로써 중국의 메이저 전장업체를 제치고 협력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며 “고전압 하네스는 LS전선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 성장세에 있는 중국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22만대에서 중국 정부의 전기차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2020년 200만대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S전선은 현재 중국 하네스 시장에서 약 6%인 시장 점유율을 2020년 1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네스는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와 통신 모듈을 연결, 전원을 공급하고 각종 센서를 작동·제어하는 제품이다. 전기차에는 일반 자동차에 사용되는 12V급보다 전압이 높은 600V급 이상의 고전압의 하네스가 사용된다.

 

LS전선은 2009년 기존 연료 자동차용 전선 기술에 초고압 전력 기술을 응용하여 제품 개발에 성공,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LS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구자열 회장은 그룹내의 성장 뿐 아니라 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 성장잠재력을 지닌 영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31일 송강재단(이사장 구자열)은 2기 장학생을 선발해 약 2억3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송강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향후 2년간 장학금을 지원 받게 되며, 향후 해외 콩쿠르대회나 국제 체육경기에 참가할 시 해외활동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특전도 주어진다.

 

한편, 송강재단은 故 송강 구평회 E1명예회장의 유지를 기려 대한민국 문화·예술과 체육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된 비영리법이며, 2014년 첫 장학사업을 시작해 올해로 두 번째 장학생을 선발했다.  

 

bbha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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