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정부는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말라”

“100억이고 1000억이고 사죄부터 해야…돈이 탐나서 할머니 팔아먹느냐”

이도희 기자 | 기사입력 2016/08/26 [17:48]

위안부 피해 할머니 “정부는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말라”

“100억이고 1000억이고 사죄부터 해야…돈이 탐나서 할머니 팔아먹느냐”

이도희 기자 | 입력 : 2016/08/26 [17:48]

[주간현대=이도희 기자] 한·일 정부의 12·28 합의 이행을 위해 한국 정부 주도로 설립한 ‘화해·치유 재단’(이하 재단)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배상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이 방침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위안부 피해 김복동 할머니     © 방송화면 갈무리

 

정부는 일본 측이 재단을 설립하는데 출연한 10억엔(109억 가량) 중 일부를 사용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생존자 1억 원, 사망자 2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에서 열린 김복동(90), 길원옥(89) 할머니의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자금 지원 방침에 대해 “100억이고 1000억이고 사죄부터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정부 관련 사람들이) 지방에 있는 할머니 가족들을 접촉해서 협조를 좀 해달라고 하는데, 그 가족들은 또 우리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다”라며 “결국은 또 돈이 탐나서 할머니들을 팔아먹는 것 밖에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정부가 이렇게 할머니들을 괴롭힌 건 처음”이라며 “우리가 그깟 위로금 받겠다고 그러는 게 아님”을 밝혔다.

 

그리고 “모두 해방이 됐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해방이 오지 않았다”며 “독재 때는 말 한마디 못하고 속만 앓다가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정부의 결정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소녀상 철거에 관한 질문에 김 할머니는 “우리나라에 이러한 비극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국민들이 한 푼씩 모아서 소녀상을 세운 것이다”라며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하는데 우리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라고 소녀상 철거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또한 화해·치유재단의 김태현 이사장이 ‘1억 원이면 한을 풀겠다고 한 할머니들이 접촉해 보니 많으셨다’라는 발언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아이고 죽일X. 아이고 답답해 죽겠네”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김복동 할머니는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해 현재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26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서 “우리가 지금 일본과 싸우고 있는 것은 돈이 필요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며 “당당하게 자기네들이 한 짓이라고 바른 말로 해 주면 우리도 이해를 할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심으로 우러난 마음으로 해서 우리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법적으로 배상하라고 지금 우리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우리 정부에서 지금 하는 일이 영 어긋나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dohee8839@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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