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패권주의’ 때리기, 비문과의 연결고리

염동연 총장 박원순 캠프 합류, 친노에서 시작 된 비문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7/01/11 [16:17]

박원순의 ‘패권주의’ 때리기, 비문과의 연결고리

염동연 총장 박원순 캠프 합류, 친노에서 시작 된 비문

한동인 기자 | 입력 : 2017/01/11 [16:17]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대비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규칙 마련에 착수하고 있다. 이에 당내 대선후보들은 각자의 셈법을 따져나가는 모양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는 대선 후보들 중 단연 눈에 띄고 있다. 문재인 때리기에 나서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시장의 계속된 문제인 견제는 당내 지지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놓고 박 시장은 ‘패권주의’의 거울로 파악하고 오히려 뜻을 굽히지 않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부분이다. <편집자주>


 

 

개헌보고서 논란, 박원순 민주당 사당화, 패권주의 우려
안희정 패권주의 문제의식, 만나서 자세히 들어보자

 염동연 총장 박원순 캠프 합류, 친노에서 시작 된 반문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개헌보고서’로 곤욕을 겪고 있다. 민주당의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개헌논의 배경과 전략적 스탠스’ 보고서를 놓고 일각에서 개헌 저지 의도를 담은 보고서이며 일부 친문 인사들에게만 전달됐다고 비판하면서다.

 

특히 이를 보도한 언론은 “연구원은 개헌의 방향도 제시했다”면서 보고서 내에 개헌을 전제로 한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대선 결선투표에 대해서는 ‘임기 단축은 전향적인 입장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결선투표제 도입은 최대한 모호성을 견지해도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개헌 보고서 논란은 결국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당 대선후보로 기정사실화 한 듯한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문 전 대표와 함께 당내 대선주자 중 한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를 놓고 “민주당의 사당화, 패권주의에 대한 염려가 커졌다”며 문 전 대표를 직격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 내 경선에 앞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견제에 돌입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주간현대

 

패권주의 직격


지난 6일 박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걱정이다”라며 “촛불을 든 국민들은 대통령 한 사람 바꾸려고 광장을 찾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다시 세우는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라면서 “대신 맡겨둔 권력을 사유화하고, 주인을 무시하는 대통령을 해고한 것”이라며 개헌보고서와 관련된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국정을 사유화한 사건이다”라면서 개헌보고서 사태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이 특정인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안희정 충남지사를 박 시장의 패권주의 발언을 놓고 “만나서 문제의식을 좀 더 정확히 들어봐야 된다”며 “당의 운영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문재인 후보와 그 패권적 당 운영의 문제인지를 우리가 문제의식이 있다면 그걸 같이 공유해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당에서 일어나는 이러저러한 문제에 대해서 이 당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문재인 후보에게 문제의식과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은 또 그것마저 너무 비판할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당에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문재인 후보께서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같이 나서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패권주의에 대한 지적은 문 전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박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를 비판한 내용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 1200개가 달렸다”라면서 “지난번 당 대표나 최고위원 선거에서 당해본 사람들은 ‘당에 패권이 있다’며 패권주의 경향을 대단히 우려한다. 총선 이후에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당내 경선에 대해서도 “개헌 보고서 파동이나 문자폭탄, ‘18원 후원금’ 사태를 보면서 과연 이런 당의 지도부가 공정하고 역동적인 경선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신뢰와 의구심,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경선이 감동적이고 역동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경선에서 이긴다 한들 본선에서의 패배를 예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박 시장은 당내 대선 후보를 정하는 경선 규칙을 위한 첫 발에 문제를 삼아 시작부터 불참을 통보하고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박 시장의 불참통보는 당 내 경선 룰 결정에 중립성 문제도 있지만 문 전 대표를 견제하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박원순 서울시장     © 박원순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등지기


박 시장이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친문세력의 패권주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박 시장은 당내 친문세력에 대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사유화와 비교하며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참여정부(노무현 정부)는 정책적으로는 많은 실패를 했다”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대표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가 당선 된다면 참여정부 시즌2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문 전 대표의 ‘정책 실패’ 연대책임론을 주장하면서 “대세론은 강해 보이지만 고립된 ‘나 홀로 함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현재 구상은 참여정부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3기 민주정부이다. 기득권에 안주한 패권정치, 구태의연한 여의도 정치가 청산의 주체라는 것.


문 전 대표를 향한 박 시장의 추격행보는 ‘분권나라 2017’이라는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중심이 된 지지모임에서 시작됐다는 평을 듣는다. 이와 더불어 염동연 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등이 조직하고 있는 ‘집권결사 2017’역시 박 시장을 지지하는 단체로 창립을 준비 중에 있다.


박 시장의 본격적인 문재인 등지기에는 염동연 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염 전 사무총장은 2002년 노무현 대선캠프 당시 ‘금강팀’의 주축이었다. 그는 당시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금강팀은 대권도전에 있어 핵심조직이었으며 베이스캠프였다. 지방자치실무연구원 및 자치경영연구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여의도 금강빌딩에 위치하면서 금강팀으로 통하기 시작했다. 금강팀은 당시에 친노 성골로 불리며 1997년 대선 당시 노무현 의원에게 다음 대선에 출마하라고 제안한 사람도 염동연 사무총장이다. 노 전 대통령은 수시로 염 총장을 찾아 대권도전을 논의했었고 2002년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도 자치경영연구원에 경선캠프를 차리면서 결성된 것. 여기에 막내로 있던 것도 안희정 현 충남지사다.


친노로 분류된 금강팀은 사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선 직후 금강팀 인물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게되면서 이들이 요직에 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했다. 최종 무죄판결을 받긴했지만 정치 공백은 그만큼 길어졌다. 이후 이들은 친목 모임을 계속해 왔으나 특별한 정치적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염 총장이 박원순 캠프로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에 오르게 했던 것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염 총장이 박 시장과 함께 문재인 등지기에 나섰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정권 초기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팀의 좌장 격인 문재인 당시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로 입성했다. 부산팀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뒤 합류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은 정치 개입에 대해 사양했지만 결국 새정치국민회의 부산선대위 본부장 직을 받아들였다. 이후 부산팀은 문재인과 함께 청와대 입성은 물론 각종 정부 요직 인선에 개입한다. 이로 인해 당시 금강팀 인사는 “고생만 하고 자리는 다 뺏겼다”라는 탄식을 내 뱉기도 했다.


부산팀과 금강팀의 뿌리는 결국 친노이다. 하지만 여기서 친문과 비문으로 갈라서게 된다. 비문의로 갈라선 곳에 염 총장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친노지만 친문은 아니다”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금강팀의 막내로 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친노의 비문을 포용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결국 염 총장은 박원순 시장에게 향했다.


결국 박 시장이 언급한 참여정부의 실패는 금강팀의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참여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은 것은 부산팀의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등지기를 시작한 박 시장은 노선을 정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은 같지만 그 열망이 문재인으로 모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1월10일 기자회견에서도 “역사를 바꾸려는 거대한 민심은 이제 우리 더불어민주당에게 정권교체를 넘어서 어떤 정권교체인가, 누구를 위한 정권교체인가를 묻고 있다”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참여정부에 대해서도 “재벌개혁에 실패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킨 참여정부를 재현하는 시즌 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근본적 개혁을 이룰 수 없다”며 “참여정부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3기 민주정부가 수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벌에 휘둘리지 않고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는, 차별과 불공정에 맞서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정권교체가 박 시장의 주장이다.


박 시장의 대선행보는 문 전 대표에 대한 견제가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가 말하는 패권정치를 견제하고자 하는 것. 그는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시대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패권정치 여의도정치를 청산해야 한다. 모든 권력을 독차지 하려는 이런 폐쇠적 행태 버리지 못하면 촛불혁명을 완수할 수 없다”며 “세상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지금도 국민적 열망과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기득권 집단이 온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은 담대한 혁신가, 유능한 혁신가로 비유하는 박 시장은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선 뜨거운 촛불민심과 연대할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대선에 대한 의지로는 “차기정부는 박정희 이래 누적된 적폐를 청산하고 구체제에서 각종 특권을 누린 기득권 세력을 타파할 임무가 있다”며 “저는 민주연합함대 구축해서 대선에서 승리하고 싶다. 촛불공동정부로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자신하고 있다.

 

bbha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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