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본무 회장의 혁신·인재경영 리더십 분석 ②

‘신성장 동력 육성’과 ‘연구개발 경영’으로 ‘영속기업’ 토대 마련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7/02/20 [10:37]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혁신·인재경영 리더십 분석 ②

‘신성장 동력 육성’과 ‘연구개발 경영’으로 ‘영속기업’ 토대 마련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7/02/20 [10:37]
▲ 지난 2014년 구본무 회장이 ‘LG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LG전자의 곡면 올레드(O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   

 

 

올해로 70년을 맞은 LG그룹은 국산 첫 라디오, 흑백TV, 냉장고, 음성다중컬러TV 등을 개발하고 플라스틱·화학 공업 분야에서도 개척자 역할을 했다. 이렇듯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창업정신을 가진 LG그룹의 3세대 경영 주인공이 구본무 회장이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그의 행보는 거침없고 그룹의 변화와 혁신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성급한 성과주의와는 다르다. 1990년대 초 2차 전지 사업을 연구를 시작해 수년간 성과가 없음에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임직원들을 꾸준히 독려해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적 입지를 구축했다. 구 회장은 또 혁신의 중심에 연구개발이 원천임을 강조한다. 지난해 성과를 낸 연구개발 인재들에게 대규모 포상을 실시하는 등 보상에도 공을 들였다. 연구개발 분야 외 임직원들에게도 일정 기간의 기회를 줄 때가 많은 편이다. 인재를 중시하는 구 회장의 철학은 최근 LG가 이공계 입사선호 1위 기업으로 꼽히면서 증명 되는 듯 하다. 이런 LG에게도 고난은 있다. 최근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자동차 전자정비 분야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설정,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뚝심과 끈기로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 전장사업 경쟁력 확보

기다려주는 리더십으로 안정적 경영후원이공계 입사선호 1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사실 LG그룹은 전기차 베터리뿐 아니라 10여 년 간 자동차 전장사업 관련 인프라와 노하우를 쌓아오며 국내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자동차 전자장비(전장부품분야를 선정하고 2000년대 후반부터 계열사마다 전문 분야를 육성특히 기존 주력 IT 역량과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기술을 자동차 부품에 융합해 기술력을 축적해나는 중이다.

 

미래먹거리 중 하나 자동자 전자장비 사업

 

LG전자는 20137LG CNS의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여기에 차량용 AVN(Audio Video Navigation) 기기는 물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 등 사실상 스마트카 전 부문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LG이노텍은 멕시코에 처음으로 전장부품 공장을 세우는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모터,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에서 특화돼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LG화학은 앞서 언급했듯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사실상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LG유플러스는 쌍용차, LG전자는 폭스바겐과 손을 잡고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물론 이 분야에서도 후발주자들이 나타나는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구본무 회장은 전방위적인 혁신 경영에 나섰다. 최근 동생 구본준 그룹 부회장을 통해 신사업에서도 선구자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기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역할에서 더 나아가 주력사업의 경쟁력 및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사업 발굴 및 확대를 지원하는 등 사업 전반을 살피는 역할과 함께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를 주관하는 등의 미션을 부여받았다. 그룹 내 영향력도 더 커진 셈이다.

 

이에 구 부회장은 지난 1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를 방문해 LG전자 전시장은 물론 경쟁사 전시관 등을 들러보며 글로벌 IT전자 시장의 판도와 신기술들을 체크했다. 이어 19일에는 ‘2017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리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를 찾아 자동차 전장사업을 점검했다.

 

전장 부품사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만큼, LG그룹이 올해 전장 부품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 등 신사업들에 역량을 집중, 지난 7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SKLG실트론을 매각하며 사실상 반도체 제작 사업을 접은 것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사물인터넷 가전과 전기차 등 시스템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에 집중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본무 LG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우리 앞에 전개되는 새로운 경영 환경을 볼 때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면서 사업 구조 고도화는 LG70년을 넘어 영속하기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우리의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자동차 부품과 신에너지 분야처럼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면, 자원을 집중해 과감히 치고나가 남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2002년 구본무 회장이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는 모습. <사진=LG 제공>  

 

 

 

연구·개발과 인재 중시 철학

 

또한 구 회장은 고객과 시장 관점에서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우수 R&D 인재의 확보 및 육성에도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 지난해 초 구 회장은 “R&D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철저하게 고객과 시장, 사업의 관점에서 진정한 고객 가치를 위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목표를 세우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면서 그러한 노력들이 인정받고 충분히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그룹 차원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연구개발(R&D) 인재를 임원급 대우를 받는 연구위원으로 발탁 승진시키고, 포상금 규모도 대폭 늘렸다. 이때 연구개발 성과 보고회를 열고 고객가치에 기여하는 원천기술이나 제품개발 등 탁월한 성과를 거둔 22개 연구팀에게 ‘LG연구개발상을 시상했다.

 

수상자 가운데 부장급 연구원 6명을 연구위원으로 발탁한 것을 포함해 연구 책임자 11명을 발탁 승진시켰다. 대상팀 연구 책임자는 연구위원으로 승진하고, 포상금 1억원을 받는 등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총 25억여원의 포상금을 수상자들에게 지급한 것이다.

 

구본무 회장은 이날 연구개발 성과 보고회 행사에 참석, 현장에 전시된 계열사별 70여개 연구개발 결과물들을 꼼꼼히 살핀 후 연구개발상을 시상하고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LG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해 R&D 현황을 직접 살피고, 성과를 낸 R&D 인재들에게 시상을 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LG는 첨단 연구개발의 명소를 만들고 있다. LG 측은 본지를 통해 서울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25000명의 연구인력들이 집결해 융복합 연구 및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선도 제품과 차세대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LG첨단 연구개발 메카역할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때로는 기다리며 안정적 경영 도모

 

한편 구 회장은 전문경영인에 대해서는 신상필벌(실적에 따라 벌을 주거나 상을 주는 방식)’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한 번의 실수나 단기적인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기다려주는스타일이다. LG전자는 국내 전자업계를 평정해왔지만, 사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략 스마트폰인 G5가 흥행에 실패하면서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지주회사 LG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구 회장의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A 사장이 지난 2015년 초 MC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그러나 이후 출시된 스마트폰 G4, V10, G5, V20 등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며 수 분기째 실적부진 상태다. G5는 제품개발부터 출시가지 A 사업본부장이 주도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업본부장 교체설이 돌았지만 지난해 말 LG그룹 임원인사에서 구본무 회장은 그를 유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은 임원들에게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임기 3년을 지켜줘 경영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본무 회장은 기존 인재 육성뿐 아니라 새로운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선다. 미래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성장할 국내외 석·박사 학생들에게 그룹 비전을 제시하는 ‘LG 테크노 콘퍼런스2012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열고 있는데 매년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인재 확보의 의지를 드러내왔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구 회장은 시장을 선도하려면 남다른 연구개발(R&D)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중요하다면서 여러분이 오면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들이 빛을 발했는지 최근 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LG가 이공계 전공자 응답자 중 49.%3의 득표를 하며 가장 가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혔다.

 

구본무 회장의 신사업 육성 등으로 대표되는 혁신과 인재경영이 향후 LG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penfree@hanmail.net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둘째주 주간현대 124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