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깥으로 영역 확장하는 신세계그룹

화장품·귀금속 만들고 이미 무역회사로 위상 쌓고 있다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7/03/10 [17:42]

유통바깥으로 영역 확장하는 신세계그룹

화장품·귀금속 만들고 이미 무역회사로 위상 쌓고 있다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7/03/10 [17:42]

신세계그룹은 유통 특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마트, 신세계 백화점 같은 유통 계열사들이 최근 식품은 물론 고급 쥬얼리 등의 제조업에까지 뛰어들고 있으며 수출입에도 적극적이다. 이마트의 경우 이미 2015년 수출금액만 2000만 달러 규모에 다다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세계적인 화장품 OEMODM 제조사인 인터코스와 손잡고 화장품 생산에 돌입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수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절감, 안정적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급증하는 수출액2018년까지 1000억 달성목표

화장품 제조 오산공장, 공사 마치고 식약처 허가도 받아

 

중소기업 우수 상품 비중 확대·올해 최초 신선식품 수출

신세계 백화점, 고급 주얼리 구매·제조·수출까지 도맡아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신세계 그룹 각 계열사들이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관을 변경하고 있다. 유통업 중심 기업으로 알려진 신세계가 이를 통해 상품 기획과 제조, 수출입, 출장 및 이동음식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노리는 셈이다. 또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 절감도 목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 전문기업 이마트?

 

신세계 이마트는 수출국가 다변화 전략으로 2017년 수출 목표를 65% 늘린 530억원으로 제시하고, 2018년까지 수출 규모를 1000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수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이마트는 수출 기업으로 이미 2년 차를 맞앗다. 올해 말까지는 수출 대상 국가를 지난해 10개국에서 201720개국으로 늘리고, 수출 부문의 규모 확대에 속도를 내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올해 1월 신규로 필리핀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오는 322일 일본에도 첫 수출 물량을 선적한다. 4월에는 영국, 태국, 대만 유럽시장 신규진입과 동남아 국가 확대를 통해 상반기에만 수출 대상 국가를 15개국까지 확대한다.

 

이마트 트레이딩 운영팀 심진보 팀장은 하반기에는 수출 국가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네덜란드까지 확대하기 위해 현재 계약 협의 단계이며, 연말까지 20개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최초로 정부로부터 전문 무역상사로 지정 받았다. 수출 전문기업으로서 원년을 선언하며 베트남, 몽골, 미국, 캐나다, 중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10개 국가에 320억원 치를 수출했다.

 

2016년 이마트는 수출금액을 201581억원 대비 300% 증가시키며, 2015백만불 수출의 탑에 이어 2016이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로서 2년 연속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은 이마트가 최초다.

 

이마트 첫 수출의 시작은 2011년 일본 대지진이 발단이었다.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일본의 유통기업인 이온 그룹이 이마트 측에 한국상품 수출 의향을 타진해왔다.

 

 

▲ 이마트는 중소기업청 등과 함께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해 국내 판매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이마트 메이드인 코리아 프로젝트’를 열었다. <사진=YTN 뉴스 갈무리>   


 

당시, 일본 수출이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이마트는 한국상품 수출 시장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수출 전담 팀을 꾸려 2013년 홍콩 유통업체인 파크앤숍과 첫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최초에는 수출 담당 직원이 2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 해외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대폭 확충되면서, 수출 업무 시작 3년 만에 100배 넘게 성장했다.

 

현재는 이마트 해외사업 담당 내에 해외사업 전략팀’, ‘트레이딩 운영팀’, ‘트레이딩 MD3개팀 20여명의 수출 전담 인력들이 수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더불어, 이마트는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320억원) 30%를 차지한 노브랜드, 반값 홍삼정을 비롯 중소기업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 상품등 이마트 단독 상품 수출을 크게 늘려 전체 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로고.   



201610월 이마트는 중소기업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를 열고 900개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추천 받아 1차 심사를 통과한 12개의 스타상품을 선정, 올해 2월 이마트와 이마트몰에서 테스트 판매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후 최종 계약을 맺은 상품을 국내 온·오프라인 이마트 입점 및 직접 매입 후 해외에도 수출할 방침이다.

 

2016년 기준 이마트가 수출한 상품 종류는 12000개에 달하며 전체 수출금액의 45%400여개의 국내 우수 중소기업상품이다.

 

또한 올해 이마트 자체 해외 점포현지 대형 유통업체수출국가 도매채널’ 3가지 트랙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다.

 

우선, 현재 베트남·몽골 등 해외 이마트 점포를 통해 한국 상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넷이즈·메트로·MBC아메리카 등 현지의 주요 유통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해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다.

 

추가로, 올해는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해당 수출국가의 중소 도매업체까지도 수출 계약을 체결해 탄탄한 글로벌 유통망의 혈관 구축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올해 처음으로 이마트는 몽골 울란바토르 이마트를 중심으로 국내산 딸기와 포도 등 신선식품을 매주 항공 직송으로 현지에 보내 신선식품 수출을 시작했다.

 

향후, 신선식품 수출이 본격화되면 국내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되고 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수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이유는 이마트가 국내 우수 중소 기업 상품을 해외에 적극 소개할 수 있는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 및 수출 업무 노하우를 갖고 있는 좋은 플랫폼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상품을 수입하는 해외 유통업체들도 이마트가 대한민국의 대표 유통업체로서 이마트와 파트너쉽을 구축하면 다양한 상품을 단 한번의 거래로 성사할 수 있는 장점을 인정하고 있어, 올해도 국내 중소기업 수출 판로 확보에 이마트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생산 본격 돌입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36일부터 본격적인 화장품 생산에 돌입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15년 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가 지분율 5050으로 설립한 합작 법인으로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회사다.

 

참고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 패션 브랜드 수입·유통에 특화됐던 계열사다. 인터코스는 40여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화장품 OEMODM 전문 회사로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디올 등 글로벌 브랜드의 색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본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으며, 전세계 4000여명의 임직원이 글로벌 13개의 생산 공장과 마케팅 오피스에 포진해 있다.

  

 

▲ 고급화장품을 생산하게 될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오산공장 조감도. <사진=신세계 그룹 제공>   

 

색조 화장품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트렌드세터 기업으로 유럽과 미국의 색조 화장품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스킨케어 시장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지난해 5월 경기도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내에 제조 공장과 R&D센터 건립을 시작했으며, 올해 1월말 공사를 마치고 21일 식약처로부터 화장품제조업 허가를 받았다.

 

오산 공장은 총 5, 13452(4064) 규모로 1층에는 하이렉 물류창고와 제조시설, 2층과 3층은 생산시설, 4R&D센터, 5층 지원시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생산 공장은 스킨케어와 색조제품을 포함해서 약 3300, 수량으로는 약 5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현재 한국, 미국, 영국 등의 화장품 회사에서 주문한 제품들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일부 제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이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가 자체 개발한 네 가지 컨셉의 컬렉션 아이템들을 가지고 전세계 화장품 기업을 대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스킨케어의 피부 개선 효과와 메이크업의 피부 보정 효과를 함께 지닌 독특한 제형의 플레이 위드 미필 잇의 컨셉 박스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고객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터코스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력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시아 시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김왕배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대표는 인터코스가 유럽과 미국의 색조 화장품 시장을 이끌고 있는 트렌드 세터기업인만큼 ODM에 비중을 두고 있다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등으로 뻗어나가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안착하겠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마트는 유통업체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PL(Private Label) 제품과 가성비를 확대한 노브랜드(No Brand)제품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PL제품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품질과 브랜드를 높여 프리미엄 간편가정식 PL상품인 피코크를 만들었다. 정 부회장은 외식 관련 컨설팅 사업을 하는 지인에게 다양한 측면에서의 조언을 구하는 등 피코크를 종합식품브랜드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마트 프리미엄 간편가정식 브랜드 피코크(PEACOCK) <사진=이마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피코크는 지난 2013년 냉동냉장 간편가정식 200여개로 시작해 현재 음료,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해 1000개가 넘는 상품이 나오고 있다. 2013년 매출은 350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1750억원으로 불과 3년 사이 5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고급 상품의 수직계열화 노린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급 상품의 수직계열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유명 브랜드에서 팔면 값비싼 캐시미어,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원료 구매와 디자인, 제조, 마케팅, 유통을 도맡아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품질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지난해 캐시미어 의류 전문 브랜드 델라 라나’, 올해 2월 다이아몬드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를 론칭했다. 아디르는 신세계가 다이아몬드 원석 수입부터 디자인, 제작, 판매 등 모든 과정을 도맡는 브랜드다. 이에 따른 전문 인력 채용도 했다. 가격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보다 20%가량 저렴하게 책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소비자를 가장 잘 안다. 소비자가 원하는 명품 수준의 품질인 제품을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자 직접 만들고 파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정관에 발전업, 기타 산업용 기계 및 장비 임대업, 주류 도소매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 중에서 주류 도소매업 추가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트리니티 골프장에서 선물용 와인을 판매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트리니티CC2010년 설립됐으며 국내 최고급 회원제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신세계 계열사들은 다양한 사업 확장에 들어간 상태라 귀추가 주목된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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