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출사표 심상정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

‘노동전문가’ 심상정 집중탐구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7/03/23 [17:26]

3번째 출사표 심상정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

‘노동전문가’ 심상정 집중탐구

한동인 기자 | 입력 : 2017/03/23 [17:26]

19대 대통령선거가 가까워 짐에 따라 각 대선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 중 이번 대선에서 유일 여성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는 가장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며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는 ‘노동’을 중심의제로 설정하고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심 상임대표는 양대노총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며 ‘노동존중’ 사회를 약속하는 한편 노동이라는 그늘아래 피해 받는 사람들을 찾으며 ‘노동대혁정부수립’을 자신하고 있다. 최근 선대위를 발족하며 대선판도를 선도해가고 있는 심상정 대선후보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전태일’ 영향 진로 바꾼 심상정…지속된 노동의 길

“양보는 없다. 이제 사람들이 개혁을 원하고 있다”


“민주당 비판, ‘샤이진보’ 중 노동자 많다. 가능성 高

”‘심부름 캠프’ 선대위 위원장 노회찬…노‧심 콜라보

 

▲19대 대선 유일 여성 후보로 나선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노동 의제'로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가고 있다.    ©김상문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중소 상공인, 농민들. 이 땅에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어내겠다”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가 ‘노동개혁정부수립’을 자신하며 꺼낸 말이다. 심 상임대표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있어 ‘노동’을 타이틀로 내세우고 타 대선 주자들보다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2월 정의당은 19대 대선 후보에 대한 온라인과 현장투표, ARS 투표 결과를 합산한 당원총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심상정 후보가 당선됐다. 가장 먼저 당내 경선 결과를 발표한 정의당은 심상정 상임대표를 대선후보로 걸고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들어갔다. 이날 심 상임대표는 “대선후보로 선출해 주신 당원들과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삼만 당원과 함께 천만촛불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는 대선을 만드는데 앞장 설 것이다. 60년 묵은 기득권 정치를 종식하고, 친-노동 개혁정부를 수립하는데 저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간략한 소회를 밝혔다. 또한 지난 13일에는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정당 내 대선 주자 중 첫 번째로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에 봉사하는 정의로운 정부를 세우겠다”며 과감한 개혁을 약속하기도 했다. 19대 대선 판도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노동’ 타이틀의 선두인 심상정 상임대표를 조명해본다.

 

노동의 길


사실 심 상임대표는 지난 1978년 서울대 사범대 역사교육과에 입학하며 교사의 길을 꿈꿨었다. 그는 자서전에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내일은 또 어떤 재밌는 일을 만들어 볼지를 고민하던 시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전태일 평전’을 접하면서 180도 뒤바뀌게 됐다. 심 상임대표는 그 당시를 ‘인생의 진로를 밝히는 등불’로 기억한다.


이후 심 상임대표는 구로공단으로 향해 미싱사로 위장취업하며 여공들의 삶을 직접 느꼈다. 하루 13시간 일하고 8만원의 월급을 받는 그들의 삶을 피부로 느낀 것. 또한 그는 노동운동 현장에서 노조를 조직하고 노조원들의 교육을 맡았다. 그러면서 1984년 경 노조결성 및 쟁의 혐의로 수배가 시작됐다.


특히 한국전행 이후 대한민국 최초의 동맹파업인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당시 파업은 일주일 만에 막을 내리고 44명의 구속과 1000명의 해고를 야기했다. 가까스로 구속을 피했던 심 대표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까지 걸리기도 했다.


이후 1993년 체포될 때까지 수배생활을 이어갔다. 그 와중에도 그는 노동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조직 없이는 운동이 어렵다고 판단, 기업단위 노조를 뛰어넘는 대중 정치 조직 ‘서울노동운동연합’ 창립에 함께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기를 보낸 뒤 정치에 입문한 심 상임대표는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진보대통합 과정을 거쳐 2012년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19대 총선에 출마, 당선돼 국회에 재입성한다. 그러나 또다시 통합진보당이 부정 경선 사태 등으로 내홍을 겪자 탈당, 정의당을 창당한다. 그리고 그해 대선에서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으나 야권 단일화 차원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또 한 번 후보 등록을 포기한다.


이후 정의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다가 2015년 7월, 정의당 대표에 선출된다. 2016년 4월 총선에서도 과반 이상의 득표를 받으며 진보정당 최초의 3선 중진 의원으로 국회에 재입성했다. 진보 정당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심 대표는 “정치인 심상정의 인생 절반은 실패”라고 평가했다. 언제나 양보해온 탓이다.


하지만 심 상임대표는 이번 대선에서의 완주를 자신하고 나선다. 그는 “양보는 보장된 패배다. 내가 역부족한 것이니 양보한 것이다”라면서도 “이번엔 양보하지 않겠다. 신호등이 없을 때는 양보할 필요가 없다. 위험하니깐.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나를 원한다. 내가 달리길 원한다. 심상정이 있어야 과감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선언했다.


심 상임대표는 노동을 자신의 타이틀을 놓고 이러한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우선 대선 공약과 관련해서는 ‘노동이 있는 헌법 개정’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의 말에는 노동이 없었다. 간혹 나오더라도 큰 의미를 갖지 못했다”면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에도 ‘노동자’는 없다. 노동은 ‘근로’로, 노동자는 ‘근로자’로 표현되어 있을 뿐이다”라며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차원에서 노동헌법 등 노동존중 사회를 앞당기겠다고 자신했다. 헌법과 관련해 그는 “헌법 전문에 ‘노동’과 ‘평등’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 그리고 전문을 포함해 헌법 조문 전체에서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바꿔야 한다. 노동권을 다루는 헌법 제32조와 제33조 등은 노동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이 헌법적 가치임을 분명히 하고, 여성노동과 노동3권은 변화된 시대상과 국제노동기준에 부합되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들부터 노동존중 문화를 보급하고, 확산시켜내겠다.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노동인권교육을 초중등 교육과정에 연간 10시간 이상 편성토록 하겠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소양을 습득하고, 노동자로서 권리를 체득하는데 정부가 발 벗고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심 상임대표의 대선 행보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노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연맹 정책협약식 참석,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면회, 중소상공인 공약발표, 용산 화재진압 부상 소방관 병문안 등을 통해 노동 중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양대노총 지지호소


우선 심 상임대표는 대선 예비후보 선관위등록을 마친 날의 첫 일정을 춘천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찾았다. 약 50여 분가 이뤄진 면회에서 심상정 후보는 한상균 위원장의 수감생활 안부를 묻고, 대선전망과 이후 노동정책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심 상임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가장 먼저 정상화돼야할 분야가 바로 노동”이라며 “국민들은 단순히 새누리 세력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교대는 진정한 촛불개혁이 아니라 여기시고 특히 노동이 중요하다”며 “박근혜 정부 이후 친노동 개혁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최근 발표하시는 정책과 공약들을 이 안에서 매일 보고 있다”며 “이번에 정권교체가 단순히 수구정당에서 보수정당으로 이동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두 당은 사이다와 콜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 상임대표가 “진보적 생각은 있지만 민주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샤이진보’ 시민들 중에 특히 노동자들이 많다”고 하자 한 위원장은 “각 당별 경선이 끝나면 심 대표님에게 다른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화답했다.


심 상임대표는 “한 위원장께서 부당하게 감옥에 계시기 때문에 정권 바뀌면 제일 먼저 나오실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하루빨리 감옥생활을 교대하셔야 한다”고 강조하고 건강을 당부했다. 한상균 위원장이 대선투표일까지 형이 확정되지 않고 미결수 신분이 유지되면 투표권이 있다고 하자 심 후보는 “제가 오늘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와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해 면회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심 상임대표는 지난 22일 한국노총 단위노조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심 상임대표는 “박근혜정권 들어서서 성과퇴출제니 쉬운 해고니 융단폭격 막아내느라 고생많으셨다”며 “이 박근혜정부에서 가장 고통 받고 고생 많이 하신 분들이 바로 여러분들이다. 여러분 손으로 박근혜대통령 끌어내렸으니까, 이제는 진실로 노동자를 위한 새날을 열어야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이서 “그런데 누구를 파트너로 하시겠냐, 이 대목에서 여러분 판단을 잘 하셔야 한다”면서 “ 평생을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서 여러분과 싸워온 사람, 25년간 노동운동하고 지금도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조합원인 사람 그리고 아까 대표자가 희망하셨듯이 성과퇴출제 확실하게 하고 노동절에 여러분과 함께 단상에서 두 손 치켜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사람 그리고 후보들 중에 노동 있는 민주주의, 친 노동 정권 수립을 주창하고 있는 진짜 뼛속 깊은 곳부터 노동자 후보 누구입니까”라며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다만 심 상임대표는 “문제는 말로만으로는 안 되는 정치다. 우리가 말만 듣고 믿을 수 있었다면, 박근혜대통령이야말로 바로 우리 정의당의 공약인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가지고 당선된 사람이다”라면서 “대한민국 대전환기에 60년간 홀대받은 우리 노동자들 이번 대통령 선거 쉽게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노총과의 만남에서 “민주정부, 보수정부 한반도 평화와 정치개혁에서는 노선차이가 뚜렷했습니다. 그러나 경제, 민생 정책, 노동정책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라며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 모든 정부는 친재벌 정부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지적했다.


심 상임대표는 양대 노총과의 만남에서 노동존중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노동자들로부터 먼저 지지를 받는 후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 23일 정의당은 심상정 상임대표의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노회찬 원내대표를 선대위위원장으로 임     ©한동인 기자

 

‘심부름 캠프’


정의당은 19대 대선에 맞춰 선거대책위원회를 빠르게 구성했다. 다만 심 상임대표는 선대위와 관련해 “우리는 큰 정당들과 다른 진보정당이다. 싸우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선측근이 좌지우지하고, 외부 인사를 마구잡이로 불러 모으는 캠프정치는 우리 정의당의 방식이 될 순 없다”며 차별성을 드러냈다. 그는 “선대위가 바로 ‘캠프 정의당’이다. 또한 외부 명망가가 아니라 철저히 당원의 힘과 의지로 선거를 치룰 것”이라면서 “정의당 정부 수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의당은 심 상임대표의 선대위 명칭을 ‘심부름캠프’로 정하고 “‘친노동 개혁정부’를 향한 심 후보의 비전을 뒷받침하고 대선 승리를 견인하는 데 그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30년 전 노동운동을 위해 구로공단으로 향했던 그 마음을 되새기며 심 상임대표는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과거 선거에서 이루어졌던 단일화의 아픈 과거를 딛고 진보정치의 대표주자로서 당당하게 완주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발했다.


정의당은 선대위 명칭을 ‘심부름 캠프’로 정함에 있어 “유권자가 ’심‘상정을 ’부르면‘ 심상정이 나타난다”눈 뜻이 있다. 또한 국민들의 심부름을 정의당과 심상정이 충실하게 해드리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의당의 선대위에 위원장은 노회찬 원내대표가 맡았다. 이에 정의당은 노회찬, 심상정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늘 그랬듯 노, 심의 결합은 신뢰와 감동을 보는 이들에게 안겨줬다”며 “노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심 상임대표를 충실히 뒷받침하여 후보의 잠재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도록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bbha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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