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먹거리 운동’ 이태호 교수의 자연치유 음식 이야기

“암세포 청소엔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가 좋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04/07 [11:43]

‘좋은 먹거리 운동’ 이태호 교수의 자연치유 음식 이야기

“암세포 청소엔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가 좋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7/04/07 [11:43]

방송에 출연해 효소는 설탕물이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분석화학자가 선한 양심으로 현대 먹거리의 진실에 관해 털어놓아 화제다그 주인공은 분석화학 박사로 국립대 교수이며토양농수산물공산품 등의 다양한 먹거리의 성분을 조사하는 한국분석기술연구소의 대표이기도 하다현재 충남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태초먹거리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이계호 교수는 2009년 사랑하는 딸을 암으로 품에서 잃고 암환우의 생활습관과 먹거리에 대해 연구·조사하여 3년간 국내외를 돌며 강연을 펼쳐 주목을 끌었다그는 건강한 먹거리와 착한 먹거리에 대한 정보와 일상에서의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해 <태초 먹거리-기본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편집자 주>


 

암으로 딸 잃은 후 암환자의 생활습관과 먹거리 연구·조사

전체식·균형식·거친 음식·여유식으로 바꿔야 건강회복유지

 

▲ 태초먹거리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이계호 교수와 착한 먹거리로 구성한 식단.    <사진출처=태초먹거리학교>

 

[주간현대=김혜연 기자] 이계호 교수가 충북 옥천군 양저리에서 태초먹거리학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뭘까. 이 교수는 그 계기를 두 편의 이야기로 소개한다.

 

“20062월 어느 추운 겨울날, 독일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 중이던 나는 한밤중 한국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그 후 나와 우리 가족의 모든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당시 전화 내용은 이랬다. 22살 딸의 가슴에서 작은 양성 혹이 발견되어 아주 간단한 수술을 마쳤는데 수술 후 조직 세포를 검사한 결과 암세포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나는 모든 학회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했고 그때부터 딸의 투병이 시작됐다.”

 

그날 이후 모든 암환우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의 시간이 이계호 교수의 가족에게도 찾아왔다고 한다.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하는 동안 온몸은 불덩이같았고 물조차도 토해낸 후 힘이 빠져있던 딸을 바라보던 그때의 심정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아픈 딸 위해 세상의 암정보 수집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딸의 고통을 마냥 지켜보던 이 교수는 세상에 있는 온갖 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 암에 특효라는 기능성 식품들이 넘쳐났고, 지인들로부터 암에 좋다는 음식, 상업용 제품, 방법까지 작은 것들도 놓치지 않고 추천받았다. 그중에는 악의를 갖고 상업적으로 암을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법이다. 아마 모든 암환우의 가족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이 교수는 이것이 바로 첫 번째 시행착오였다고 회고한다. 자신이 잡은 지푸라기가 특효약일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과 불안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친 채 근원을 알 수 없는 정보에 흔들리며 시간과 돈을 잃고 말았다는 것. 그리고 이 시행착오는 이 교수의 가족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대부분의 암환우와 그의 가족들에게서 되풀이되고 있다.

 

그렇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우리는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기뻐했다. 딸의 모습도 건강했던 예전의 모습과 똑같았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빠졌던 머리카락도 새로 나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다고 믿어버렸다.

 

평안을 되찾은 딸은 졸업을 해야겠다며 서울의 학교로 돌아갔고 또다시 밤을 새우고 과로를 하며 투병생활에서 잃은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1년 뒤, 딸은 그토록 원하던 학사모를 썼지만, 폐와 뇌, 온몸에 퍼진 암세포 때문에 다시 투병을 시작하게 됐다.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거치는 동안에는 암세포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를 비롯하여 정상세포도 많이 파괴되어 면역체계에 혼란이 온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이 교수가 두 번째로 겪은 시행착오였다. 무너진 면역력을 회복할 시간적·정신적 휴식기 없이 원래의 삶으로 돌아갔던 것. 암에는 분명 발병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제대로 찾지 않은 채 세상으로 들어가면 결과는 원점일 게 뻔하다. 지금도 역시 많은 환우가 완치되었다고 믿고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서 같은 오류를 범하며 원점으로 돌아오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연약해진 몸이 암을 앓기 이전의 건강한 몸으로 회복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했었을까? 그 질문이 이계호 교수로 하여금 견디지 못할 아픔과 죄책감을 느끼게 했고 그는 딸이 초기 암 판정을 받았을 때의 몇 배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과 다른 점이라면 이제는 정보를 스스로 연구하고 수집한다는 점이었다. 처음 발병 당시에는 그나마 유방암 초기라는 안도감이 있었는데, 재발 후에는 폐와 뇌를 비롯해 몸 수십 군데로 전이가 된 상태였기에 걱정과 염려뿐이었다. 이때부터 전 세계에서 암 치료로 유명하다는 병원과 참고 문헌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MD Anderson 병원, Mayo Clinic과 같은 유명한 암 치료 병원을 비롯하여 국내 병원 및 유럽 병원에서 암 치료 사례와 연구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평가하여 내 딸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울러 독일과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암 치료에 있어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 또는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에 대한 연구와 임상 사례가 매우 풍부했기에,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했다. 또 미국을 비롯하여 멕시코, 남미 등에서 사용되는 민간요법들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지구상에 그 무엇이라도 사랑하는 딸아이에게 적용될 방법이 있다고 꼭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마음이 급했다. 그래서 진짜 특효약, 완치 방법만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그런 처방은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기에 희망도 빛을 잃어갔다. 단지 시간이 흐르고 암에 대한 지식이 쌓일수록 흐려져 있던 그림이 퍼즐 맞추기를 하듯 한 조각씩 제자리로 끼어들어 가면서 암에 대한 발병과 치료에 대한 전체적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퍼즐이 맞춰질 때까지 이 교수의 딸은 기다리지 못했다. 유난히 하늘이 높고 파랗던 어느 가을날, ‘감사라는 말을 남긴 채 하늘로 떠났다.

 

▲ 태초먹거리학교에서는 올바른 먹거리만큼이나 걷기 운동도 중요시한다.    <사진출처=태초먹거리학교>

 

암의 예방이란 진정 불가능한가?

암에 대한 수없이 많은 자료를 찾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는 몇 가지 안타까운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 암치료 기술은 놀랍게 발전했다. 표적 치료제 개발 및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들이 개발되어 거대 제약회사들에 의해 상업화되었다. 또 암 부위를 수술하는 외과적인 기술과 암을 조기진단 하는 검사방법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그뿐만 아니라 암 전문 병원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암 치료 시설들이 현대화되었다. 또 어느 국가든지 암을 완치 또는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는 암 전문 의사들이 언론 또는 방송 등에서 엄청나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암환우 숫자는 줄기는커녕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일까? 왜 수많은 암 전문 병원에 환우는 많고 의사는 부족한가? 왜 암 전문 의사 한 명이 하루에 수십 명의 암환우를 진료해야 하는가? 그 짧은 시간과 기계적인 진료 가운데 암환우들의 운명이 과연 결정되어야만 하는가?

 

표준치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암환우들은 왜 병원의 꾸준한 관리 없이 그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하는가? 5, 10년 또는 미래에 암환우가 될지도 모를 젊은이들이 미리 그 고통을 피할 수는 없을까? 암의 예방이란 진정 불가능한 것인가? 암으로부터 나와 내 가족을 보호할 예방법은 진정 없는가?

 

2009년 가을, 사랑하는 딸을 가슴 깊은 곳에 묻은 후 이 교수는 딸이 남긴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남은 생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시작된 태초먹거리학교에서는 상업성과 편리성에 기대어 변질돼가는 현대 먹거리를 전체식(whole food), 균형식(balanced food), 거친 음식(wild food), 여유식(slow food)으로 바꾸어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태초먹거리학교가 처음 문을 열었던 초창기에는 수강생들이 주로 암환자들이었는데 현재는 절반가량이 일반인이라고 한다. 국내 최초로 좋은 먹거리가 무엇인지를 사회운동 차원에서 전파하고 있는 태초먹거리학교는 일일 프로그램과 숙박프로그램, 리더 양성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gracelot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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