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문재인 정부 여성 내각 3인방

임대현 기자 | 기사입력 2017/06/02 [10:55]

주목받는 문재인 정부 여성 내각 3인방

임대현 기자 | 입력 : 2017/06/02 [10:55]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여성 인사가 주목받고 있다인사 시스템을 기획할 초대 인사수석에 역대 첫 여성인 조현옥 수석을 임명했고, ‘금녀의 자리이자 국무위원 서열 4위인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또한남성 예비역 장성이 독식해온 국가보훈처장에는 국내 첫 여군 헬기 조종사 출신 피우진 예비역 중령을 임명했다연일 화제를 일으키는 문재인 정부의 여성 내각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국무위원 서열 4위에 처음으로 여성 외교부장관 내정

남성 예비역 장성이 독식한 국가보훈처장에 여성 임명

 

 

▲ 외무부장관에 내정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    <사진=김상문 기자>

 

[주간현대=임대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내각의 성 평등을 약속했다. 주요 공약 중 하나는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자연스레 문재인 정부의 여성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문 대통령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외교부장관의 자리는 이제껏 금녀(禁女)의 자리였다. 또한, 국무위원 서열 4위로 높은 자리기이기도 하다. 그런 외교부장관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유엔(UN)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강경화 후보자는 한국여성으로서 유엔기구의 최고위직에 진출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원어민에 가까운 뛰어난 영어실력과 세련된 매너로 다자외교 무대에서 주몯받아왔으며, 인도주의 분야 외교에도 강점이 있다.

 

강 후보자가 가진 또 하나의 특이한 이력은 비()외무고시 출신이란 점이다. 비외무고시 출신은 14년 전에 참여정부 시절 윤영관 전 장관이 있었다. 이 또한 파격적인 인사로 기록된다.

 

문 대통령도 이러한 점을 강조하며 강경화 후보자는 비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국장과 한국 여성 중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최고 여성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외교 전문가로, 내각 구성에서 성평등이란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강경화 후보자는 이화여고,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졸업 이후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력이 있다. 그의 아버지가 고() 강찬선 KBS 아나운서다.

 

이외에도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를 거쳐 1999년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으로 특채됐다. 당시 홍순영 외교부장관을 보좌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역하면서 외교가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2005년 국제기구국장이 될 때는 외교부에서 두 번째 여성국장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인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이 됐고, 2011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하는 등 유엔에서 줄곧 활동했다.

 

20134월부터는 재난 등 비상상황에 처한 회원국을 지원하는 유엔 산하기구인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을 맡았다. 강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중순부터는 구테흐스 당시 당선인의 유엔 사무 인수팀장으로 활동했고, 12월에는 정책특보로 임명됐다. 유엔에서 장기간 활약하며 코피 아난, 반기문, 구테흐스까지 유엔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들과 깊은 인연이 있다.

 

외교부장관에 임명된 이후 강경화 후보자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처음으로 마주쳤다. 강 후보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질문에 인도적 지원은 인간이 고통받는 데 대해 해야 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기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그것이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북관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외교부장관 내정 사실은 통보받은 시점에 대해 일주일 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현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현옥 인사수석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인사수석으로 조현옥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초방교수를 임명했다. 여성으로선 첫 인사수석으로 임명된 것이다. 유리천장을 깨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식이 나타나있는 인사였다.

 

조현옥 수석은 국책연구기관인 여성정책연구원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 시민단체를 거친 여성정책전문가인 데다 참여정부 시절 인사정책을 다룬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토대로 여성인재에 대한 과감한 발탁의지를 보인 인사로 평가된다.

 

조 수석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자문회의 위원을 거쳐 2006~2007년 청와대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임명에 대해 청와대는 여성운동, 청와대와 서울시에서의 행정 경험 등을 바탕으로,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인사 디자인을 실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여성 특유의 청렴함과 공정성 섬세함으로, 대통령이 강조하는 시스템 인사, 균형인사를 청와대 내각 공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갈 인사정책 책임자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조현옥 수석은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와 이대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루프레히트 카를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청와대 근무 이후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 교수를 지냈고,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직후인 201112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에 발탁돼 2015년까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조 수석은 박원순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선기간 문재인 캠프에 합류, 중앙선거대책본부 성평등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조현옥 수석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뿐 아니라 많은 곳서 인재 추천받는 게 원칙이라며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인재 추천을 받을 것임을 시사했다.

 

피우진 보훈처장

문재인 정부의 파격 인사는 국가보훈처에서도 이어졌다. 남성 예비역 장성들이 자리했던 국가보훈처장에 사상 첫 여정 처장을 앉힌 것이다. 그 주인공은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다.

 

국가보훈처 사상 첫 여성 처장에 임명된 피우진 예비역 중령은 여군 헬기 조종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뿐 아니라 길고 긴 법정투쟁 끝에 복무 중 장애를 얻은 군인들에 대한 부당한 전역조치 관행을 끊어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1979년 소위로 임관해 특전사 중대장을 지냈고, 이후 육군 항공병과로 자원해 고된 훈련을 거쳐 1981년 여성 헬기 조종사가 됐다. 육군항공학교 회전익 14기인 그는 여군 1호 헬기 조종사인 김복선 예비역 대위보다 7개월 늦은 1981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비행교육을 받았다.

 

2002년에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하다가 병마를 이겨냈지만,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 판정을 받고 200611월 강제 퇴역됐다. 국방부의 강제 퇴역 조치에 맞서 인사소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피 중령의 강제 퇴역 조치는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군의 지위 문제를 국민적인 관심사로 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결국 국방부는 소송에서 이긴 그녀의 손을 들어주고 20085월 복귀 명령을 내렸다. 이후 2009년까지 육군항공학교 교리발전처장을 지냈다. 강제 퇴역 조치 이후 여러 차례 소송을 통해 군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과정은 한 여성의 승리라는 차원을 넘어 복무 중 심신장애를 얻을 경우 원치 않은 전역을 해야 하는 우리 군의 관행에 쐐기를 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는 피우진 내정자에 대해 “2006년 유방암 수술 후 부당한 전역조치에 맞서 싸워 다시 군에 복귀함으로써 온 여성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국민의 마음을 모으지 못했다면서 온몸으로 나라 사랑의 의미를 보여준 신임 보훈처장의 임명으로 국가보훈처가 국민과 함께하는 보훈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둘째주 주간현대 124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