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를 괴롭혔던 ‘학사비리 논란’ 1년 만에 종결

임대현 기자 | 기사입력 2017/06/02 [10:58]

이대를 괴롭혔던 ‘학사비리 논란’ 1년 만에 종결

임대현 기자 | 입력 : 2017/06/02 [10:58]

이화여대를 시끄럽게 했던 이대 사태가 끝이 났다최순실씨의 날 정유라씨의 학사비리에 연루된 인물들은 대부분 기소돼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사건을 기소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또한학사비리에 연루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이대는 새롭게 총장을 선출했다김혜숙 신임 총장은 이대의 원래 모습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편집자 주>


 

이대 학생들, ‘미래라이프대학에 반대하며 농성 시작

특검팀, 최순실·최경희 징역 구형새로운 총장 선출

 

 

▲ 이화여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총장 사퇴 촉구 장외 집회 및 시위를 벌이던 때의 모습    ©이상호 기자

 

[주간현대=임대현 기자] 이화여대가 시끄러워진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비선 실세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학사비리가 터지기도 전이다. 이때 학생들은 이대가 추진하던 평생 교육 단과대학 일명 미래라이프대학계획을 철회하라는 농성을 시작했다.

 

당시 이화여대 본관 건물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은 40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성 학생들은 당시 최경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알려졌다.

 

당시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농성과 관련해 경찰 병력이 투입되면서, 본관 창문을 부수고 계단에 물을 부어 학생들이 미끄러지게 하는 등의 과잉진압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태는 장기화 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대는 자연스레 관심을 끌게 됐다. 그러면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대가 정부가 진행하는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에 선정되는 등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며 이를 지적한다. 일명 재정지원사업 싹쓸이 의혹이다.

 

이대는 사립대 중 유일하게 박근혜 정부 들어 신설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6개에 모두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설된 재정지원사업은 대학특성화 사업(CK사업), 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프라임사업), 대학 인문역량강화 사업(코어사업), 여성 공학인재 양성 사업,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고교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에이스 사업)이다. 그러나 전체 사립대 중 44.2%72개 학교는 단 한 개의 사업에도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종환 의원은 전체 사립대학의 절반에 달하는 대학들이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교육부 주요 재정지원 사업을 하나도 지원받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이화여대는 최다선정의 기록을 세웠음에도 졸속 사업추진으로 대학이 자진해서 사업철회를 요구하는 유례없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정유라 학사비리

박근혜 정부와 유독 인연이 깊었던 것은 정유라씨의 학사비리가 터지면서 자연스레 설명이 됐다. 학생들은 더욱 분노했고, 학내에서 벌어졌던 시위는 졸업생들까지 합쳐지면서 거대해졌다. 학생들은 학사비리의 진실까지 요구했다.

 

사태가 커지자, 최경희 전 총장은 사퇴했다. 그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으로 시작된 사태로 인해 구성원들이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각종 의혹과 관련해서는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학사비리에 연루된 이대 교수들은 국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주된 인물은 최경희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 등이었다.

 

최 전 총장은 청문회에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총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학교에서 엄격한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에 한두 번 부적절한 언사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부분(특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경희 전 총장은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입학 전에는 없었고, 2015년 학교를 잠시 방문해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최씨가 학점을 잘 주지 않는 교수에게 교수 같지도 않다고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최씨는 학교에 학사 의논을 하러 왔다가 잠시 인사를 한 것이다.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잠시 만났다고 답했다.

 

남 전 처장 역시 최 전 총장이 정씨를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정씨가 면접장에서 금메달을 보여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면접장 안 상황이라 확실히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정씨의 지원 사실을 김 전 학장에게 들었다면서 그 뒤에 인터넷을 검색해 정윤회씨의 딸 이름이 정유연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경숙 전 학장은 학점특혜 의혹에 대해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고만 답했다. 모두가 학사비리를 부정하고 있을 때, 청문회에 출석해 이를 지켜보던 당시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는 이대의 일원으로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대의 입시관리체계나 학사관리체계의 부정이 아닌 인간의 실패로 보고 있다. 권한을 가진 소수의 사람에 의해, 의도를 가진 분들에 의해 일어난 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특위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학사비리 사건은 특검에 넘어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학사비리에 연루된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면서 수사를 시작했다. 특검 사무실에는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학사비리에 연루된 인물들이 소환되며 수사가 이루어졌다.

 

특검은 최순실씨 등을 이대 학사비리 혐의로 기소했고, 사건은 1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531일 최씨는 학사비리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국정농단 사태로 최씨가 재판받는 사건 중 구형 절차까지 마무리된 건 이 사건이 처음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심리로 열린 학사비리 사건 재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최순실씨와 공범으로 기소된 최경희 전 총장에게는 징역 5년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은 일부 비뚤어진 학부모의 자녀 사랑에서 비롯된 통상의 입시비리 사건이 아니라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정유라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비선 실세와 그 위세를 통해 영달을 꾀하고자 한 교육자들의 교육 농단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학사비리의 실체는 정유라에게 학사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비상적적인 불법 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회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사회의 공평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딸 정씨, 최 전 총장 등 이대 관계자들과 공모해 정씨를 이대에 입학시키고, 학점 특혜를 받는 과정에서 이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됐다. 그러나 최씨는 여전히 범행에 대해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평화 되찾은 이대

최경희 전 총장이 구형을 받던 날, 후임자로 김혜숙 신임 총장이 취임했다. 그는 최 전 총장의 퇴출을 주도한 교수이기도 하다. 김 총장은 이화여대 131년 역사상 최초의 직선제 총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기쁜 마음보다 상당히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지난해 여름부터 지나온 과정 안에서 저에 대한 어떤 신뢰와 기대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구성원들 뜻을 모아서 여러 가지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 있듯이 이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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