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사람잡는 장시간 노동, 죽음의 행렬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7/09/12 [13:10]

▲ 노동자 본인은 물론 시민안전까지 위협하는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30여개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 성혜미 기자

 

전문가 구성의 <과로사 예방센터> 오는 10월 발족 예정

과로사, 과로자살, 사고 등에 대한 법률, 의학상담 지원

노동시간 특례 59조 특례조항 부분 축소 아닌 완전 폐지

노동시간 양극화 해소 위해 공휴일 유급 휴일 법제화 추진

 

[주간현대=성혜미 기자]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50대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 사회의 '장시간 노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노동계는 시민사회단체와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과로사예방센터, 노동건강연대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2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족식을 가졌다.


공대위는 발족 선언문을 통해 "장시간 노동은 결국 과로사와 과로자살로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월화수목금금금 노동을 강요당하면서 매년 산재로 인정받은 과로사망 노동자만 310명에 달하고 자살 중 노동자 비율이 35%를 넘나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 16시간 이상을 일하는 버스뿐만 아니라 실 노동시간이 가장 긴 1인1차제 택시는 교통사고율이 68.9%에 달하고, 병원 종사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은 의료사고로 빈번이 이어지고 있다"며 "오로지 기업의 이윤을 위한 장시간 노동은 결국 시민의 생명과 안전도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과로사, 과로자살 등 장시간 업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조사하고, <과로사 예방센터>를 중심으로 법률과 의학상담을 지원한다.


노동시간 단축과 법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장시간 노동을 법적으로 가능하게 한 '근로기준법 59조 완전 폐기'와 노동시간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공휴일 유급휴일 법제화'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과로사, 과로자살이 많은 기업은 '살인기업'으로 선정, 개선을 촉구하고 업종별, 기관별 정책연구도 진행한다.


이날 공대위 공동대표로 선출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근로기준법 59조는 무한노동을 강요하게 하는 법"이라며 "노동자 투쟁의 역사가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였다. 하지만 54년 동안 노동을 무한 착취할 수 있는 법이 현존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우리 사회가 장시간 노동을 상시화해왔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한인임 과로사예방센터 사무국장도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이 매년 300여명이 과로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며 "최근 통계에 따르면 약 70명 정도가 과로로 추정되는 정신질환으로 산재승인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이 지경까지 됐을까. 근로기준법 내용들이 죽도록 일할 수 있는, 전혀 보호장치가 없는 여러가지 독소조항이 수십년간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죽음의 행렬을 가만히 둘 수 없다. 한국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대표는 "과로는 심장질환, 뇌졸증 같은 뇌혈관질환으로 사망 위험을 높이지만 본인이 사망하지 않더라도 사고위험을 증가시킨다"며 "공공서비스 종사자의 과로는 시민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밖에도 과로는 인간의 건강을 갉아먹는 중요한 질병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며 "공대위를 통해 장시간 노동 뿐만 아니라 비표준시간, 특히 불규칙한 노동, 야간근무 등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과로사 요인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주간현대와의 통화에서 공대위의 단기 과제는 "근로기준법 59조 완전폐지"라며 "현재 국회에서 특례업종 개수가 기존 26개에서 10개로 줄이기로 가협의 됐지만 여전히 택시, 화물, 보건업 등은 특례업종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업무로 인한 피해가 시민안전에 위협을 가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일례로 항공 운전을 돕는 정비 노동자들의 경우 업무시간 관련 규정이 없다. 15시간 일하고, 3박 4일 내리 일할 때도 있다. 다음 업무를 시작하기 까지 평균 5~7시간 밖에 쉬지 못한다"고 말했다.


보건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력충원도 없이 12시간 맞교대를 하는 현실에서는 환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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