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암 전문의사의 고백

“암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암치료가 무섭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2/02 [17:04]

일본 최고 암 전문의사의 고백

“암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암치료가 무섭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2/02 [17:04]

누구나 의사로부터 암 진단을 받으면 세상이 끝장 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진다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친지들은 앞으로 얼마나 살게 될까?”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엄습하는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이 때 담당 의사가 내리는 시한부 3개월(더 길게 말할 수 있지만 1년을 넘지 않는다)’ 선고는 환자의 불안 수치를 최상으로 끌어 올린다의사는 이어 치료하면 몇 년을 더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믿겠습니다를 외치며 의사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편집자주>


시한부 3개월선고는 환자 겁 주고 의도하는 치료 몰기 위한 수단

수술 자제+항암제 최소화삶의 질 높이는 암 치료법 패러다임 절실

  

▲ 일본 최고 암 전문의 곤도 마코토 박사는 암이라는 병은 노화현상의 하나이기 때문에 환자에게는 얼마나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삼성서울병원의 간암 고주파 열치료 시술 장면. 기사 속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삼성서울병원

 

[주간현대=김혜연 기자] 의사로부터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이후 간이나 폐, 식도의 상당 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 정상인으로서의 삶을 잃게 된다. 여기에 깡마른 몰골에 온갖 통증에 시달리고 구토까지 해가며 독약이나 다름없는 항암제 치료를 받다 보면 살아도 살아 있는 목숨이 아니다. 물론 항암치료를 견디지 못해(더 오래 살 수 있는데) 숨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30여 년 동안 일본 게이오대학병원 방사선과에서 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곤도 마코토 박사는 <시한부 3개월>(영림카디널>이란 책에서 병원 의사들이 흔히 시행하는 암 치료법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의료는 종교나 교육과 마찬가지로 공포산업이며 불안산업이라면서 의사들의 시한부 3개월선고도 환자를 겁에 질리게 해 의도하는 치료로 몰아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되도록 수술을 자제하고 항암제 치료를 최소화해 환자의 삶의 질을 살려가며 수명을 연장하는 식으로 암 치료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곤도 마코토 박사는 특히 암이라는 병 역시 노화현상의 하나이기 때문에 환자에게는 얼마나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른바 암환자의 웰 다잉(Well dying)에 환자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 암 치료의 방식이나 절차도 거기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암은 무조건 수술부터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암을 방치하면 점점 더 커져서 전신으로 전이되고, 심각한 통증에 신음하다 죽음에 이른다는 고정관념이 널리 퍼져 있어 암 진단을 받으면 빨리 절제수술을 해야 한다며 조급해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곤도 마코토 박사는 암은 그 자체가 독소를 내보내거나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 아니고, 암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폐, 식도, , 뇌 등의 중요 장기에서 응어리가 커져서 장기나 기관을 막아, 호흡 등 생명 활동에 지장이 생겼을 때라서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로 몸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면 마지막까지 비교적 정신이 또렷하고, 통증도 조절할 수 있고, 몸도 의외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다면 무리한 치료가 오히려 환자의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곤도 마코토 박사는 지금까지 암을 치료하지 않고 생활하는 150명 이상의 환자를 최장 23년에 걸쳐 진료하고 있다고 한다. 암의 종류나 진행상태도 다양한 이 환자들 중에서 자각증상이 없는 환자는 환자가 원하는 대로 경과만을 관찰하고,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완화치료만을 하는 과정에서 곤도 마코토 박사는 고통 등의 증상이 없는 한 암은 치료하지 않고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 가장 평온하게 장수하며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의사가 시한부 기간 짧게 말하는 이유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환자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그 기간 안에 죽게 된다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곤도 마코토 박사는 시한부 수명은 평균치가 아니라 그 집단의 절반인 50%의 환자가 사망하기까지 걸리는 생존기간 중앙치이며 실제로 그 기간은 1년 전후로 훨씬 빨리 사망하는 환자도,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도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암 환자에게 시한부 기간을 3~6개월로 짧게 말하는 이유는 환자가 예상보다 빨리 사망했을 경우 환자의 가족에게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최악을 상황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며, 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따라서 시한부 진단을 받으면 대다수의 사람이 얼마나 살 수 있을까에 정신을 빼앗겨서 어떤 상태로 살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 후의 부작용이나 후유증까지 생각하여 어떤 치료법을 선택할 것인지를 차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모든 치료를 전적으로 의사에게 맡기게 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는 암은 생명을 빼앗지 않는다

조기 암을 방치하면 점점 커지다가 진행 암이 되고, 다른 장기로 전이해서 말기 암이 되어, 결국 환자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기존의 암 일원론이 옳다면 가능하면 빨리 암을 발견해서 크게 잘라낼수록 전이를 확실하게 막을 수 있어 전이율은 낮아지고 생존율이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곤도 마코토 박사는 확대수술을 해도 작은 범위를 잘라낸 경우와 비교해서 전이율이나 생존율에 의미 있는 차이는 보이지 않으며 조기 암이라도 거의 진행되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발병할 때부터 이미 전이를 일으키는 진짜 암과 그렇지 않은 유사암을 구별하여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곤도 마코토 박사는 항암제가 맹독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항암제로 고칠 수 있는 성인 암은 급성백혈병, 악성림프종, 고환암, 자궁융모암 등 4가지로 전체의 약 10% 정도이며, 나머지 90%의 암인 위암, 폐암, 유방암 등의 덩어리를 만드는 고형암에 대해서는 항암제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임상자료도 없고, 고통스러운 부작용과 수명을 단축시키는 작용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항암제가 남용되는 원인 중 하나는 값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병원의 수입이 늘고, 제약회사도 돈을 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학은 과학이지만 치료법을 결정하는 동기의 상당 부분이 수익에 치중되어 있다. 항암제 개발과 판매로 돈을 버는 제약회사, 그 제약회사로부터 많은 액수의 기부금 등을 받아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학회 간부, 그 가이드라인을 통째로 암기해서 전문의 자격시험을 통과하는 암 전문의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를 하지 않으면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치료 역시 맹목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 노화와 공생하는 삶 필요 

 

곤도 마코토 박사에 따르면 진행기 폐암에 대한 항암제 치료 개시 후의 생존기간 그래프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어떤 항암제를 쓰더라도 생존곡선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의사들이 자주 하는 항암제가 효과가 있다는 말은 단지 암 덩어리가 일시적으로 작아졌다는 의미이며, 반드시 되살아나서 다시 커진다고 한다.

 

현대의학으로 발견할 수 있는 조기암은 직경이 1센티미터 전후의 크기로 자란 노인단계의 암으로 이것이 진짜 암이라면 암 줄기세포가 태어난 순간에 전이되어 마지막에는 환자의 생명을 빼앗는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최신 장비로 조기발견을 해도 이미 전이된 후이기 때문에 암을 성급하게 잘라 내거나, 항암제로 자극해보았자 환자에게 이로운 점이 없다고 한다.

 

세포의 유전자에 상처가 나고, 그것이 쌓여서 몸 여기저기에서 질환을 일으키는 육체의 변화가 노화이고, 암도 역시 노화현상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라고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곤도 마코토 박사는 평범한 일상과 하루하루가 기적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를 감사히 여기며 살기를 당부하고 있다.

 

전신으로 전이된 암이 사라질 확률은 10만 명 중에서 한두 명. 나도 아직까지 진행암이라는 죽음의 늪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진행암을 안고 10년을 넘게 산 환자는 많이 알고 있다. 우리 모두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자. 태풍의 밤에도 결코 희망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gracelot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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