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베트남·인도 글로벌 행보 막후

베트남에선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 공식화…인도에선 첫 스판덱스 공장 건립 합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2/20 [17:36]

조현준 효성 회장 베트남·인도 글로벌 행보 막후

베트남에선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 공식화…인도에선 첫 스판덱스 공장 건립 합의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2/20 [17:36]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2월 들어 베트남과 인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이들 지역에서 글로벌 광폭 행보를 펼쳐 주목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월8일(현지 시간) 베트남을 섬유·산업자재·화학·중공업 등 핵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열흘 뒤인 2월18일에는 인도로 건너가 처음으로 스판덱스(합성섬유)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조현준 회장은 지난 2월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 사진제공=효성

 

◆조현준 회장, 베트남 푹 총리 만난 까닭
효성그룹 측은 조현준 회장이 지난 2월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2월11일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전 세계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효성은 베트남 북부와 중부, 남부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최대 투자 회사이며, 효성 베트남은 글로벌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라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세계 1위의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뿐만 아니라 화학 중공업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회장은 “최근 열린 23세 이하 아시안축구연맹 챔피언십 대회에서 베트남이 결승까지 오르며 선전한 것은 베트남과 한국의 성공적인 협력의 상징”이라며, “효성과 베트남도 긴밀히 협력해서 효성이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베트남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효성은 지난 2007년부터 호치민시 인근의 연짝 공단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약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연짝 공단 내 한국 기업으로는 최대 투자 기업으로, 축구장 90개 이상 크기인 약 120만m2 규모의 부지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전동기 등 핵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지 채용인 규모도 7000명을 넘어섰다.


효성 베트남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일관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등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왔으며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설 이듬해인 2008년부터 10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2014년부터는 매출 1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2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 조 회장은 폴리프로필렌·전동기 등 화학과 중공업 부문에 대한 투자도 조속히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며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효성은 지난해부터는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총 13억 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DH) 시설, LPG 가스 저장탱크 건립 등에 대한 투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중부 꽝남성에 추가 생산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효성 베트남은 전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전 사업부문의 제품을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복합 생산 기지를 구축하게 된다.


효성은 베트남 투자 확대로 국내 생산기지의 수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해 30만 톤 규모의 증설을 완료한 용연 프로필렌 공장을 고부가가치 제품인 파이프용 PP 생산공장으로 전환하고, 베트남에 신설하는 프로필렌 공장을 일반 제품 공장으로 이원화함으로써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 등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전동기도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베트남에서 반제품을 만들고 국내 창원공장으로 들여와 완제품으로 제조한 뒤 해외로 수출함으로써 국내 공장의 생산성도 높이고 수출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조 회장은 푹 총리와 베트남 인프라 사업 수주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베트남은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전력, 도로, 항만, 도시개발 등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조 회장은 송전과 건설 부문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효성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 인프라 사업에서도 성공을 자신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기술 이전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베트남이 초고압 변압기 부문에서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푹 총리는 효성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효성이 베트남 국영 변압기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화답했다. 또한, 조현준 회장이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한국투자포럼을 열 것을 제안하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ESS, ATM, 전자결제, 핀테크 등 IT 사업 추진도 논의했다. 조 회장은 기존 제조 공정에 빅데이터와 같은 IT 기술을 결합하는 등 제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베트남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IT 사업들도 활발히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스마트팩토리·신재생에너지· 금융자동화기기·전자결제 사업 등 국내 최고 기술을 보유해 온 효성의 사업 확대 기회도 마련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6년 푹 총리를 만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만남으로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조 회장은 인건비 상승과 규제 강화로 중국 공장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추세에 대비해야 한다며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 조현준 회장은 2월18일(현지 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2019년까지 마하라슈트라주(州) 아우랑가바드시(市)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 사진출처=효성

 

◆인도 총리 만나 스판덱스 공장 건립 합의
조 회장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등 광폭 행보는 열흘 간격을 두고 인도로 이어진다. 조 회장이 지난 2월18일(현지 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2019년까지 마하라슈트라주(州) 아우랑가바드시(市)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조 회장은 모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효성은 2007년 뉴델리에 사업을 진출시켰다"며 "2016년부터는 푸네 지역에 초고압 차단기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으며 인도에서 연 3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현지 사업을 소개했다.

 

조 회장은 "인도는 세계 최대 섬유 시장 중 하나로 소비 시장 규모가 괄목할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효성이 신설 공장을 세우게 된 만큼 앞으로도 효성과 인도 경제가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모디 총리는 "한국은 인도의 고도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효성의 투자로 인도의 미래 경쟁력과 산업 기반이 확고하게 다져지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인도는 효성 공장 신설이 제직, 편직, 염가공, 봉제 등 유관 사업을 발전시키면서 인근 지역의 우수 인재 채용 등 고용 확대로 이어지리라고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이날 산업용 섬유, 중공업, 금융자동화기기 등 다른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 등 효성 신사업의 시장 진입을 위해 애로사항을 건의하고 규제 완화 등 정부 지원도 요청했다.

 

특히 중공업 부문에서는 인도 국영송전공사(PGCIL)의 입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친환경 송전시스템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과 모디 총리는 이날 ‘마그네틱 마하라슈트라 컨버전스 2018 전시회’에도 참석했다.

 

이날 전시회는 마하라슈트라 주 정부가 인도 경제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다.

 

조 회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효성은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발을 내디디고 있는 인도에서 미래를 찾고 인도인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회장은 개막식에 참석한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 릴라이언스그룹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 등과도 만나 환담을 나눴다.


한편, 조 회장은 핵심거점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회장 취임 이후, 베트남 외에는 2017년 7월 중국 허베이성 취저우시의 당서기를 만나 효성의 스판덱스 사업 확대에 대해 논의했고, 10월에는 중국 상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섬유 전시회인 ‘인터텍스타일 2017’을 직접 찾아 고객사의 목소리를 듣는 등 글로벌 경영을 강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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