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알짜 계열사마저 다스에 넘기려 했나?

참여연대, 현대엠시트를 다스에 넘기려 한 정황 담긴 계약서 공익제보로 입수해 공개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3/13 [17:56]

▲ 현대자동차그룹이 760만 달러의 다스 소송 비용을 대납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알짜 계열사마저 다스에 넘기려 한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그룹보다 많은 760만 달러의 다스 소송 비용을 대납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알짜 계열사마저 다스에 넘기려 한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참여연대는 3월12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자회사인 현대다이모스가 지난 2009년 차량 시트 등 부품을 만드는 계열회사인 현대엠시트를 다스 측에 넘기려 한 문서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김경율 회계사)는 이날 현대차그룹이 2009년 자사의 알짜 계열회사인 현대엠시트를 다스에 넘기려 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계약서를 익명의 공익제보자로부터 입수해 공개했다.


참여연대가 공개한 계약서에는 매도인 명의와 매도인 직인 및 간인까지 찍혀 있으며, 매수인인 다스(정확히는 다스가 매수해 새로 설립하려고 했던 ‘뉴엠시트’) 측의 날인만 받으면 되는 양해각서 최종본이라는 점에서 해당 계열사를 넘기는 사실상의 백지 계약서다.


참여연대는 “익명의 공익제보자에 따르면 이 계약서의 최종 서명 직전 단계에서 다스가 더 파격적인 특혜를 요구하면서 해당 계약이 무산되었다고 한다”면서 “특히, 이 논의가 진행되던 시점은 2008년 8월15일 정몽구 회장이 특별사면과 복권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로, 다스가 현대차그룹의 물량 몰아주기 지원을 받아 급성장하던 시기와도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이 총수의 사면·복권과 재벌 대기업에 대한 비정상적인 특혜나 비호를 바라고 다스에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혹 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


이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해당 자료가 현대차그룹과 다스, 그리고 MB의 음습한 거래 관계와 뇌물제공 의혹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정황과 사례라고 판단한다”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검찰은 2018년 3월14일 MB에 대한 대면조사 실시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다스와 MB에 대한 현대엠시트 회사 뇌물 제공 시도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구 회장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지 73일 만인, 2008년 8월15일 MB에 의해 특별사면·복권된 바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익명의 공익제보자 증언과 지역 언론인들에 의하면, MB가 정몽구를 사면해주면서 다스의 실소유주로서 현대차 시트사업부를 통째로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현대차 부품 계열사 현대다이모스의 자회사로 차량 시트를 생산하는 현대엠시트를 요구, 현대다이모스 측이 간인까지 다 찍은 백지 계약서(양해각서)를 다스 측에 보냈다는 것.


참여연대는 “하지만 MB가 현대엠시트를 무상으로 넘겨받으려 해서 협상이 틀어졌다고 한다. 현대엠시트 무상 인수가 틀어진 대신, 다스 측은 현대차로부터 많은 물량을 받게 되었지만, 물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공장 증설이 빨리 이뤄지지 않자, 해당 부지에 구거가 있어 농업시설 외에는 허가가 나지 않아 현대중공업도 공장을 짓지 못했던 부지를 이상은 회장 등에게 매각해, 현재의 다스 2공장, 3공장, 경주 연구동이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이에 농업시설 이외에는 허가가 나지 않던 부지에 다스가 공장 부지나 연구동으로 불법, 무허가 증설을 했고, 이후 건축허가와 준공허가를 받을 때 기재부와 지자체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 참여연대가 공개한 양해각서는 현대다이모스 측의 직인이 찍혀 있고, 2009년 당시 이춘남 대표이사 사인이 들어 있는 사실상의 최종본. 참여연대는 “비록 최종 성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현대차 그룹과 다스, 그리고 MB의 ‘문제 많은’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양해각서를 보면, 매도인인 갑(현대다이모스 측)이 매수인인 을(다스 측)을 위해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을의 원활한 회사 인수를 위한 절차를 친절하게 안내하며 양해각서를 모두 작성해서 매도인 측의 직인 및 간인까지 다 찍어놓고 매수인 정보와 직인 등의 부분만 남겨놓았다는 게 참여연대의 전언.


특히 매도하는 회사가 거의 100% 내부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매년 안정적으로 누리고 있는 현대엠시트(현대차의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의 자회사)라는 점에 주목한다.


참여연대는 “현대차나 현대다이모스가 현대엠시트와 같은 알짜배기, 실속 있는 자회사를 총수 일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개 납품업체(1차 벤더 중 한 곳)에 불과한 다스에 넘기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MB라고 전제할 때 비로소 납득 가능하며 현대차그룹이 MB가 실소유주인 다스에게 큰 특혜와 사실상의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혹 말고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편 참여연대는 3월13일 1차 하청업체 불공정 행위 대책과 관련한 질의서를 현대차그룹에 발송했다.


이 단체는 특히 “다스 관련 검찰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다스 협력업체 에스엠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전형적인 하도급법 위반 불공정 거래행위”라고 지적하면서 “현대차그룹 1차 하청업체인 다스가 2차 하청업체이자 MB의 아들 이시형의 회사인 에스엠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3차 하청업체들은 하도급 대금 부당결정, 기술·기업 탈취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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