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위 ‘화음’ 맞추기…김기식 사퇴로 '처음이자 마지막'

제2금융권 압박, 시작도 전에 김기식 낙마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4/16 [20:38]

16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저축은행 CEO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김 원장은 이 자리에서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에 대해 “대부업과 다를게 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궤를 같이 하듯, 같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관리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대응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가 대응방안을 내놓고, 금융감독원이 관리를 하는 ‘팀플레이’가 펼쳐진 것이다.


 

▲ 2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취임사부터 금감원의 정체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지난 2일,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으로,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는 다소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김 원장이 취임사에서 “금감원의 정체성을 확보하겠다. 본영의 역할에 집중 해 권위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기존 금감원의 위치가 금융위의 하위기관처럼 여겨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에 언론들은 ‘현 정부 실세인 김 원장이 현행 금융당국 체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금융위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 김 원장은 취임 바로 다음날인 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만나 1시간가량의 상견례를 가졌다.     © 주간현대

 

‘우리는 한 팀’

이를 인식한 듯, 김 원장은 취임 바로 다음날인 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만나 1시간가량의 상견례를 가졌다.

 

면담 후 만들어진 기자회견에서 김 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한 팀이기 때문에 서로 잘 해가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날 면담에서 두 원장은 단순한 인사차원을 넘어 금융권 채용비리와 기업 구조조정 등 다양한 현안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 현안 중에는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양 기관이 공조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소비자 보호 강화’는 물론 두 원장이 다룬 현안들은 결국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같은 방향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김 원장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논란이 됐다. 낙마설까지 나오면서 이제야 안정을 찾는가 싶었던, 금융당국은 다시 휘청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논란에 대해 김 원장의 태도는 단순했다. 그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해야할 일은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지난 10일에는 증권사 업계, 이어 13일에는 자산운용사 업계와 만남을 가졌다. 논란에도 금감원장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 16일 김기식 금감원장은 저축은행 CEO들과 만남을 가지고 행보를 이어갔다.   ©김상문 기자

 

처음 맞춘 호흡

16일 앞선 행보에 이어 김 원장은 저축은행 CEO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날 김 원장은 저축은행중앙회에서 SBI‧OK‧웰컴 등 자산규모 상위 10개의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날 간담회에서 김 원장은 저축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장은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는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업체와 비교해 볼 때 조달금리가 절반 수준인데 대출금리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비난뿐 아니라, 대규모 저축은행 구조조정 시기에 국민이 조성한 공적자금을 27조원이나 투입해 저축은행을 살렸는데 고금리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대율 규제를 도입해 고금리 대출이 과도하거나 기업 대출이 부진한 저축은행에 대해 대출 영업을 일정 부분 제한하겠다”며 고금리 저축은행 대출에 대한 고강도 규제 계획 시행 의지를 밝혔다.

 

금융위도 제2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을 억제함으로써 금감위와 호흡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위는 각 업권별 협회장이 참석한 ‘전 금융권 가계부채관리간담회’를 열고 기존 은행권에서 지난달부터 도입한 DSR을 제2금융권에도 적용했다.

 

DSR이란 주택담보 대출 이외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대출을 여러 번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로워지게 된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대출에 규제가 생김으로서 팔 수 있는 대출 상품들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금감원이 압박을 하고, 금융위가 법으로 규제하는 팀플레이가 맞아들어간 셈이다.

 

▲ 김 원장은 중앙선관위의 결정에 따라 곧바로 사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원장이 꿈꾸던 금감원은 2주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 김상문 기자


처음이자 마지막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 원장에게 하나라도 위법을 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장도 일단은 현장행보에 나서며, ‘중앙 선관위의 발표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16일 저녁 중앙선관위는 김 원장의 이른바 '5천만원 셀프 후원' 의혹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도 이에 따라 곧바로 사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원장이 꿈꾸던 금감원은 2주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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