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발상지와 대통령 생가터, 구국과 무슨상관?

정창오 기자 | 기사입력 2013/03/06 [16:56]

삼성 발상지와 대통령 생가터, 구국과 무슨상관?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3/03/06 [16:56]
대구관광코스로 개발 예정인 구국의 길. © 정창오 기자

대구시가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 등 시가지 곳곳에 흩어진 구국(救國)의 흔적을 연계한 ‘구국의 길’ 관광코스를 개발해 내년 초부터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생가터와 삼성그룹의 발원지인 삼성상회 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시는 중구청과 협의해 동인동 국채보상기념공원과 박근혜 대통령 생가, 2·28민주운동기념회관 등을 잇는 관광투어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주제는 ‘나라사랑’, 거리 명칭은 ‘구국의 길’(가칭)이다.

코스는 중구 삼성상회 터(인교동)∼국채보상운동 발상지(옛 광문사·서야동)∼박근혜 대통령 생가터(삼덕동)∼2·28민주운동기념회관(남산동)∼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동인동)을 잇는 3.5㎞ 구간이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났던 생가터가 왜 ‘구국’의 범주에 들어가느냐다. 박 대통령은 갓 임기를 시작한 살아 있는 권력이기 때문에 김범일 대구시장의 ‘아부’라는 지적이다.

특히 2·28민주운동은 4.19혁명의 시작이었고 그 4.19혁명을 군사쿠데타로 뒤집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이란 점에서 2.28기념관과 박 대통령의 생가터를 함께 구국의 길로 묶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의 발원지인 삼성상회 터를 ‘구국의 길’ 코스에 포함시키는 것도 논란이다. 개인이 굴지의 재벌로 성장한 것을 굳이 폄하할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재벌의 성정과정을 ‘구국’이란 성스러운 발자국으로 추앙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대통령 등 대구와 연관이 있는 전직 대통령의 생가와 방문지 등도 모두 ‘구국의 길’에 포함시키라”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아부이자 삼성에 저자세인 대구시의 태도가 기가 막힌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구시가 현직 대통령과 재벌을 ‘구국의 길’에 포함시킨 것은 코미디”라며 “상생의 정치를 주장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지역 기여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삼성에게도 역작용을 불어오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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