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떻게 브릿팝의 전설이 됐나…‘잉글랜드 이즈 마인’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천재, ‘모리세이’의 성장 다뤄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7/02 [11:41]

그는 어떻게 브릿팝의 전설이 됐나…‘잉글랜드 이즈 마인’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천재, ‘모리세이’의 성장 다뤄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07/02 [11:41]

1982년부터 1987년까지 활동안 ‘더 스미스’(The smiths)는 리드 보컬인 ‘모리세이’, 기타리스트 ‘조니 마’를 중심으로 구성된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밴드다. ‘더 스미스’의 곡들은 삶의 아이러니를 명료한 선율과 문학적인 가사로 표현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작사를 맡은 ‘모리세이’는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특히, 작가 오스카 와일드와 예이츠에게 영향을 받은 섬세하고 시적인 가사를 썼다는 평도 받았다. 80년대 짧은 기간 활동했지만 ‘더 스미스’의 곡들은 <500일의 썸머>,<클로저>,<월플라워> 등의 영화에서 사운드트랙으로 사용되며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 영화 <잉글랜드 이즈 마인>의 포스터     <사진 제공 = 싸이더스>


7월 5일 개봉하는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라디오헤드, 오아시스, 블러 등 세계적인 뮤지션의 음악적 스승이자 브릿팝과 인디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영국 밴드 ‘더 스미스’의 탄생 스토리가 담긴 영화다.

영화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밴드 ‘더 스미스’의 보컬 모리세이가 보낸 평범한 청년시절 모습을 보여준다. 전설적인 뮤지션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의 모습까지 담아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장드라마로서의 여운도 선사한다.

 

‘더 스미스’, 맨체스터 사운드의 대표 주자

영국 맨체스터는 ‘더 스미스’, ‘오아시스’, ‘스톤 로지스’, ‘뉴 오더’ 등 영국을 대표하는 동시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뮤지션들을 배출한 곳이다. 맨체스터를 중심으로 형성된 새로운 음악적인 움직임과 경향을 ‘맨체스터 사운드’라고 부르는데 '시부야 케이', '뉴올리언스 재즈' 등과 같이 특정 지역의 음악 스타일이 하나의 장르가 된 경우다. 

 

이 같은 맨체스터 사운드의 대표 주자이자 브릿팝의 전설인 ‘더 스미스’의 탄생 비화를 담은 영화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1980년대 영국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한다. ‘모리세이’가 살던 동네에서 자랐던 마크 길 감독은 또 다른 맨체스터의 공기를 영화에 녹여낸다.

 

영화는 도시가 가진 시대적 복고 감성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들을 배치해 또한 당시 감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MY BOY LOLLIPOP’ (Millie Small), 'LONELY PLANET BOY’ (Newyork Dolls), ‘1976’ (Sex Pistols)등 그 시대의 곡들이 담긴 사운드 트랙은 <잉글랜드 이즈 마인>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 <덩케르크>에서 ‘금발 공군’으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잭 로던’은 이번 영화에서 브릿팝의 전설인 ‘모리세이’를 연기한다.     © <사진 제공 = 싸이더스>

 

잭 로던,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에서 금발의 공군 ‘콜린스’ 역할을 연기한 잭 로던은 길지 않은 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잉글랜드 이즈 마인>으로 약 1년만에 ‘모리세이’로 돌아온 그는 실존 인물 ‘모리세이’의 성장과정을 연기하며 그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을 듣고 있다. 

 

마크 길 감독은 잭 로던의 연기를 보고 “첫 테스트 촬영 때 ‘스티븐’이 시나리오에서 살아나와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라고 말했으며잭 로던 또한 “누군가를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더 스미스’ 이전의 ‘모리세이;로서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 ‘모리세이’를 위한 연기만이 아닌 ‘모리세이’가 대표하는 것들. 즉 그가 살던 시대와 도시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을 위한 연기를 원했다. 그런 이유로 잭 로던의 ‘모리세이’는 그 시절의 도시와 음악 그리고 분위기를 아우르는 모습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잭 로던은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지만 실패에 좌절하고 또 다시 도전하는 감수성 충만한 청년 ‘모리세이’로 분해 풋풋한 매력은 물론, 무대 위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음유시인의 모습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소극적인 성격을 가졌던 청년 ‘모리세이’가 브릿팝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는 변화 과정을 표현하면서 폭 넓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해외 평단은 “잭 로던의 제대로 된 연기는 영화를 살아 숨쉬게 한다”(Guardian), “마크 길 감독이 택한 비장의 무기는 <덩케르크>에서 공군을 연기한 잭 로던이 이 영화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거라 판단한 것이다”(Daily Mail (UK)), “잭 로던은 자신의 역할을 뛰어나게 소화했다” (Total Filme) 등 그에 대한 호평을 한 바 있다.

 

▲ <잉글랜드 이즈 마인>의 스틸 샷     © <사진 제공 = 싸이더스>

 

승화가 아닌 포장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성장영화로서의 역할은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현실은 마음에 들지 않고 주위에선 그를 조롱하지만, 끊임없는 자신만의 노력으로 꿈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이 충실한 점이 ‘모리세이’라는 독특한 뮤지션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는 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모리세이는 ‘클리셰’를 혐오하는 인물이었지만 영화는 클리셰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잭 로던’의 잘 생긴 외모도 사실 또한 그런 클리셰에 한발 다가가는 데에 도움이 된 것처럼 보인다.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있지만 잘생기기만 하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회의 ‘불공평’(?)을 보여준다. 게다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일편단심'은 마치 '트와일라잇' 시리즈 같은 영 어덜트 무비의 남자 주인공 공식을 따르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가 ‘모리세이’가 가진 음악적 재능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외형적인 면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영화는 영상미학적으로 눈여겨 볼만한 장면들이 있는 만큼 미학적으로도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종종 준다. 하지만 곱씹어볼만한 장면들까지는 아니라 ‘예쁘다’ 정도에 머물고 있어 영화에 깊이가 없다는 느낌을 준다. 잭 로던의 ‘잘 생기기만 한’ 외모도 한 몫을 한다. 잭 로던은 모리세이를 연기하기엔 지나치게 잘 생겼다.

 

이 영화를 음악영화적 측면에서 봤을 때는 꽤나 흥미로운 점이 있다. ‘모리세이’라는 실존 음악가를 다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은 정작 영화 속에선 한 편밖에 나오지 않으며 그 시대상을 보여주는 음악, 모리세이가 좋아했던 음악들이 영화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얼핏 들으면 ‘더 스미스’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또 묘하게 어울리는 음악들은 매력적이다. 다만 해외에서의 ‘더 스미스’의 유명세를 인식한 감독이 일부러 그의 노래를 영화에 넣지 않았던 것이라면, ‘더 스미스’에 비교적 낯선 국내 관객들에게는 불친절한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영화에 모리세이의 곡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 대신 그래도 그의 문학적 취향이나 작사 실력은 엿볼 수 있다. 영화 속의 인상적인 대사들이 그것이다. 영화에서 모리세이의 대사들은 주로 ‘더 스미스’의 대사가 그렇듯 삶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는데 힘쓰고 있는 반면, 모리세이의 뮤즈로 등장하는 린더 스털링(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의 대사는 도발적이지만 힘이 있고 다정하다. 

 

그 밖에도 영국 출신 작가들인 셰익스피어, 찰스 디킨스의 책 구절들은 그가 살고 있는 영국이라는 국가적 색깔을 나타내거나 각각 화려함, 우울함을 드러낸다.

 

반면 아일랜드 출신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는 모리세이의 자의식에 대한 상징처럼 나온다.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에게 ‘평범’이란 수식어가 붙는 것을 싫어한 인물로 알려졌는데, 이 영화 속에서 묘사된 모리세이 또한 자신을 평범한 인물들과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는 ‘천재’로 언급하면서 자신의 높은 자의식을 표현한다. <잉글랜드 이즈 마인>이란 제목도 얼마나 자의식이 강한가. 

 

문제는 모리세이의 이런 과잉된 자아도취가 ‘중2병’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 ‘과잉’을 승화하거나, 설명하려는 것 대신 잭 로던의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화면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줄거리

오스카 와일드를 좋아하는 문학청년 ‘스티븐’은 세무사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무명의 천재로 지내는게 지겨운 그는 밴드를 결성해 새로운 세상에 나서기를 꿈꾼다. 우연히 만난 예술 감각과 지적인 매력을 지닌 아티스트 ‘린더’ 덕분에 음악에 대한 꿈이 더욱 절실해진 스티븐은 기타리스트 ‘빌리’와 함께 무대에 설 기회까지 갖게 된다.

 

한줄평 : 클리셰적으로 탄생한 '더 스미스'

 

penfree@hanmail.net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포토 스토리] 일산 키다리 아줌마, 유은혜 후보자의 아찔한 청문회
1/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