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개봉 신작 영화] 8월 첫째 주

반 년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온 <신과 함께-인과 연>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7/29 [20:43]

[이번 주 개봉 신작 영화] 8월 첫째 주

반 년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온 <신과 함께-인과 연>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07/29 [20:43]

8월 첫째 주에 가장 화제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영화는 <신과 함께-인과 연>이다. 지난 2017년 겨울 극장가에 개봉해 1440만 관객을 모았던 전작에 이은 후속작이다. 전편에서 저승세계에 대한 소개와 볼거리에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저승차사들의 과거 이야기가 밝혀지면서 드라마적인 요소가 한층 강화됐다. 이 밖에도 제 70회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오르고 유럽의 실상을 우화적으로 표현했다고 평한 <주피터스 문>과 현대사회의 불신과 특권층의 허례허식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영화<더 스퀘어>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포스터     ©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인과 연>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 |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ㅣ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감독: 김용화]

<신과함께-죄와 벌>은 지난 겨울 연일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종 누적 관객수 1440만 명을 돌파,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해외 반응 역시 뜨거웠다. 한국을 넘어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전역에 <신과함께-죄와 벌> 흥행 열풍이 타올랐다. 대만 역대 아시아 영화 흥행 1위, 홍콩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는 물론 북미, 호주, 베트남 등 주요 국가에서도 연타석 흥행 행진을 걸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보여줬다. 동양적 사후 세계관을 확장한 탄탄한 드라마와 인간이 가진 보편적 정서를 두루 담은 메시지, 화려한 볼거리까지 더해져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던 <신과함께-죄와 벌>의 다음 이야기, <신과함께-인과 연>의 개봉 소식은 전 세계적인 관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과함께>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최초로 영화의 1, 2부를 동시 제작했다는 점이다. <신과함께-인과 연>이 <신과함께> 시리즈의 출발점이라고 밝힌 김용화 감독은 유기적 연결고리를 가지고 이어지는 1, 2부의 이야기와 영화의 배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동시 제작이라는 큰 도전장을 내밀었다. 1부에서 이야기를 관통하는 세계관의 초석을 다지고, 캐릭터들의 특성을 잘 직조해야만 메시지의 귀결이 이뤄지는 2부를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에 동시 제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1부에서 쌓아놓은 세계관과 저승 삼차사들의 관계를 주축으로 더 농밀해진 감정의 밀도, 깊어진 서사를 만날 수 있다. 1부에서 알게 모르게 담겨있던 수많은 이야기 조각들이 2부에 이르러서야 퍼즐을 맞추듯 하나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다.

 

▲ <신과 함께- 인과 연>의 스틸     ©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편인 <신과함께-죄와 벌>이 귀인 자홍을 환생시키기 위한 일곱 지옥의 재판을 중점적으로 보여줬다면,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배경으로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승에서는 1부의 원귀였던 수홍이 저승 삼차사의 환생을 담보로 마지막 49번째 재판의 주인공이 되어 강림과 새로운 지옥 재판을 이어나가고, 이승에서는 염라대왕의 명으로 망자를 데리러 간 해원맥과 덕춘이 자신들조차 몰랐던 삼차사의 과거를 알고 있는 성주신을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저승과 이승의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감춰져 있던 삼차사의 이야기가 점차 드러나고, 천 년 동안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인(因)’과 ‘연(緣)’, 그리고 그들이 겪어내야 했던 사연들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의 교차를 통해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용화 감독의 말처럼 <신과함께-인과 연>은 각기 다른 배경 속에서 진행되는 스토리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얽히고설켜 관객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1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저승 삼차사의 과거가 서서히 드러난다. 1부에서도 밝혔듯이 해원맥과 덕춘은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채 천 년 동안 저승 차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연히 성주신이 자신들을 저승으로 데려갔던 저승 차사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들이 신이 되기 전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오직 강림만이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지만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가 전개될수록 “신이기 전, 평범한 인간이었던 그들이 왜 저승 차사가 되었을까?”라는 물음을 가지게 된다. 그들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였으며, 왜 저승 차사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들은 새로운 저승 삼차사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정우는 “조금 더 입체적이고, 감정적 온도가 높아진 삼차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전해 그들이 보여줄 ‘인과 연’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지 기대를 모은다.

 

▲ <주피터스 문>의 포스터     © 엣나인필름


주피터스 문

[수입·배급: ㈜엣나인필름 / 감독: 코르넬 문드럭초 / 출연: 솜버 예거, 메랍 니니트쩨, 기오르기 세르하미]

<주피터스 문>은 인생에 실패한 남자가 우연히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신비한 소년을 만나 재기를 꿈꾸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판타지 아트버스터. 영화는 생존을 위해 인간에 맞서는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작 <화이트 갓>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과 팜 도그상 2관왕을 거머쥐며 전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부상한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이 선보이는 또 한번의 센세이션한 작품이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은 신작을 통해 오감을 만족시키는 SF 판타지 장르 속에 묵직한 주제를 녹여내며 제70회 칸영화제를 비롯해 제50회 시체스영화제, 제30회 유럽영화상, 제61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칸영화제에서 <주피터스 문>이 공개되었을 당시 해외 언론과 평단은 “눈부시게 빛나는 시각적 하이라이트”(The Hollywood Reporter), “아름답고 유연하며 우아한 카메라워크”(Variety) 등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의 촬영과 미장센에 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초반 수중 장면에서 숲을 가로지르는 질주 장면으로 이어지는 주인공 ‘아리안’의 추격 신은 현장감과 속도감 넘치는 카메라 워크와 숨막히는 롱테이크로 초반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 한다. 곧바로 이어지는 공중부양 장면 또한 압도적인 전경과 360도로 회전하는 유려한 카메라 워크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오프닝 시퀀스를 완성해낸다. 이처럼 극초반부터 단숨에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주피터스 문>은 중간중간 ‘아리안’의 능력이 드러나는 공중부양 장면에서뿐만 아니라, 후반부 극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카체이싱 장면까지 압도적인 볼거리를 선사하며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SF 판타지 아트버스터의 탄생을 알린다. 무엇보다도 촬영으로 회자되는 체험적 영화인 <덩케르크>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비슷한 방식의 촬영은 CG가 아니라 배우와 카메라가 함께 와이어에 매달린 채 핸드헬드 같은 느낌을 주었고, 공중에서 부유하는 장면들은 실제로 30~40미터 이상 공중에 떠오른 채 수직과 평행의 움직임을 원테이크로 담아낸 덕분에 기술적으로도 멋지지만 영화적으로도 아름답고 또한 흡인력 있는 명장면들이 탄생했다.

 

▲ <주피터스 문>의 스틸     © <사진 제공= 엣나인필름>

 

<주피터스 문>은 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후 평단으로부터 흥미롭고 지적인 정치 우화라는 평을 끌어냈다. SF 판타지라는 장르 안에 내전, 이민·난민문제, 테러, 포퓰리즘 등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직면한 현시대의 위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동시에 믿음, 희망, 휴머니즘과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에 관한 메시지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은 세계에 닥친 위기를 그려내는 전형적인 영화들과는 달리,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인 시각에 따라 다채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은유와 상징을 심어두었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서 소명의식과 본분을 져버린 채 부패한 의사로 살아가는 ‘스턴’은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 길을 잃어버린 지식 계층’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종교적 관점에서는 ‘믿음을 잃어버린 눈 먼 인간’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한, 시리아에서 헝가리로 오게 된 난민소년 ‘아리안’은 예기치 못한 사건을 통해 하늘을 나는 능력을 얻게 되는데, 이는 땅에서 갈 곳을 잃어버려 결국 하늘로 떠올라야만 하는 난민의 상황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위기에 봉착한 세상에 나타난 슈퍼 히어로 또는 초월적인 존재인 신의 대리인이나 천사로도 받아들여진다. 이처럼 다양한 층위로 읽어낼 수 있는 <주피터스 문>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소년과 만난 중년 남자의 내면 변화’라는 서사를 통해 희망이라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은 현재 난민을 향한 부정적 시각과 배척하는 태도의 기저에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깔려있고, 기득권층은 이를 이용하며 수직적 계층 구조를 형성해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태도가 아니라, 영화의 결말에서 나타나는 ‘스턴’과 같은 변화임을 감독은 역설한다. ‘스턴’은 개인적인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인물이지만, ‘아리안’과 만나고 위험에 빠지면서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자신을 구원하는 길임을 깨닫게 된다. 이 엔딩 장면은 스턴이라는 인물의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자, 실패한 인생에서 그를 구원하는 종교적 의미의 용서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할 근본적인 실마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주피터스 문>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문제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가치인 휴머니즘과 도덕, 그리고 희망에 대해 돌이켜보게 만들며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생각할 거리를 남겨줄 것이다.

 

▲ <더 스퀘어>의 포스터     © <사진 제공= 찬란>


더 스퀘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ㅣ출연: 클라에스 방, 엘리자베스 모스, 도미닉 웨스트 외ㅣ수입: 찬란ㅣ배급: 아이 엠ㅣ공동제공: 51k)

이미 쟁쟁한 화제작들로 가득했던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한 편의 추가 초청작이 발표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이 작품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까지 수상하며 칸영화제는 물론,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칸영화제 이변의 주인공 <더 스퀘어>는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티안’이 전시 ‘더 스퀘어’를 앞두고 겪게 되는 기상천외한 일상을 담은 예측불허 코미디. 전작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해 천재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이다. 칸영화제와는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그가 <더 스퀘어>로 경쟁 부문에 추가 초청되었다는 소식이 들리자 해외 언론은 과연 그가 유력한 수상 후보가 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한 입장을 표했다. 이미 경쟁부문에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킬링 디어>, 프랑수아 오종의 <두 개의 사랑>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의 신작들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직접 <더 스퀘어>를 관람한 언론과 평단은 “올해의 영화”, “예술 그 자체”, “너무나 완벽하고 놀라워 숨이 턱 막히는 감독의 재능”, “당신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강력한 영화” 등 만장일치 호평을 쏟아냈다. 결국, <더 스퀘어>는 제70회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페인 거장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더 스퀘어>는 풍성한 연출과 묵직한 메시지를 가진 완벽하게 현대적인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에도 <더 스퀘어>는 제30회 유러피안필름어워즈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포함 6관왕을 거머쥐었고, 연이어 제75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 부문과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독보적 행보를 이어갔다. 국내에서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예매 오픈과 동시 전석 매진을 가뿐히 기록하며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 <더 스퀘어>의 스틸     © <사진 제공= 찬란>

 

영화 <더 스퀘어>로 칸영화제, 골든글로브, 아카데미시상식 포함 무려 86개의 유수 영화제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천재적 연출력 또한 화제다. 스웨덴 스튀르소 지역의 작은 섬에서 태어난 루벤 외스틀룬드는 본래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으나, 예테보리대학 영화학교에 새로 입학해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장편 데뷔작 <몽골로이드 기타>(2004)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며 영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후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 단편영화상 수상작 <은행에서 생긴 일>(2010), 스웨덴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인종 문제와 사회적 구조에 대해 비판한 영화 <플레이>(2011), 돌발 상황 속 인간 본성의 나약함을 포착해낸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2015)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유쾌한 스토리텔링과 세련된 연출력을 선보이며 그만의 독보적 작품관을 구축해왔다.

특히 그는 이번 <더 스퀘어>의 황금종려상 수상 외에도 칸영화제와의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신예 시절, 두 번째 장편 <분별없는 행동>(2008)을 통해 제61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그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신작 <더 스퀘어>로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추가 초청 티켓을 거머쥔 그는 생애 첫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과 동시에,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냈다. 당시 언론은 봉준호, 홍상수, 미카엘 하네케 등의 거장 감독을 제치고 스웨덴의 젊은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칸의 이변’이 일어났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십 대 소년들의 강탈 사건을 다룬 영화 <플레이>(2011)부터 거대한 재해 앞에 가족을 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의 나약함을 꼬집은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2015)까지 전작을 통해 다이나믹한 스토리텔링 속 묵직한 메시지를 끄집어내 온 천재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가 신작 <더 스퀘어>로 인간과 예술, 사회의 이면을 집중 조명해냈다.  

그는 최고 복지국가로 알려진 자국 스웨덴의 이면을 확인한 뒤 <더 스퀘어> 제작을 결심했다고 한다. 2008년, 스웨덴에 처음으로 생긴 ‘외부인 출입 제한 주택단지’의 소식을 접한 감독은 “이는 특권 계층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신들을 어떻게 분리하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다. 지난 30년에 걸쳐 사회 보장은 줄어들고, 빈부 격차가 커지며 유럽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어릴 적 조부모님께서는 스톡홀름의 번화가에서 마음껏 뛰어놀도록 그냥 놔두셨다고 한다.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해 집 주소가 적힌 목걸이를 걸어준 채 말이다. 그 당시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어른들이 도움을 줄 거라 믿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정 반대다. 마치 다른 어른이 자기 아이에게 위협이 되는 것처럼 여기며 사회에 대한 믿음을 감화시키려 한다”라며 아버지의 일화를 덧붙여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그는 사회 속에서 신뢰 문제를 다루고, 현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재평가할 필요성을 탐구하는 예술 프로젝트로서 <더 스퀘어>를 발전시켰다.  

“책임과 신뢰, 부유함과 가난함, 힘 있는 자들과 힘없는 자들에 관한 주제를 넘나드는 영화”라 <더 스퀘어>를 소개한 감독은 신뢰와 배려, 평등 등의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전시 ‘더 스퀘어’와 예측불허 트러블 앞에 무너져가는 크리스티안의 일상을 대비시킴으로써 관객이 본성의 나약함을 마주하게 만든다. 평소 자신이 지키던 도덕적 원칙과는 상반된 행동을 하는 그의 모순적 모습이 결국은 관객 자신에게도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 동시에 감독은 기자 ‘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의 본질을, 노이즈 마케팅을 일으킨 홍보대행사의 행동을 통해 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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