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은오 “우리 모두 어느 한 부분은 퀴어한 삶을 살고 있다”

“영화제 통해 다양한 정체성의 가치 전하고 싶어”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8/09 [06:53]

[인터뷰] 양은오 “우리 모두 어느 한 부분은 퀴어한 삶을 살고 있다”

“영화제 통해 다양한 정체성의 가치 전하고 싶어”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08/09 [06:53]

최근 한국 사회는 폭염만큼이나 ‘혐오’에 관련된 논쟁으로 뜨겁다. 특히 ‘남혐‧여혐’이란 단어로 대표되는 이분법적 성별 혐오가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선 난민, 성소수자 등과 같은 ‘소수와 약자’에 대한 혐오까지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 양은오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 <사진 제공= 한국퀴어영화제>

 

“우리 모두 어느 한 부분은 퀴어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기에 남들과 다른 것에 대해 외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배제되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퀴어영화제가 이들에 대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양은오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지난 7월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대한극장에선 한국퀴어영화제(KOREA QUEER FESTIVAL, KQFF)가 열렸다.

 

영화제가 끝난 지 2주일여가 지난 8월3일 <주간현대>는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양은오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말을 잃게 만드는 수준의 폭염으로 인터뷰 장소를 찾는 일조차 만만치 않았지만, 양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또렷했다.

 

그는 ‘귀한 것’이라며 여섯 빛깔의 팝콘 배지와 함께 한국퀴어영화제를 리플렛을 기자에게 건네고는 부채질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 지난 7월 22일 한국퀴어영화제의 폐막시게 참석한 양은오 집행위원장     © <사진 제공= 한국퀴어영화제>

 

-비록 올해는 이미 끝났지만 영화제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한국퀴어영화제’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퀴어영화제다. 올해로 18회를 맞았다. 퀴어영화가 장르가 따로 있지만, 성 소수자의 삶을 조금 더 밀도있게 바라보고 그해 커뮤니티나 우리 사회에서의 관련 이슈들에 대해 섹션으로 만들어서 영화를 상영한다. 성소수자 분들이나 아니더라도 퀴어영화를 보고싶은 분들을 위해서 매년 퀴어 퍼레이드가 열리는 시기인 6월이나 7월에 3~4일 정도 열리고 있는 영화제다”

 

 

-영화제는 올해로 18회 째인데, 집행위원장은 올해로 몇 번째 맡으셨나.

 

“행사 자체로 참여한 지는 10년 정도 된 것 같다. 한국퀴어영화제는 예전엔 서울LGBT영화제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다가 중간에 바뀌었다. 그때부터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고 올해로 4, 5년째다”

 

 

-영화제에서 집행위원장을 4,5년 한 것은 사실 짧은 기간이 아니다. 위원장을 맡는 동안 한국사회가 많이 바뀌었는데, 체감되는 부분이 있는가.

 

“우선 축제를 준비하면서 많이 바뀐 부분은 초반에 축제와 퍼레이드를 준비할 때는 50명 정도의 사람밖에 모이지 않았다. 영화제는 한 해 늦게 시작했는데, 당시 이송희일 감독님의 영화 한 편만 걸고 진행했었다. 지금은 62편의 영화를 상영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당시 대학교에서 상영회 식으로 진행됐다면, 지금은 영화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근데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을 느끼는 것은 신촌 퍼레이드 때였다. 지금은 시청 앞 광장에서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신촌에서 열렸는데, 그때 처음으로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수백 명의 보수집단이 등장했다. 그들은 동성애를 하면 죄를 짓는 것이고, 에이즈에 걸리고 지구가 망한다는 식의 편견을 피켓에 써서 퍼레이드를 막았다. 퍼레이드 차량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차량 앞에 눕는 식으로 방해해서 퍼레이드가 5시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이렇게 집단적으로 성소수자들을 반대하는 세력이 나타났다. 관조적으로 보면 이 상황이 재밌는데, 혐오세력이 커지는 만큼 우리의 세력도 점점 늘어난 것 같다. 다만 문제는 이렇게 세력은 커졌지만 성소수자들의 실질적인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정권이 바뀌고 많은 것이 나아지고 있지만, 정책상으로는 체감되지 않는다. UN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권고하고 있지만, 이 정부에선 묵인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한기총?한기연과 만나 동성애 금지를 약속한 점도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올해도 잘 마치셨는데 끝난 후의 소감은 어떠한가.

 

“올해 처음으로 대한극장에서 열었다. 극장을 옮기면 어떨까 고민을 했는데, 오래 영화가 좋아서 그랬는지, 관객이 많이 늘었다. 특히 올해 개막작인 <어 키드 라이크 제이크>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개봉한 지 얼마 안됐고 <빅뱅이론>의 짐 파슨스,?<로미오와 줄리엣>의 클레어 데인즈?<히든피겨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등 퀴어 영화지만 대중적인 배우가 나온다. 퀴어영화이지만 대중적인 배우가 나오는 영화라서 빨리 매진됐다. 최근 TV에서 배우 봉태규씨의 아들이 분홍색옷을 입어서 고민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와 비슷한 얘기를 다룬 영화다. ‘제이크’라는 아이가 여성스러운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해서 생기는 부모님의 고민들 사이에서 ‘성별이 무엇인가’라는 점을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다. 이성애자나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 개막작뿐 만아니라 폐막작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동성결혼이 법제화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법제화가 된 아일랜드에서 어떤 과정으로 법제화가 됐는지 보여주는 다큐영화다. 이것도 거의 매진이었다. 고맙게도 아일랜드 대사관에서 자국의 영화를 틀어줘서 고맙다는 발언을 해주시기도 했다. 덕분에 잘 열고 잘 마무리했다. 아직 결산을 하고 있지만, 결과에 떠나서 많은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들 함께 공감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 영화 <어 키드 라이크 제이크>의 스틸     © <사진 제공= 한국퀴어영화제>

 

-올해 영화제는 대중성을 많이 갖추려고 노력을 한 것인가?

 

“영화를 선정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다. 대중성을 갖춘 영화도 있어야 하고 성소수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도 있어야한다. 지금 논쟁이 되고 있는 페미니즘과 퀴어 이슈도 영화로서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페미니즘 중에서도 트랜스젠더를 배제한다거나 그들이 ‘진짜 여성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흐름이 있기도 하다. 그런 흐름들을 조명할 수 있게 다양하게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퀴어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게이, 레즈비언 말고도 퀴어 내에는 굉장히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사회에선 게이, 레즈비언에 대한 혐오도 굉장히 심하지만 최근에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도 상당히 심하다. 퀴어라는 명칭은 예전 70년대 미국에서 쓰인 명칭이다. ‘이상한, 기묘한’의 뜻을 가진 단어다. 지금은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는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었다. 퀴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선 성소수자라는 단어로 단순히 사용되고 있지만,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담고 있는 단어다. ‘이성애자가 아닌 정체성을 가진 사람’정도로 보면 된다. 예전에는 LGBTI(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인터섹스(Intersex)) 정도로만 한정지었는데, 지금은 이 단어가 표현하는 단어의 뜻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로 퀴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외국에선 좀 더 ‘젠더 퀴어’, ‘그레이 젠더’와 같은 단어로 좀 더 세부화되긴 했는데, 한국에선 ‘퀴어’라는 단어로 통칭되고 있다.  

 

 

-‘퀴어’를 알리기 위한 많은 방식이 있을 텐데, 영화제라는 방식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

 

“사람들을 만나고 강의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장애인들이 어떤 차별을 받는지, 이주민이 어떤 차별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선 인식을 쉽게 한다. 하지만, 성소수자가 어떤 차별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성소수자는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차별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차별을 알 수 있는 매체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만큼 강하게 집중적으로 사람들의 현실과 환상, 의식과 욕망에 영향을 미치는 매체는 드물다.?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거나 퀴어나 아닌 분들도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이다.?특별전이라는 섹션으로 묶어서 매년 이슈되는 영화들을 상영한다. 올해는 HIV/AIDS, 에이즈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에이즈가 동성애 질병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이것은 낙인이고 잘못된 정보이다. <콰이어트 히어로즈>라는 영화는 종교적인 이유로 HIV/AIDS가 터부시가 심한 미국의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유일하게 이를 치료하는 크리스턴 리즈라는 의사가 그 도시를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보여주는 다큐 영화다. 이 다큐를 상영하면서 한국의 HIV/AIDS환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토크도 함께 진행했었다.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르고 혐오발언만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HIV/AIDS는 현재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해서 이제는 ‘죽는 병’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선 낙인이 너무 심하다. 때문에 이를 드러낼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것은 한국의 자살율이 높은 편인데, HIV/AIDS의 자살률은 한국인의 자살률의 40배에 달한다. 지금도 한 시간에 세 명씩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료를 보고나니 관련 이슈를 다룬 영화와 토크시간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영화 <콰이어트 히어로즈>라는 영화는 종교적인 이유로 HIV가 터부시가 심한 미국의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유일하게 이를 치료하는 크리스턴 리즈라는 의사가 그 도시를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보여주는 다큐 영화다.     © <사진 제공= 한국퀴어영화제>

 

그리고 우리가 성별관련해선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인터섹스, 예전에는 간성(間性)이라고 많이 일컬어졌던 남녀의 성적특성을 같이 갖고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이들이 크면 부모들이 성별을 임의로 결정하고 수술을 해버린다. 하지만, 아이가 잘 성장하면 모르겠지만, 성별을 인식하는 것은 몸이 아닌 머리이니만큼 머리에서 인식하고 있는 성별과 몸의 성별이 다른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인터섹스도 많이 차별을 많이 받고 있는 사람들이고 UN에서도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에서 인터섹스까지 더한 LGBTI로 묶어서 차별금지를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는 그들에 대한 삶도 알아보면 좋겠다는 의도로 집중적으로 얘기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페미니즘 이슈가 너무 많아서 페미니즘과 퀴어가 만나는 영화도 다뤘다. 이렇게 성소수자 안에서도 다양한 이슈들을 찾으려고 한다. 또한 국내의 퀴어영화는 영화제에서 상영하면 매년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퀴어영화를 만들고 있는 이들은 사실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제작이나 배우 캐스팅하는 과정에서부터 그렇다. 성소수자영화를 만든다고 했었을 때 퀴어영화를 찍고자 하는 배우도 거의 없다. 이것이 일종의 혐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간극이 존재하는 것 같다. 영화를 만들어도 이를 상영해주는 매체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밖에도 올해는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많았는데, 덕분에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로 달콤 쌉싸름한 영화들을 상영할 수 있었다. 

 

-해외영화제에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같은 퀴어영화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들이 퀴어영화의 맛을 알아가는 것 같다. 실제로 작은 배급사같은 경우는 최근 관련 영화들을 장기상영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런 퀴어영화들이 주로 ‘게이’에만 맞춰져 있는 점은 다소 아쉽기는 하다. 실제로 레즈비언을 다룬 영화 중에서 떠오르는 것은 <캐롤>정도 밖에 없지 않은가. 영화감독들이 남자가 많은 것처럼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에서 게이영화가 많은 것을 보면 남성중심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최근 영화계의 상황을 보면 상업성이 짙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퀴어영화제는 그런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나.

 

“영화제를 준비하는 대다수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영화제를 통해서 전문적이게 됐다. 용어나 번역, 자막 등에서 다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 급여를 받는 것도 아니기에 자원활동으로 하고 있다. 준비기간이 1년 정도인데, 직장이나 학업을 병행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힘들다. 그리고 다른 영화제는 시의 지원이나 기업들의 지원이 많다. 하지만 퀴어영화제는 아직까지 기업들의 지원이 없다. 구글이나 러시(LUSH)의 경우도 다양성을 지향하는 기업인데, 한국의 퀴어퍼레이드를 지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2년 남짓이다. 이 기업들 빼고는 정부지원은 당연히 없다. 외국에선 IBM이나 코카콜라 등의 기업들이 다양성 지원부가 따로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지부에선 ‘아직은’이라며 주저하고 있다. 올해 재밌었던 점은 삼성도 외국에선 LGBTI 관련 행사를 열고 있다. 타겟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지지나 후원은 커녕 관심도 없다. 재밌는 현상인 것 같다”

 

▲ 삼성은 지난 7월2일 북미 공식 뉴스룸을 통해 미국 뉴욕의 삼성837 마케팅센터에서 6월18일~22일까지 LGBTQ+(성 소수자) 커뮤니티를 위한 문화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 <사진 제공= 삼성 뉴스룸>

 

-기업들이 이런 이미지를 이용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다. ‘핑크머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퀴어들의 자금력이 높다는 것이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편견이나 낙인들이 더 많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그런 정책들을 펴지 않는 것 같다. 10년 안에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기 보다는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란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퀴어에 대한 편견이나 낙인 중에는 근거가 없는 것들도 많다. 정부 측에서도 가벼운 캠페인같은 방법만으로도 많이 나아질 것 같은데, 지원이 없으니 답답할 것 같다.

 

“사실 최근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던 사건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나중에’라고 외쳤던 사건이다. 문 대통령이 정책이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는 말과 ‘아직은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근데 왜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냄이 누군가의 찬성이나 반대로 이뤄져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의 인권은 찬성이나 반대, 혹은 사회의 합의로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성소수자의 삶은 지워지거나 배제되거나 혹은 없는 것처럼 여겨지고,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모든 것이 다 차별이다”

 

 

▲ 제18회 한국퀴어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신지예 녹색당 전 서울시장 후보가 사회를 맡기도 했다.     © <사진 제공= 한국퀴어영화제>

 

-정당 측에서 정치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는 없었나. 

 

“주로 진보정당에서 지지를 한다. 성소수자 관련해서 슬로건을 내걸기도 하고 정책을 만들기도 한다. 이번에 녹색당에서 이런 것을 많이 했었다.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도 이번 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사회를 봐주시기도 했다. 정의당 같은 경우는 돌아가시긴 했지만 노회찬 의원이 트랜스젠더와 관련된 성소수자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당시 퀴어문화축제에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혐오관련 이슈가 뜨거운데, 퀴어영화제는 이 상황에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왜 성소수자들을 혐오하는가. 혐오가 성소수자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낙인이나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너의 개인적인 사항을 굳이 얘기해야해?’라고 쉽게 말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내가 레즈비언임을 말하지 않고서는 내 삶을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커밍아웃을 한 삶과 안한 삶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만약 안 했다면 주위에서의 남자친구에 대한 질문에 난 모든 것을 숨겨야만 한다. 이성연애가 중심인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결혼이나 애인에 대한 누군가의 물음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해야한다. 숨겨야만 하는 삶에 대한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10대들의 경우도 낙인이나 혐오에 취약한 계층인데, 이들이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고 특히 가족들에게 털어놓지 못할 경우에는 많이 힘들어 한다. 학교 내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났을 때 선생님들은 벌점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에도 중학교에서 한 설문지를 돌렸다고 한다. 설문지에선 ‘학교에 동성애자가 있습니까?’ ‘있다면 몇 학년입니까’와 같은 질문을 할 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에 동성애자가 있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합니까’까지 물어봤다고 한다. 이런 일들이 실질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서 힘들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되고 숨겨야 된다“

 

▲ 올해로 18회를 맞은 한국퀴어영화제의 포스터     ©<사진 제공= 한국퀴어영화제>

 

-영화제는 그러한 사람들에 대한 응원이자 위로의 역할을 하는 것인가.

 

“그렇다. 올해는 응원의 매시지가 있다. 올해는 ‘퀴어한 삶들에게 (Dear Queer Livers)’라는 슬로건을 정했다. 이는 성소수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우리는 어느 한 부분은 퀴어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기에 남들과 다른 것에 대해 외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배제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성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어느 한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래서 퀴어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제를 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영화제의 의미에 대해 얘기해주셨으면 한다. 

 

“사실 영화제는 전회 차 매진이 돼도 적자다. 그럼에도 이 영화제를 여는 이유는 함께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는 퀴어영화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적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20주년까지 2년이 남았는데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

 

penfree@hanmail.net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포토뉴스
오늘부터는 예의바르게? 사이다 이재명 변신?! (feat. 조원진)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