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비트코인·주식 최고치 ‘에브리싱 랠리’ 집중분석

안전자산 금, 위험자산 비트코인 함께 오르는 기현상…대체 왜?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3/29 [14:59]

금·비트코인·주식 최고치 ‘에브리싱 랠리’ 집중분석

안전자산 금, 위험자산 비트코인 함께 오르는 기현상…대체 왜?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3/29 [14:59]

고금리 속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모든 자산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안전자산 가격이 오르면 위험자산 가격은 내려가는데 금과 비트코인이 이례적으로 동반 상승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과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월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시의 대표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도 3월 12일 사상 최고치인 5175.2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 호황에 힘입어 일본 증권시장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3월 4일 사상 처음으로 4만 선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반대로 움직이던 안전자산·위험자산 공식 깨고 금·비트코인·주가 일제히 상승

달러 약세에 연준 금리 인하 전망 더해지자 시중자금 풀려 세계 경제 기현상

연내 금리 인하 기대 속 ‘머니 무브’···뒤늦게 뛰어드는 국내 개미들 괜찮을까?

 

▲ 고금리 속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3월 6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올해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6.30달러(0.76%) 상승한 온스당 2158.20달러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금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8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은 전 거래일보다 0.64% 내린 1g당 9만1740원을 기록하며 처음 9만 원을 넘어섰다. 장중 고가는 9만2530원을 찍으며 2014년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 상승과 함께 은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은 가격은 1트로이온스당 25.21달러로 지난해 12월 1일 25.86달러를 기록한 뒤 석 달 만에 25달러 선을 돌파했다. 2월 말보다는 10% 넘게 상승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도 원화 기준 1억 원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다. 최근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4월로 예상되는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 포모(FOMO·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 등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전날 비트코인은 차익실현 매물과 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9000만 원대까지 밀렸으나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이 개당 2억 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도 영향을 미쳤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주도의 통화정책 긴축 종료, 향후 완화 기대를 반영해온 금 가격이 온스당 2200달러에 근접했다”며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구간에서 강세 사이클(Bull Cycle)을 띄는 금 가격 상승세는 이제 본격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향후 가야 할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경기 회복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식시장이 미국을 중심으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이 흐름이 계속될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경제가 회복될지, 또다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면서 자금이 조금씩 분산되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뒤늦게 뛰어든 개미들 괜찮을까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뒤늦게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 수혜가 예상되는 엔비디아가 대표적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부각된 이들 투자에 대해 ‘현재 고점이다’, ‘상승 여력이 남았다’ 등 관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상승 흐름에서 소외된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포모(FOMO·상승장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우려) 현상을 우려했다.

 

최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차별 없는 강세장이 연출되는 ‘에브리싱 랠리’ 배경으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내 금리 인하 시사가 거론된다.

 

홍지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례 없는 기술주, 비트코인, 금 동반 랠리는 코로나 과잉 유동성 국면 이후 처음이며 금융시장에 혼란도 야기했다”며 “에브리싱 랠리에 동참 혹은 이탈 필요성을 두고 시장 의견은 팽팽히 대립 중“이라고 진단했다.

 

KB증권은 금 투자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올해 가격 예상범위와 장기목표를 각 2000~2330달러와 26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통화정책 완화 시기에 강세 사이클을 나타내는 금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됐다고 본 것이다.

 

황병진 KB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상승 속도에 대한 일각의 경계심이 일부 투자자들의 단기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도 “추가 긴축보다 완화로의 전환이 예상되는 통화정책 기대는 향후에도 금 가격 강세를 주도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인 금 가격 조정은 장기 투자 비중 확대를 위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1억 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의 경우 신고가 경신 후 1억 원 아래에서 숨고르기 하는 모양새다. 비트코인은 연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통해 포트폴리오 편입이 가능한 자산군으로 인정 받는 분위기다. 여기에 대해 공급 감소 효과가 있는 반감기를 한 달여 남겨두고 있어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에도 상승장에서 소외됐다는 이유로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투자하고 보는 포모 현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로) 고금리 상품에 투자했던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강화되더라도 유동성이 모든 자산에 무차별하게 유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업종과 지역별 자금 유입 차별화 현상이 강화될 여지가 있으며, 글로벌 경기가 침체를 피해 연착륙될 뿐 강한 성장 모멘텀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 가격의 급등락은 비슷한 패턴을 따라왔는데 스마트머니가 적정 수준까지 가격을 끌어올리면 쉽게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무리들이 들어와 가격이 이성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기회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군중들이 뒤늦게 참여하면서 높은 가격을 유지시킨다”며 “하락도 같은 순서를 따른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 버블이 되는 것이고 비트코인 같은 경우 정부가 규제를 한다든지 하면 가격이 폭락할 수 있는 변동성이 큰 상품”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때는 적정한 가격인지 버블인지 잘 판단해야 하는데, 큰 손들이 갖고 있는 정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시에 급등하는 기현상에 한국은행의 금리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면 자산가격이 더 치솟으며 거품이 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까지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하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 됐다.

 

통상 자금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이나 위험자산 중 한쪽으로 자금이 쏠리면 다른 쪽에서는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의 대표인 가상화폐나 증시가 동시에 치솟는 현상은 이례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한다.

 

‘에브리싱 랠리’가 시장의 금리 인하 예상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그동안 금리 결정에는 물가와 성장, 글로벌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주로 작용했지만, 최근 자산가치까지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다.

 

자산가치의 지나친 급등세는 금리 인하 신중론에 설득력을 더하는 요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자산 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될 경우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를 자극할 우려도 높다. 이는 그대로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져 소비위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자산가격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뎌진 상황에서 부동산 자극과 가계대출 급증 우려에 한은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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