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종영 후 박성훈 감회잔잔 인터뷰

“욕 많이 먹었지만 알아보는 사람 많아 좋네요^^”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5/10 [15:39]

’눈물의 여왕‘ 종영 후 박성훈 감회잔잔 인터뷰

“욕 많이 먹었지만 알아보는 사람 많아 좋네요^^”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5/10 [15:39]

남녀 주인공 훼방꾼 ‘윤은성’ 지독한 악역···“욕은 먹었지만 불쾌하진 않더라”

“시청률 잘 나올 것으로 예상···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랑 받아 기쁘다”

 

▲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남녀 주인공 사이의 훼방꾼이자 ‘빌런’으로 활약한 배우 박성훈.  

 

지난 4월 28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가장 아쉬운 캐릭터를 꼽자면 윤은성(박성훈 분)을 꼽을 수 있다. 백현우(김수현 분)와 홍해인(김지원 분) 사이의 훼방꾼이자 ‘빌런’으로 활약했지만, 밋밋하게 그려졌고 매력도 잘 살지 않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전재준 이미지가 강렬했던 탓일까. 두 캐릭터가 겹쳐 보였을 뿐 아니라, 이전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더 글로리>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는데, <눈물의 여왕>에선 뻔한 악역에 그쳐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아무래도 대중에게 ‘전재준 임팩트’가 큰 것 같다. 다들 현우, 해인이라고 댓글이 달리는데 나만 재준이라고 하더라. 재밌기도 한데 아쉬움이 없지 않다. 후반부로 갈수록 은성이라고 불러주는 분도 많았다. ‘박재준’ ‘전은성’ 등 섞어서 부르기도 하더라. 빌런 캐릭터를 접할 때 ‘결핍은 무엇인가’ ‘성장 과정은 어땠을까’ 등을 상상하고 외적으로 스타일, 표정 등도 다르게 하려고 한다. 다행히 조금 다르게 봐주는 분도 있더라. 몸을 악기처럼 사용, 성형을 하지 않는 한 비슷하게 보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꼭 다르게 보이려고 하기보다 대본에 집중해서 표현했다.”

 

장영우·김희원 PD 역시 배우 박성훈(39)이 전재준으로 이슈가 돼 어떤 차별점을 줘야 할지 우려했다는 후문. 박성훈은 그간 악역을 여러 번 맡아서 “크게 부담감은 없었다”며 “차별점을 세세하게 주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다”고 설명했다. 

 

“재준은 딸 예솔(오지율 분), 은성은 첫사랑 해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진심이었다. 외적으로 재준은 날티 나게, 은성은 젠틀해 보이게 스타일을 잡아갔다. 재준 어투의 높낮이를 많이 줬다면, 은성은 차이를 덜 사용했다. 재준은 화를 낼 때 어미만 강조, 막 위협적이지 않게 보였고, 은성은 강세를 앞에 두는 등 화내는 방법도 달랐다.”

 

<눈물의 여왕>은 3년 차 부부인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 퀸즈그룹 재벌 3세 홍해인이 위기를 헤쳐가며 이룬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다. 1회 5.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회 24.9%로 막을 내렸다. 박지은(48) 작가 전작인 <사랑의 불시착>(21.7%)을 넘어 tvN 역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박성훈은 “스타 작가이자 흥행 보증수표인 박지은 작가와 작업하면서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아서 기쁘다”며 좋아라 했다.

 

 

대중에겐 전재준으로 각인됐지만, 박성훈은 “<눈물의 여왕> 파급력이 훨씬 크다”고 귀띔했다.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빌런은 전재준이다. 그 전에 비해 인지도를 높아졌다. 박성훈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흔해 기억하기 힘든데, 전재준으로 내 얼굴을 떠올려서 어떻게 보면 선물 같은 역할이다”라고 비유했다. 

 

박성훈은 “<더 글로리>로 인지도가 급상승했지만, <눈물의 여왕>으로 더 많이 알아본다. 5명 중 4명 이상 알아보더라”면서 “<눈물의 여왕>은 지상파에서 방송해 나이 많은 분들도 꽤 보더라. 요즘 태국에서 영화(<열대야>)를 찍고 있는데, 숙소에 팬들이 상주해 있다. 공항에서는 중국인도 나를 알아보더라“고 전했다.

 

요즘 박성훈은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눈물의 여왕>은 사람들이 나를 지독하게 미워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대본을 보고, 연기하고, 방송을 보면서도 ‘나 진짜 욕 먹을 것 같다’ 싶었다. 역시나 내 욕이 엄청 올라오더라. 식당 이모님에게 등짝도 맞았다. (<더 글로리>보다) <눈물의 여왕>으로 더 욕을 먹었다. 오히려 <더 글로리>는 재미있게 봐주는 분이 많았다. 재준은 유머 코드가 섞여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은성은 절절한 커플의 훼방꾼이고 마지막에 가선 폭주기관차로 달리지 않았는가. 댓글도 댓글이지만 DM으로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욕이 쏟아졌다. ‘제발 사라져라’ ‘꺼져라’ ‘길 가다 걸리면 죽는다’ 등 육두문자가 쏟아졌다. 욕을 먹었지만 너무 불쾌하진 않고, 그만큼 드라마를 사랑하고 백현우·홍해인 커플을 응원해서 받는 피드백이라고 생각했다.”

 

스타작가 김은숙(51)·박지은과 작업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을 터다. 두 작가의 차이점을 묻자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와 같다”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성훈은 “일단 두 작가님께 감사드린다”면서도 “어떻게 다른지 말씀드리는 건 조심스럽고 난처하다. 예를 들어, 김은숙 작가는 대사발이 좋고, 박지은 작가는 설정을 잘한다고 하면 반대로 들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종방연에 300명 정도 참석해서 박지은 작가와 디테일한 얘기를 나누진 못했다. ‘전반적으로 잘해줘서 고맙고, 16부 엔딩 애절하고 처량해 보여서 좋았다’고 하더라. 아이처럼 ‘이리 와~’라고 부탁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얘기해 줬다. 김은숙 작가는 따로 연락이 없었다.”

 

은성은 결국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최후를 맞았다. 결말도 호불호가 갈렸는데, “은성의 죽음이 있어야 했다”는 생각이라고. 

 

“은성이 죗값을 치르러 (감방에) 가면 언젠가 석방되지 않겠는가. 평생 홍해인만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러면 백현우·홍해인 커플을 계속 괴롭히고 집착하는 결말이 되지 않았을까. 은성의 죽음이 백·홍 커플을 완성시키는 데 일조했다. 윤은성 연기를 하는 동안 감정을 표현하기 쉽지만은 않았다. 어렸을 때 부모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평생 해인만 생각해서 연애를 해본 적도 없고 제대로 사랑할 줄 몰라서 뒤틀렸다. 해인과 이뤄지지 않고 죽음을 맞았는데, 한편으로 애처로워 보였으면 했다. 막방을 볼 때 은성이 죽는 장면에서 눈물이 또르륵 났다.”

 

박성훈은 <더 글로리>와 <눈물의 여왕>을 발판으로 삼아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초심을 다잡을 것”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올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도 앞두고 있다. 박성훈은 “6개월간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했다”며 “지방 왔다갔다 하면서 잠도 못 자고, 씻기만 하고 촬영 가고 고된 행군이 이어졌다. 체력은 굉장히 소모됐지만, 직업적인 만족도는 최고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양쪽 모두 레알 마드리드 전성기 때 같았다. 올스타 팀에 속한 느낌이 들었고, 누구 하나 연기 구멍이 없었다”고 귀띔했다.

 

박성훈은 ‘R=VD’(Realization=Vivid Dream, 생생하게 꿈꾸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주의다. “구체적으로 소목표를 세워서 일한다”며 “그동안 정한 소목표를 다 이뤘다. 2022년 <지옥만세>로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회 한 접시에 소주 한 잔 하면서 서로 꿈 하나씩 얘기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오징어 게임2> 출연이라고 했는데 이뤄져 신기하다”고 회상했다. 

 

박성훈은 “영화 <열대야>(감독 김판수) 이후 선한 역을 맡고 싶었고 로맨틱 코미디를 꼭 하고 싶었다”고. 6월부터 연극 <빵야>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며 “올해는 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징어 게임2>를 찍을 때 슬레이트에 ‘2023년 10월 00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격한 장면을 찍다가 현실로 돌아와서 ‘나 03학번인데 20년이 지나서 오징어게임 촬영장에 와 있네’ 하는 생각이 들더라. 20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제서야 ‘열심히 잘 해왔다’ ‘다른 데 눈 안 돌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잘 올라오고 있다’ 싶어서 스스로 기특했다. 집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전역하고 압구정 로데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영화관에 가면 포스터가 크게 걸려 있지 않은가. ‘언젠가 내 얼굴도 걸렸으면 좋겠다’ 싶었다. 은성이 퀸즈 건물을 바라보던 모습과 오버랩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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