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음반 발매…백건우 달관 인터뷰

“나이 들면 고향 찾듯 모차르트로 돌아오더라”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5/24 [14:43]

모차르트 음반 발매…백건우 달관 인터뷰

“나이 들면 고향 찾듯 모차르트로 돌아오더라”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5/24 [14:43]

“젊을 땐 모차르트 잘 치는 게 목적···지금은 모차르트 자체 잘 전달하고파”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건 삶의 선물이다···가능성 열어 놓고 사는 게 좋다”

 

▲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전에는 모차르트를 스타일에 맞게 잘 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모차르트 자체를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78)가 생애 첫 모차르트 음반을 발매하고, 전국 리사이틀을 갖는다. 소나타 ‘피아노 소나타 16번’을 비롯해 ‘론도’와 더불어 ‘아다지오’, ‘지그’ 등 숨은 명곡을 순수하고 다채로우면서도 입체적인 연주로 풀어냈다.

 

지난 5월 16일 서울 강남 거암아트홀에서 만난 백건우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고향을 찾는다고 하는데 음악도 비슷한 것 같다”며 “베토벤·모차르트로 시작해서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20대 다르고, 40대 다르고, 60대 다르고 악보를 읽는 것이 확실히 달라진다. 나에게 들리고 보이는 모차르트가 굉장히 새롭더라. 어떻게 보면 새로운 도전이다. 연주자들은 자신의 개성, 특별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데 사실 자기 자신을 덜어내고, 없애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이번 앨범은 백건우 모차르트 프로젝트 3부작 중 첫 음반이다. 백건우는 “길이를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작품들을 골라 곡을 선정하다 보니 3부작 분량이 되더라”며 “첫 음반에 뭘 담고, 두 번째에 뭘 담겠다고 계획한 것이 아니라 곡의 흐름을 더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듣는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니까 흐름에 맞춰 곡을 선정하고, 프로그램을 짰다”고 덧붙였다.

 

백건우는 다양한 선곡을 통해 소나타에 국한되지 않은 모차르트의 세계를 선보인다. 

 

“모차르트 하면 소나타를 생각하고 거기에 멈춰버리기 쉽다. 하지만 오르간을 위한 곡, 하모니카를 위한 곡, 민속적인 곡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 앨범을 들으면 모차르트의 세계에 이런 면이 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백건우는 지난해 1월 아내인 배우 윤정희가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었다. 그는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건 다른 문제인 것 같다”며 “지금 나의 상태는 음악과 나 이외에는 (없다). 그게 옳은 태도인 것 같다. 다 잊어버리고 음악과 나, 음악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요즘은 음악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뀐 것 같다. 전에는 음악회를 하고,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야 한다는 일종의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그냥 음악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음악회를 많이 하고, 어디서 연주를 하고 그런 것이 목적이 아닌 것 같다.”

 

그는 음반 작업에 대해서도 “전에는 학문이나 예술, 음악은 항상 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녹음을 해서 고정시키는 행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있었다”며 “하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해보니 받아들여지더라. 녹음은 ‘그때의 내 모습’이고, 10년 후 달라질 생각을 하고 녹음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뭘 연주할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건 삶의 선물이다.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는 게 좋다. 나는 여행을 할 때도 모든 걸 계획하고 떠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 해야 할 작품이 나타난다. 미리 계획하면 서프라이즈가 없지 않은가.”

 

백건우는 앨범 커버에 어린이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담았다. 백건우는 모차르트가 악보에 담아낸 있는 그대로의 음악에서 ‘아이의 순수함’을 발견했다. 앨범을 위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었고, 직접 그림을 선정했다.

 

“거짓 없는 어린아이의 눈길이랄까, 그런 게 그리웠다. 아이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겠다 싶어 공모전 아이디어를 냈다. 10살 아이가 그린 그림인데 굉장히 강렬하고 생명력이 있었다.”

 

백건우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해온 한국 1세대 거장 피아니스트다. 1956년 열 살의 나이에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15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로지나 레빈을 사사했다.

 

1969년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1971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같은 해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툴리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디아파종상 등 프랑스 3대 음반상을 수상했고, 200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 문화 기사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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