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동화 현장 밀착 르포

땜질도 검사도 ‘척척’…역대급 차 수출 공신은 로봇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6/14 [14:28]

자동차 자동화 현장 밀착 르포

땜질도 검사도 ‘척척’…역대급 차 수출 공신은 로봇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6/14 [14:28]

“가장 인상적인 건 자동화다. 3만 개 정도 되는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관리해 로봇으로 작업해내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둘러보고 나온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무인 로봇이 철판을 나르고, 재단한 뒤 각종 부품을 조립해 완성된 차로 만들어내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산업부와 함께 자동차 부품부터 완성차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현장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돼 있었다. 지난 4월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자동차 부문의 힘이 공정 자동화에 있는 것 같았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기존 자동차 수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이를 위한 세제 지원 등을 약속했다.

 


 

부품 생산부터 완성차 수출까지 자동화···4월 수출 역대 최고···연 1000억 달러 목표

코넥, 가공·조립·검사 자동화···현대모비스, 로봇 납땜···현대차, 프레스 90% 자동화

 

▲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수출용 차량.   

 

지난 4월 자동차 수출액은 67억9000만 달러로 월간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자동차 부품 역시 1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해 2.9% 상승했다.

 

이 같은 호조세에 힘입어 산업부는 올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합산한 수출 목표액를 기존 984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상향했다.

 

테슬라 납품하는 코넥

 

5월 23일 차량 생산의 시작인 부품 생산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충남 서산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 코넥을 찾았다. 코넥은 기존에는 내연기관용 변속기 케이스를 제조하는 업체였으나 정부의 사업재편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통해 전기차용 모터 및 감속기 케이스를 개발했고, 해당 케이스를 테슬라에 납품하며 미래차 부품업체로 거듭난 기업이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코넥에 모델3용 기어박스 수주를 맡겼는데, 코넥은 이를 개발하고 양산하는 데 단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해외 업체의 경우 개발에만 12개월, 국내 기업의 경우 개발에만 8개월 소요되는 것과 비교해 엄청난 성과였다.

 

이후 코넥은 테슬라로부터 모델3용 기어박스를 추가로 수주하고 사이버 트럭용 기어박스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으며 올해 9월에는 미국 휴스턴 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작은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전기차 부품 특성상 코넥은 항온실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외부에서 보관하던 소재의 온도를 항온실 내부와 맞추기 위해 2시간 동안 항온실에서 추가 보관할 정도다. 고객사에서 허용하는 오차범위는 0.03㎜에 불과하다.

 

이처럼 정밀한 생산을 위해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돼 있다. 소재 가공, 조립, 검사까지 전 과정을 사실상 로봇이 담당한다. 총 2만2500평에 달하는 공장에 투입되는 인원은 580명에 불과하다. 교대 시스템을 고려하면 한 번에 투입되는 인원은 더욱 줄어든다.

 

코넥 관계자는 “항온실을 운영할 경우 생산비용이 기존에 비해 최소 1.5배 증가한다”며 “그래서 전부 스마트공장으로, 자동화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평택항 기아 전용부두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자동차가 배에 실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모비스 자동화의 위력

 

같은 날 찾은 충북 진천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에서도 자동화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전기차 핵심인 파워모듈 등 전동화 부문 매출이 지난 2020년 4조2000억 원에서 지난해 12조2000억 원까지 3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자동차 전장·안전·자동화 부품을 생산하는 진천공장은 미국, 중국, 인도, 멕시코, 체코에 위치한 전장 공장 5곳의 ‘마더 팩토리’ 역할을 하는 공장이다.

 

진천공장에서 부품전자기판에 납을 도포하고, 납이 발린 기판에 고속을 미세한 전자부품을 안착시키는 데 사람이 개입하는 일은 없었다. 제품 안착 뒤 진행되는 납땜 역시 10m가량 길이의 전기로에서 자동으로 이뤄졌다.

 

엄격한 기준으로 이뤄지는 검사 과정 역시 3D 카메라를 통해 제품을 스캔해 이를 토대로 로봇이 자동으로 판별하는 시스템이었다.

 

5월 24일 각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를 만드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도 대부분 과정은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아산공장은 약 53만 평으로 하루 평균 약 1100대 차량을 생산하는데, 프레스 공정 자동화율은 90%, 차체 공정 자동화율은 80%, 도장 공정 자동화율은 70%에 이른다. 다만 실내외 부품을 장착하고 전장 부품과 배선·배관 작업을 하는 의장 과정 자동화율은 아직 15% 수준이다.

 

아산공장에 들어가보니 15톤에 달하는 코일을 세척하고 원통형으로 말려있던 코일을 바르게 편 뒤(언롤링) 절단하는 과정에 사람이 개입할 곳은 없어 보였다.

 

해당 코일을 차 외형으로 찍어내고, 찍어낸 철판에 구멍을 뚫고, 최종 마감하는 작업 역시 현대로템 등에서 조달한 로봇이 맡고 있었다.

 

자동차 모양으로 찍어낸 철판들을 용접해 차의 몸통 부분으로 만들고 문을 달아주는 과정도 대부분 자동화돼 있었다. 다만 문에 경첩을 다는 과정은 아직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차량 의자, 유리부터 엔진과 전기차 배터리를 결합하는 과정도 대부분 로봇이 담당하고 있었다. 일부 오류가 나는 경우에는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즉시 수작업으로 오류를 고쳐냈다.

 

아산공장 관계자는 “외부 먼지 유입 등을 통제해야 하는 도장 공장은 로봇 105대를 통해 완벽히 생산된다”며 “고난이도 공정을 자동화 해 53초에 1대 꼴로 하루에 완성차 1100대를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평택항 선적 작업장

 

완성된 차량이 배에 실려 해외로 수출되는 현장인 평택항의 선적 작업은 아직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아 보였다.

 

5월 24일 방문한 평택항 기아 전용부두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자동차가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아 측에 따르면 최대 야적 대수는 7000대 수준이지만 이날은 6300대 정도가 선박에 실리기를 대기하고 있었다.

 

차량을 배에 싣는 방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드라이버 10여 명으로 구성된 한 팀이 시간당 80~100대를 몰고 선박에 싣는 방식이었다.

 

이날 일정을 함께한 강경성 1차관은 자동차 업계의 자동화 수준을 인상적으로 평가하면서, 수출 목표 상향과 함께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강 차관은 “980억 달러 정도 되는 올해 자동차 수출 목표를 1000억 달러로 높이고 업계와 같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출 목표를 상향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통상 규제 완화 등 지원을 약속했다. 강 차관은 “우리 업계가 전기차 공장을 세 군데에 신설하고 있는데 이 공장이 적기에 준공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 입지 지원을 해줄 것”이라며 “또 많은 나라가 (우리 차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통상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수출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역시 준비하겠다. 전기차에 소프트웨어, IT를 결합해 더 좋고 편리한 차,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도 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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