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글로벌 현장경영 속도전

버라이즌 CEO 미팅 등 반도체 구하기 일정 30건 ‘빽빽’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4/06/14 [15:4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글로벌 현장경영 속도전

버라이즌 CEO 미팅 등 반도체 구하기 일정 30건 ‘빽빽’

송경 기자 | 입력 : 2024/06/14 [15:4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현장 경영의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반도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약 보름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최대 통신 회사 버라이즌을 비롯해 삼성의 미래 사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주요 IT·AI·반도체·통신 관련 기업 CEO 및 정·관계 인사들과 릴레이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는 물론 서부의 실리콘밸리까지 아우르는 이번 출장은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는 물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현장 경영. 이 회장은 6월 중순까지 매일 분 단위까지 나눠지는 빽빽한 일정 30여 건을 소화했다.

 


 

삼성 미래사업과 밀접한 미국 IT·AI·반도체·통신 기업 CEO와 릴레이 미팅

최대 이통사 CEO 미팅 그 후 “아무도 못 하는 사업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

 

▲ 2021년 11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CEO(왼쪽)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만나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버라이즌은 미국에서 가장 큰 무선 전기 통신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미국 최대의 무선 회사이자, 최대의 무선 데이터 공급 업체다.

 

반도체 사업 돌파구 찾기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이날 ▲AI를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갤럭시 신제품 관련 공동 프로모션 및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기능을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날 미팅에는 삼성전자 ▲노태문 MX사업부장(MX, Mobile eXperience)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미팅 후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말했다.

 

이 회장이 미국 장기 출장을 떠난 것과 관련, 지난해 인텔에 매출 1위를 넘겨주고 2위로 밀린 반도체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AI폰’ 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대하기 위해 AI, 전장용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과의 협력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5대 매출처이자 글로벌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의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로,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2020년에 체결한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은 7조9000억 원 규모로,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수주를 계기로 미국 5G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갤럭시 단말기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광범위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은 물론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오래되고 각별한 인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베스트베리 CEO가 버라이즌으로 옮긴 뒤에도 이어져, 5G 분야의 대규모 장비 공급 계약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회장은 계약 과정에서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하며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단말기 분야에서도 올해 초 세계 최초의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출시하며 글로벌 통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로서의 위상을 키워가고 있다.

 

글로벌 통신 업계는 지난 10년간 ‘비디오 콘텐츠’가 통신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것처럼, 향후 10년은 ‘AI’가 산업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의 ‘갤럭시 AI’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신 갤럭시 S24 제품 이외에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3 ▲Z폴드5 및 Z플립5 ▲탭S9 등 기존 제품 고객들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AI 저변 확대를 선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2023년 12월 피터 베닝크 ASML CEO, 2023년 5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IT 기업 CEO들과 연이어 만나 미래 협력을 논의해왔다.

 

그런 만큼 이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 출장에서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현지에서 다시 만날지 큰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테스트를 언제 통과할 수 있는지, 통과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 계약을 따낼 수 있는지에 따라 향후 반도체 사업 경쟁력이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총리 만나 “코로나 때 감사”

 

이 회장은 지난 5월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일·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와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우정롱 국무원 비서장 ▲진좡롱 공신부 부장 ▲왕원타오 상무부 부장 ▲쑨예리 문화관광부 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이 배석했다.

 

▲ 5월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리창 중국 총리가 면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삼성 경영진은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Mobile eXperience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 실장 사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양걸 삼성전자 Samsung China 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Global Public Affairs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일·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총리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와 별도 면담을 가졌다.

 

리창 총리는 2005년 시진핑 당시 저장성 서기가 방한했을 때 비서장 직책으로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을 방문한 바 있으며, 이번 방한에서 19년 만에 이 삼성전자 회장과 한국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리창 총리에게 “코로나 시절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기간에 ▲삼성전자 중국 출장 직원을 위한 전세기 운항 허가 ▲시안 봉쇄 기간 중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생산중단 방지 ▲상하이 봉쇄 기간 중 삼성SDI 배터리 핵심 협력사 조기 가동 지원 등 사업 차질을 최소화하도록 지원했다.

 

리창 총리는 3000여 개 외자기업이 참여하는 수입제품 전시회 ‘중국국제 수입박람회’가 2018년 11월 처음 개최된 이후 매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격려했다.

 

특히 지난해 행사에서 삼성 부스를 찾은 리창 총리는 “수입 박람회 1회부터 6년 연속 부스를 방문한 회사는 삼성이 유일하다. 앞으로도 삼성이 중국에서 계속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창 총리는 “삼성은 이미 훌륭한 기업이지만 중국에 왔기 때문에 더욱 잘될 것”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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