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미국 출장 비하인드

테네시 찍고 실리콘밸리 현장점검…“도약의 빅스텝 만들자”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4/06/28 [17:08]

구광모 LG그룹 회장, 미국 출장 비하인드

테네시 찍고 실리콘밸리 현장점검…“도약의 빅스텝 만들자”

송경 기자 | 입력 : 2024/06/28 [17:08]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북미 가전·배터리 전진기지인 테네시를 거쳐 AI 기술 격전지인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다녀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구 회장은 재계 총수들의 릴레이 출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6월 17일부터 나흘간 미국 출장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구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미국 현지 법인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를 총 6번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 달라”며 “지속 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AI 반도체·로봇 등 미래 사업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특히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와 반나 AI 반도체의 미래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등 글로벌 CEO와의 협업 방안도 모색해 관심을 모았다.

 


 

가전·배터리 전략거점인 테네시에서 통상정책 대응 등 현지 사업전략 점검

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방문해 북미 사업전략 심도 깊게 논의

 

미래준비 현장인 실리콘밸리에선 장기적 관점에서 10년, 20년 후 도전 강조

세계 최고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 CEO 만나 AI 반도체 관련 의견 교환

 

▲ 구광모(오른쪽에서 둘째) LG그룹 회장이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LG전자 생활 가전 공장을 방문해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테네시주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LG그룹은 구광모 주식회사 LG 대표가 6월 17일(현지 시각)부터 20일까지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미래준비 현황을 살폈다고 6월 23일 밝혔다.

 

AI·로봇 챙기기 광폭 행보

 

구 회장은 이번에 미국 테네시에 자리 잡은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을 방문하고, 실리콘밸리에서는 LG그룹의 미래준비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 허브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찾아 AI 분야 등 미래준비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육성 전략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주요 계열사의 북미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한 테네시에서 시장·고객 트렌드, 통상정책 등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장기적 관점의 미래준비 현장인 실리콘밸리에서는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위한 도전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번 북미 현장 방문 중 직원들을 만나는 총 6번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격려하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을 시작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021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북미 시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해왔다.

 

북미 전진기지 사업전략 점검

 

구 회장은 먼저 테네시에서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북미 현지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는 조지아·앨라배마 등 8개 주와 경계를 맞대고 있어 교통과 물류에 효율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생산 거점으로 점찍은 곳으로 배터리와 양극재 등의 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강점에 따라 LG그룹은 테네시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LG전자가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은 이 지역에 미국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2026년부터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의 양극재를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테네시 공장을 찾은 구 회장은 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 북미지역대표 정규황 부사장 등과 함께 전자 북미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미국 시장의 고객·경쟁·유통 변화, 통상정책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 등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로봇 자동화, 무인 물류 등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건조기 생산라인도 살펴봤다. LG전자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인 미국 테네시 공장은 부품부터 세탁기·건조기·워시타워 등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통합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미 가전업계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제2공장을 찾아 북미 전기차 시장 전망과 주요 고객사 동향에 관한 설명을 듣고, 배터리, 양극재 등 전장 부품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계획 및 투자전략을 점검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2022년에도 북미 시장을 찾아 오하이오주에 있는 얼티엄셀즈 제1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시장·고객 트렌드, 경쟁 구도, 통상 정책·물류 등 사업환경의 변동성은 모두가 동일하게 마주한 상황”이라며 “이를 잘 극복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 제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실리콘밸리서 스타트업 전략 점검

 

테네시에서 주요 계열사의 북미 현지 사업전략을 점검한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미래사업 분야를 살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이자 스타트업의 메카로 전 세계에서 AI,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는 지역이다.

 

LG그룹은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설립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강화하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역할을 맡고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캐나다·이스라엘 등 여러 지역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80여 곳의 스타트업과 펀드에 3억600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자해 왔다. 특히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절반 가량은 LG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BC(AI·Bio·Clean tech) 분야에 투입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은 구 회장은 김동수 CEO(부사장)를 비롯한 경영진과 만나 지금까지의 투자 및 사업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AI 등 LG그룹의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인월드AI(Inworld AI, AI 기반 가상환경 내 캐릭터 제작 솔루션·플랫폼 업체), 에코 헬스(Eko Health, 자체 AI 기반 심부전 등 심장·폐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디지털 청진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사우스 8 테크놀로지스(South 8 Technologies, 극저온에서 작동 가능한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용 액화가스 전해질 개발 업체) 등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AI·바이오·클린테크를 비롯해 기존 LG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 제품과 기술 등을 자세히 살폈다.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도 방문했다.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목적으로 2020년 설립됐다. 투자수익 확보를 우선시하는 일반적인 벤처 투자와는 다르게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사업 모델을 만들고 직접 사업화를 추진하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부사장)을 비롯한 구성원들과 만나 아웃사이드-인 방식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시도에 대해 격려하며, 신사업 개발 추진 현황 등을 경청하고 헬스케어·클린테크 분야의 사업화 추진 사례를 살폈다.

 

이날 구 회장은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 있다”며 “이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되어 나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AI 스타트업서 기술 동향 살펴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LG 사업장 외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AI 스타트업을 찾아 LG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구 회장은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Tenstorrent)’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를 방문해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을 세심하게 살폈다.

 

텐스토렌트를 방문한 구 회장은 짐 켈러 CEO와 만나 AI 반도체의 트렌드와 텐스토렌트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AI 반도체는 가전·전장·통신 등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분야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으며,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다. IP 라이센싱(특허 기술 대여)과 고객 맞춤형 칩렛(Chiplet, 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기술) 설계가 주요 사업 모델이다.

 

구 회장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도 방문했다.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을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피규어 원(Figure 01)’이 구동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피규어 AI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이다. 잡(Job) 서치 플랫폼, 전기 수직 이착륙 비행기 회사들을 창업한 이력이 있는 브렛 애드콕이 다양한 빅테크 출신 엔지니어들을 규합해 2022년 회사를 설립했다. 피규어 AI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투자하여 주목을 받았다. 올해 3월에는 스스로 판단하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원’의 시연 영상을 공개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구 회장이 이번 현장경영에서 LG 계열사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을 찾아 AI 생태계 전반을 살핀 것은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회장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다. 구 회장은 지난해 8월 북미 방문에서도 캐나다 토론토에서 ‘벡터 연구소’와 ‘자나두 연구소’를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핀 바 있다.

 

LG그룹은 AI를 미래사업으로 점찍고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 설립된 AI 싱크탱크 LG AI연구원은 설립 이듬해인 2021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중언어가 가능하고, 언어와 이미지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을 개발했으며, 계열사 및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각 산업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AI를 만들어가고 있다. LG그룹의 이러한 AI에 대한 투자와 노력은 계열사의 생산라인, 제품개발, 고객 서비스 등 각 계열사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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