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베개를 머리에 묻을 때까지 피곤을 달고 사는 일상은 너무나 흔하다. 의사나 누군가에게 ‘내 컨디션이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늘 ‘정상’이니 ‘괜찮다’고 한다. 많은 일을 하므로 피곤한 건 정상이라며, 드물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삶이 정말 괜찮은 걸까? 피로가 당신 삶을 지배하게 둘 수는 없다.
미국의 면역학·알레르기 전문가인 에이미 샤는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과학적 통찰로 무장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에이미 샤가 제시하는 ‘WTF 계획’은 단 2주 만에 당신의 삶을 더욱 좋은 방향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출간된 에이미 샤의 책 <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북플레저)를 바탕으로 에너지를 되찾아주는 WTF 계획과 식단을 소개한다. 당신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몸이 외치고 있지만, 뭐가 문제인지 알아낼 힘도 없었다면 에이미 샤가 제안하는 계획에 동참해보라.
우리 몸은 호르몬, 면역계, 장 밀접히 연결돼 있으며 자주 균형 어그러져
에너지 채워주는 핵심은 호르몬, 면역계, 그리고 장 건강의 균형 바로잡기
독소 위협 계속되면 ‘만성 염증’ 이어지고, 염증 반응은 뇌와 신체에 위험신호
호르몬 불균형 없애려면 간헐적 단식으로 장 건강 개선하고 면역계 강화해야
식단 정비하고, 수면 우선순위 삼고, 운동 루틴 바꾸고, 스트레스 관리 철저히
▲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베개를 머리에 묻을 때까지 피곤을 달고 사는 일상은 너무나 흔하다. <사진출처=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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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빙빙 도는 것만 같았다. 오후 5시에 갑자기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먼저 일어나느라 죄책감을 느꼈고, 그에 못지않게 아이들 픽업이 늦어진 것도 미안했다.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67번 가를 빠르게 질주하는 동안 심장이 쿵쾅댔다.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사무실을 일찍 떠난 게 맘에 걸렸다가, 짜증 내는 동료들이 어른거렸다가, 가라테 도장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떠올랐다. 까칠한 안내 데스크 직원이 지각했다고 핀잔하며 무능한 엄마라고 흉보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렇게 자기 비하에 정신이 팔리는 바람에 막판까지 교차로를 지나는 차를 보지 못했다. 금속이 금속을 치는 소리가 공기를 울리며 시간이 멈췄다. 내 차는 나의 통제를 벗어나 정확히 세 번 회전한 뒤 분리대를 들이받았다. 또다시 가슴이 서늘해지는 충돌음이었다. 차에 있는 에어백이 전부 동시에 터졌다. 앞 유리에서 부서진 유리 조각이 박혀 피투성이가 된 팔이 눈에 들어왔다.”
코넬·컬럼비아·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대학, 하버드 의학 전문 대학원에서 공부한 알레르기·면역학 의사이자 영양 전문가인 ‘에이미 샤’가 자신의 책 <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 서문에서 한 말이다.
“왜 나는 죽도록 피곤했을까”
10년 전 사고가 났던 그때, 에이미 샤는 두 아이를 키우며 면역 전문의로서 입지를 다지고, 다른 의사 시험을 준비하느라 사실상 탈진에 가까운 상태였다. 지나치게 피곤했고, 무리했고 일을 많이 벌였다. 단순히 시간 관리를 넘어 더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했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몸이 외치고 있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이 늘었다. 항상 짜증이 났고, 에너지는 바닥이었다.
“교통사고를 내기 전에는 가정과 직장에서 일을 관리하는 능력에 한계치를 느끼고 혼자서 껴안아야 하는 것 같은 외로움을 느꼈다. 이런 피로는 인생에서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지금은 안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느끼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나처럼 ‘에너지 고갈 위기’로 고통받고 있다. 내 환자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칠 대로 지쳤다. 탈진할까 봐 걱정하고, 스스로를 혹사한다고 느꼈다.”
사실 감당이 안 되는 느낌과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는 건 지나칠 정도로 흔하다. 이런 시대에 어떻게 안 그렇겠는가? 우리는 바쁘게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살아가고, 그 와중에 정신을 어지럽히는 자극을 피하려 매일 같이 애쓴다. 하지만 우리는 초인이 아니다. 몸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주면 결국 어그러지는 지점에 도달한다. 더 이상 맞물려 돌아가지 못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중단하는 것이다.
에이미는 교통사고를 낸 이후 스트레스를 줄이고, 에너지를 키우며, 몸을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느라 쉴 새 없이 일했다. 마침내 효과 있는 계획이 나왔고, 직접 건강의 변화를 경험하자 환자들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여성들의 피로를 극복하는 데 진료의 초점을 맞췄다. 이른바 ‘WTF 계획’으로 효과를 본 환자가 수천 명에 달했다. 에이미는 이 계획으로 자신의 인생을 바꿨고, 수많은 사람의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몸과 음식, 유전
에이미의 할머니는 당뇨병에 걸려서 온갖 당뇨병 합병증에 시달렸다. 할아버지도 당뇨병에 걸려서 60세라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에이미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 네 명은 모두 삼십 대 초반에 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당시 내가 보기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다들 건강하고 날씬하신데.’
친척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심장 전문의인 에이미의 삼촌이 노티(인도의 전통 플랫빵)를 건네며 경고했다. “당뇨병은 한 가족을 휩쓸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가족이 그래. 우리 모두 걸릴 거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확실히 물려줄 수 있어.” 에이미의 삼촌은 그러면서 병의 심각성을 강조하듯이 덧붙였다. “우리 가족 중에 60대를 넘긴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이 말은 항상 에이미의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이후 에이미는 적극적으로 당뇨병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통역사를 자처하며 할머니를 의사에게 데려갔고, 그 기회를 틈타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식단과 라이프스타일이 유전자에 대항해서 건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당뇨병을 공부하고, 음식으로 가장 심각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지 등을 배우면서 아버지와 함께 과감한 식단을 시도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채식 등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자신의 아버지 같은 사람들에게 평생 이어 온 습관을 깨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먹었던 음식과 즐겨 찾는 소울 푸드를 포기하는 게 특히 힘들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에이미 말에 따라 식단을 지켰고, 결국 에이미는 효과 있는 식단을 찾아냈다. 2년 동안 인슐린 투입량을 50U에서 20U 미만으로 낮췄고 체중은 14kg 가까이 감량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인간의 몸과 음식, 유전,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신진대사도 흥미로웠다. 누구는 아무리 적게 먹어도 살이 안 빠지는데, 왜 누구는 원하는 만큼 먹고도 날씬할까?
에이미는 이런 질문에 답하고 싶었고, 아버지의 식단을 바꿨던 경험을 떠올리며 해당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코넬 대학 영양학과에 지원했다. 여름에는 하버드 의학 전문 대학원에서 면역계가 어떻게 작용하고 오늘날 환경오염 물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배웠다. 음식과 인간의 몸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뉴욕에 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에도 다녔다.
의대에 다니는 동안에도 질병 예방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1년을 할애해서 심장병 위주로 연구했고, 덕분에 일하면서 연구자료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다듬을 수 있었다. 의대를 졸업한 후에는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의대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의대에서 기력을 소진한 데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초반에는 전쟁 같은 나날이었다. 의대보다 힘들었고 긴 근무 시간을 버티는 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고됐다.
▲ 우리 몸은 호르몬과 면역계, 그리고 장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으며 자주 균형이 어그러진다고 한다. 에너지를 높이는 핵심은 세 가지 체계의 균형을 잡는 데 있다고. <사진출처=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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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피곤한 이유 뭐기에
운 좋게도 2년 후 컬럼비아 대학의 면역학 프로그램에 통과해서 뉴욕으로 이사했다. 당시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다시 면역학을 공부했다. 임신해서 호르몬이 널을 뛰는 와중에 여성의 호르몬과 면역계를 공부하다니! 그리고 이 경험으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학교 공부와 연수 기간을 거친 끝에 내과와 알레르기·면역 분야 양쪽에서 전문의 자격증을 땄다. 그동안 받은 교육을 활용하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진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서양식 의료 모델과 계속 병원을 들락거리는 환자들에게는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이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을 예방하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번아웃 상태로 진료와 육아를 동시에 하느라 꼼짝도 못 하는 느낌이었다. 겨우 32살이었지만 몸이 쇠약해지고 있었다. 그러다 교통사고가 났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뚜렷하진 않아도 부정할 수 없는 증상이 몸에서 분명히 나타났지만 의사들은 모두 원인을 찾지 못했다. 에이미는 친구들(하버드와 컬럼비아에서 함께 수련했던 똑똑한 동료들)에게 자신의 컨디션이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 조언을 구했다. 그들은 에이미를 멀뚱히 바라보면서 ‘괜찮다’고 했다. ‘초보 엄마이자 이제 막 진료를 시작한 사람이 피곤한 건 정상’이라며 ‘드물지 않은 일’이라고 장담했다.
에이미는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이런 기분을 자신만 느끼진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수많은 환자와 친구, 동료가 끊이지 않는 피로와 찌뿌듯함, 우울감을 호소했다. 게다가 수면은··· 제대로 자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하지만 의사들은 이런 증상을 오랫동안 하찮게 취급했다. 에이미는 얼마나 피곤한지 고장 난 레코드처럼 반복해서 말하는 기분이 들었다. 불평하는 것 자체가 지겨웠다.
에이미는 여성의 피로 문제를 깊이 파고들수록 에너지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신할 수 있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10%, 여성의 15%가 극심한 피로나 탈진 상태를 자주 겪는다고 보고한다. 18세에서 44세 사이의 여성은 극심한 피로나 탈진을 자주 느끼는 비율이 남성의 두 배에 달한다(15.7% vs 8.7%), 게다가 의학 연구의 역사상 여성과 여성의 의료는 늘 뒷전이었다. 달리 말하면 여성들은 오랫동안 전반적으로 에너지 위기와 호르몬 불균형에 시달렸고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여성의 통증은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증상으로 치부됐다. 문헌에는 이런 평가를 뒷받침할 근거나 정확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다루는 과학서는 극도로 부족하다.
에이미는 자신뿐만 아니라 의료계가 간과하는 수많은 여성을 위해, 죽도록 피곤한 이유를 알아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를 계속할수록 모든 징후는 호르몬 불균형을 가리켰다. 사실 이런 증상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부신 피로’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에이미는 연수 시절 초기에 부신과 부신의 기능을 연구했다. 하지만 의대에서 ‘부신 피로’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부신 피로는 정식 진단명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미는 그 개념에 흥미를 느꼈다. 부신 피로 개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만성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끊임없이 투쟁과 도피의 경보가 울리면 부신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정상적인 기능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 속도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논문에 쓰기 좋은 두루뭉술한 표현이었다.
영양과 장, 호르몬 불균형
의학 서적에 부신 피로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에이미는 자신의 호르몬이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왜 항상 피곤하겠는가? 그래서 연구를 계속한 끝에 확실한 결론을 내렸다. ‘부신 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 증상은 존재한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부신 피로와는 다른, 극단적인 호르몬 불균형이었다.
에이미는 영양과 장, 호르몬 불균형을 더욱 깊이 연구하면서 피로를 물리칠 식단 계획을 구상했다.
스스로 기니피그(실험동물)가 되어 연구 결과를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론을 시험하고, 에너지를 채울 식단 전략을 개발했다. 정신과 호르몬, 염증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과학의 이름으로 ‘레몬주스-고추 해독’을 시도했다가 뉴욕 길거리에서 고꾸라진 적도 있다. 하지만 결국 대성공이었다. 올바른 배합을 찾아내서 호르몬 균형을 이뤘고 자신의 몸에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에너지를 자연적으로 얻었다.
이쯤 되면 이 기사를 읽는 당신도 궁금할 것이다. 에이미의 몸과 마음을 그토록 가뿐하게 해줬던 계획이 뭘까? 에이미는 몇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리셋 계획을 개발했고, ‘도대체 왜(Why The Fack) 이렇게 피곤한가’라는 의미를 담아 ‘WIF 계획’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요약하면 우리의 호르몬과 면역계, 그리고 장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으며 자주 균형이 어그러진다고 한다. 에너지를 높이는 핵심은 세 가지 체계의 균형을 잡는 데 있다고.
▲호르몬
우리 몸에는 다양한 호르몬이 신호 체계로 작용하면서 기본적인 기능을 대부분 조절한다. 에스트로겐이나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같은 일반적인 호르몬에 익숙하겠지만 그 밖에도 온갖 절묘하고 복잡한 역할로 신체 기능을 매끄럽게 조절하는 호르몬이 많다.
호르몬 체계는 복잡하게 서로 연결된 호르몬 고속도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도시의 도로 체계와 비슷하다. 이 호르몬은 모두 뇌의 호르몬 신호에 반응하며 다른 호르몬 분비샘의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한다. 시상하부는 뇌하수체와 연결되고, 뇌하수체는 갑상샘에 영향을 미치며 결국 부신과 난소, 혹은 고환과 연결된다.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뇌와 이어진다. 결국 모든 게 연결돼 있다. 뉴저지 유료 도로 63번 출구에서 사고가 나면 몇 km씩 차가 밀리고 몇 시간 동안 속도가 느려질 것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호르몬은 우리 몸에 해로운 게 아니라 이롭게 작용해야 하며 호르몬 시스템이 망가지면 의사와 상담해서 그 증상이 호르몬 불균형 탓인지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추리 게임에 가깝겠지만, WTF 계획은 여러 단계에 작용하여 다양한 호르몬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면역계
면역계는 우리 몸에서 바이러스나 질병 같은 침입자를 막는 방어막이다. 독감이나 일반 감기와 싸울 때 이 면역계가 일한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을 위협하면 면역 세포가 용감한 보병처럼 반사적으로 전투에 나선다. 이런 염증 반응이 끝나면 군인들은 다시 기지로 돌아가고 경보 체계를 꺼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수많은 이유로 응급 상황이 끝났다는 신호를 받지 못하거나, 낯선 음식이나 독소의 형태로 계속 위협이 돌아온다. 결국 ‘해로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지고, 이런 염증 반응은 뇌와 신체에 위험신호를 보낸다.
▲장 건강
장 건강은 소화관의 미생물 균형을 가리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 건강은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우리의 욕구부터 기분, 에너지 수준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과 장은 공생 관계를 이룬다. 호르몬은 장에 영향을 미치고, 장 세균은 호르몬을 분비하고 조절한다. 장 세균은 호르몬을 분비할 뿐만 아니라 과잉 호르몬을 조절하거나 배출을 방해하기도 한다. 소화기가 고장 나면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기면서 영양실조를 일으키고, 위산 역류나 소화 불량, 과민 대장 증후군 등 수많은 만성 문제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세 가지 체계는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작용하며 건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에이미는 호르몬, 면역계, 장 건강을 ‘에너지 3요소’라고 부른다. 하나라도 균형이 어긋나면 전반적인 불균형이 발생해서 바쁜 하루를 헤쳐나갈 에너지를 훔쳐간다. 한 가지 체계를 고치면 다른 두 가지도 개선된다. 에너지의 3요소가 한번 균형을 이루면 에너지는 치솟기 마련이다.
에너지 잡아먹는 거머리, 염증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 가지(혹은 모두) 체계의 균형이 어긋나서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려고 고군분투하면 다른 일을 할 에너지는 줄어든다. 진이 빠지는 것이다. 그러면 심하게 피곤해질 뿐 아니라, 몸이 제대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자원도 부족해진다.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면(스트레스와 피로가 만성이 되면) 알레르기와 질병에 민감해진다. 염증과 질병, 에너지는 이런 식으로 연결된다. 이 체계를 되돌리고 호르몬을 안정화하는 한편, 에너지 3요소의 균형을 이뤄서 감염과 질병을 물리쳐야 한다.”
문제는 흔한 호르몬 불균형 중상을 진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과 식단 변화로 쉽게 고칠 수 있다. 에너지 3요소를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에이미는 염증과 호르몬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일종의 간헐적 단식으로 장 건강을 개선하고 면역계를 강화하는 식단 계획을 수립했다. 자신의 식단을 정비하는 한편 수면을 우선순위로 삼고 운동 루틴을 바꿨으며 스트레스 관리를 연습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간헐적 단식과 생체 리듬, 장 건강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덕분에 자신의 경험을 과학으로 뒷받침할 수 있었다고.
에이미는 염증을 “에너지를 잡아먹는 거머리”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뇌가 다른 신체 부위의 염증에 면역을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연구에 따르면 뇌는 우리 방어 체계가 시작되는 지점이며 다른 신체 부위의 감염을 감지한다. 원인이 저질 식단이든 수면 부족이든, 우리 몸은 전신에 퍼진 ‘불’을 끄기 위해 무리해서 일할 것이다. 일단 염증이 침입하면 중증도에 따라 일을 시작하도록 설계됐고, 염증이 생긴 응급 부위에 집중하여 다른 부위의 자원과 에너지를 고갈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