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AI 토크쇼’ 지상중계

“2~3년 내 엔비디아 적수 없어…AI 골드러시 지속돼야 한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4/07/26 [15:37]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AI 토크쇼’ 지상중계

“2~3년 내 엔비디아 적수 없어…AI 골드러시 지속돼야 한다”

송경 기자 | 입력 : 2024/07/26 [15:37]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정책을 바꿀 경우 미국 투자 방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안 준다면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최 회장이 지난 7월 19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통상 전략’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 지원하는 보조금에 부정적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과 배터리 기업은 미국에 조(兆) 단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최 회장의 이날 발언은 다양한 분석을 낳았다. 

 


 

“미국 대선 결과 따라 보조금 안 준다면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

“AI 전사들이 대한민국 성장 리드할 수 있는 좋은 씨앗, 묘목들이 될 것”

 

“AI 에너지 문제 해결 위해 SK이노베이션·SKE&S 합병···큰 시너지’ 낼 것”

“아버지와 아들이 만났다는 게 왜 뉴스가 되는 건지 이해가 잘 안 간다”

 

▲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월 19일 제주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 절대강자로 떠오른 미국의 다국적 기업 ‘엔비디아’에 대해 “2~3년 내에는 적수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회장은 7월 19일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참석,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의 ‘AI 시대, 우리 기업의 도전과 미래 비전’ 토크쇼에서 “짧은 미래 안에 엔비디아의 아성이 부서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2~3년 내에는 적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당초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잘 다루는 기업이었고, AI 시대를 맞아 이를 더 발전시켜 아성을 굳건히 했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 그러면서도 2~3년 이후에는 여러 시나리오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I라는 금 캐는 장비 제공”

 

최 회장은 “아직 AI로 돈을 버는 모델이 뭔지 정확히 나오지 않았는데 어떤 식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엔비디아 세상이 이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엔비디아 칩을 쓰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은 다들 자기네 칩을 따로 만들고 있다”며 “이들의 경쟁력이 얼마나 올라오느냐에 따라 실제 엔비디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SK그룹이 AI 시대를 맞아 임하는 전략에 대해서는 “현재 많은 기업이 AI라는 금을 캐러 도전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금을 잘 캘 수 있도록 곡괭이와 같은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며 “기본전략은 이들 기업이 계속 금을 캐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도 돈을 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회장은 “하나의 기업, 국가가 할 수는 없고 협력해야 한다”며 “네이버 최 대표와 우리가 협력하면 무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승리하려면 우군이 필요하다. 한국도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와 콜라보가 필요하다”며 “실제 빅테크들도 각자 서로 진형 형태를 만들고 있다. 우리에게 없는, 필요한 역량을 가진 파트너를 만들어 각 케이스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잘 이해하는 ‘전사’ 길러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관련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면서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터리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생겨서 원래 생각했던 계획만큼 안 돌아갈 확률이 생겼다”며 “그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렇다고 우리가 이걸 관둘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미래를 보면 배터리의 성장성은 계속될 것”이라며 “단지 지금 주춤하는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잘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다른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견해다. 최 회장은 “두 가지가 합쳐지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한 건 AI 쪽”이라며 “AI에도 지금 보면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쪽은 배터리 등을 지니고 있고, 또 다른 쪽은 수소나 전기에 관련한 사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AI 에너지 관련) 솔루션을 많이 만들 수 있다”며 “향후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기를 솔루션화 한다면 그것도 상당히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포함 AI와 관계된 인프라를 계속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AI를 잘 이해하는 ‘AI 전사’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빅테크, 또는 많은 AI와 관계된 곳들이 우리나라를 택하지 않고 공동화될 우려가 있다”며 “우리나라가 다른 데 종속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AI 데이터센터부터 AI에 관계된 인프라 구조를 상당히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AI를 이해하고 사업할 수 있는, 저는 그걸 ‘AI 워리어(전사)’ 이런 형태로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조를 깔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 AI, 아마존, 구글 등이 SK가 만든 데이터센터 일부를 쓰게 하고, 나아가 시민들이나 학생들에게도 이를 열어줘 연산 혹은 모델을 만들고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학교 시스템을 만들듯이 AI 인프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보고 있다”며 “일상화가 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하면 많은 AI 전사들을 기를 것이고, 이 전사들이 이 시대 대한민국 성장을 리드할 수 있는 좋은 씨앗, 묘목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AI 데이터센터만 갖고는 안 되는 문제가 있다.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라며 “대한민국 데이터를 다 모은다 해도 아마 사이즈가 작아서 일본 등 다른 나라와 협력해 데이터 크기를 더 키우고 서로 공동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공계 인력부족 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아직 우리는 이과·문과를 나누는 이분법에 잡혀 있는데 솔직히 이건 허물어져야 한다”며 “이제 AI가 되면 웬만한 것들은 이과든 문과든 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 개발이라는 건 농사를 지어야 한다. 갑자기 2~3년 만에 없던 인력을 만드는 기적은 안 일어난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훈련을 받으면 10~15년 안에는 쓸 수 있는 인력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인력부족에 대해서는 “솔직히 인도 같은 곳에는 아직 꽤 많은 인력이 존재하는데 그 인력을 데려올 수 있다면 당장 모자라는 인력은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BM 투자는 쉽지 않은 얘기”

 

최 회장은 AI 시대에 각광받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투자에 대해 “쉽지 않은 이야기”라는 입장을 내놨다. HBM도 전기차 캐즘(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급감)처럼 수요가 언제라도 감소할 수 있다는 입장. “아무리 돈을 벌어도 번 돈보다 더 투자를 해야 되는 게 우리의 문제”라고도 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HBM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AI칩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관련 제품을 가장 많이 납품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효율적인 칩을 만드는,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 걸 연구개발(R&D)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집적도를 올리는 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시장에서는 계속 업그레이드를 요구해 우리는 설비투자를 더해서 공장을 늘려 지어야 한다”며 “그런데 공장 하나 짓는 데 대충 계산해도 20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HBM의 경우 돈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가 반도체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그래야 자기네 나라에 와서 공장을 만들지 않나. 우리나라도 이걸 따라갈 수밖에 없다”소 밝혔다. 그는 “정부가 뭘 해줘야 한다. 그걸 안 하고 ‘알아서 혼자 하라’고 하면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캐즘 현상이 HBM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지금 상황이 좋은 점도 있지만 HBM을 우리가 많이 만든다고 하는데 HBM 투자가 어찌 보면 비싼 투자”라며 “솔직히 이걸 계속 더 투자하는 게 쉽지 않은 얘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 팔려서 좋고,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투자가 너무 과격하고 많이 들어간다”며 “이러다 캐즘이 일어나면, 배터리에서 일어났던 일과 똑같은 상황이 안 일어난다는 법이 없는데, 이걸 잘 넘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 관련 질문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중국에 대한 정책은 별로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반면 환경 측면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 경제를 부스트하는 데는 더 좋을 수 있다”며 “반면 경제에서는 불확실성보다는 안정성이 더 좋다고 하는데, 트럼프가 들어오면 불확실성이 증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 시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AI에 관계된 시장은 미국이 제일 크고 앞으로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그건 트럼프가 당선된다고 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우리는 미국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그렇게 크지 않아 큰 리스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아직 완전히 다 결정된 것도 아니고, 보조금을 안 준다면 우리도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들 만난 게 웬 뉴스?”

 

최 회장은 최근 아들과 저녁식사 직후 모습이 기사화된 것에 대해 “아버지, 아들이 만났다는 게 뉴스가 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이후 외아들 인근(29) 씨와 다정하게 어깨동무한 사진이 공개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무엇을 상상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 회장과 인근씨가 서울 강남구 한 식당 앞에서 함께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포착 시점은 5월 30일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이후여서 눈길을 끌었다.

 

인근 씨는 누나인 윤정·민정 씨와 함께 부모의 이혼소송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해당 탄원서에는 최 회장이 이번 이혼소송 관련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언행이 진실되지 않다는 등 최 회장에게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간담회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만났다는 게 왜 뉴스가 되는건지 저는 이해가 잘 안 간다”며 “이런 데까지 온 것에 대해 책임을 상당히 느끼지만 많은 분들이 무엇을 상상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상상하게 만드는 많은 페이크(가짜) 뉴스들이 많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을 만난 건 대만 출장을 가기 바로 전날이었던 것 같다”며 “이게(그날 만남은) 어쩌다 있는 일이 아니다. 아들과 매일 테니스도 같이 치고 같이 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밥 먹고 즐겁게 시간 보내는 걸 찍어서 올린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데 솔직히 그걸 보고 놀라서 다음 번에 큰딸(최윤정), 사위와 밥 먹는 것도 신경이 쓰이더라. 또 ‘누가 사진 찍나’ 조심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 가면 둘째딸(최민정) 집에서 같이 밥 먹고 얘기도 나누고 한다”며 “이건 너무 당연하지 않나, 내가 아이들과 소통하고 만나고 밥 먹고 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이상하게 보는 상황이 생겼다는 게 마음이 아프기는 하다”며 “나와 애들은 아주 잘 지내고, 많은 소통과 이야기를 하고 미래 문제에 대해서도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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