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7개월 후폭풍

적자 쌓이고 무급휴가 늘리고…대학병원 ‘최악의 여름’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8/09 [15:06]

의·정 갈등 7개월 후폭풍

적자 쌓이고 무급휴가 늘리고…대학병원 ‘최악의 여름’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8/09 [15:06]

연세의료원 경영난 호소···직원들 무급휴가 40일→80일 확대에도 해결 난망

한양학원, 대학병원 재정난에 한양증권 매각···여의도성모병원 구조조정 검토

 

▲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진료실 전광판에 적힌 ‘휴진’ 문구가 눈길을 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의료원은 소속 병원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이 포함된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급휴가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연세의료원은 8월 1일부터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이같이 조치했다. 연세의료원은 전공의 이탈로 인한 경영난으로 지난 3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40일간의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의료원 측은 7개월째 이어진 의·정 갈등에 수술 건수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뒤 회복되지 않자 무급휴직 기간을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양대병원도 사정은 좋지 않다. 한양학원은 지난 7월 9일 이사회를 열고 재단이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 215만445주 중 151만4025주를 매각하는 내용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의 최대 주주다. 지분을 매각하면 한양학원 지분율은 16.29%에서 4.99%로 줄어든다.

 

한양학원은 주식 처분 사유에 대해 16년째 이어진 대학 등록금 동결과 의·정 갈등 등을 언급했다. 이사회는 “글로벌 팬데믹 이후 지속되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법인·산하기관의 재정 운영에 커다란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학의 경우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원 또한 기존의 병원시설 노후와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최근 수 년간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 설상가상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의료원 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사회는 “수익용 기본재산(유가증권)인 한양증권 주식 일부를 처분해 법인 운영비를 비롯한 각급 학교 전출금, 의료원 지원금으로 사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등 8개 병원을 산하에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모태인 서울 여의도성모병원도 경영난 가중으로 병상 축소 등 구조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여의도성모병원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병상 축소, 직원 감축 등 구조 조정에 앞서 근무지 이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병원은 535병상 규모이며 전체 직원 수는 1300여 명이다.

 

여의도성모병원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구조조정을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여의도 유일 종합병원이지만 서울성모병원으로 중증 질환 진료 기능이 넘어가면서 부진에 빠졌다. 2014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했고 2년 연속(2021~2022년) 적자를 봤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의대 증원 사태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경영난이 악화했다.

 

앞서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여의도성모병원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여러 차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여의도성모병원 폐원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방 국립대도 의·정 갈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피해 가지 못했다.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은 7월 30일 임직원에게 보낸 공지문을 통해 “전공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로 진료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대병원(본원)과 세종충남대병원(분원)은 모두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기준 충남대병원 자본금은 991억 원이었지만 자본총계는 971억 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누적결손이 2000억 원 이상으로 자본금 858억 원을 잠식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214억 원에 달한다. 본원과 분원에서 각각 148억 원과 220억 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차입금 500억 원도 모두 소진했다.

 

충북대병원은 하반기에도 차입금 경영을 이어간다. 충북대병원 측은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가 이탈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월평균 80억 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했다. 의·정 갈등이 7개월째 이어지면서 누적 손실액은 400억 원을 훌적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상 가동률 및 수술 건수가 50% 이상 급감한 탓이다. 충북대병원은 상반기 200억 원에 이어 하반기에도 500억 원의 운영자금을 차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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