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 인터뷰

“나의 음악은 다큐멘터리…음악 형태로 일기장 공개”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8/23 [15:24]

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 인터뷰

“나의 음악은 다큐멘터리…음악 형태로 일기장 공개”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8/23 [15:24]

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Olivia Dean·25)은 2000년대 젊은 팝스타의 대명사다. 동년배의 음악과는 확실히 다르다. 세련되고 난해한 무엇을 찾는 신예들과 달리 딘은 모타운, 펑크(funk) 등으로 대변되는 1970년대를 재해석하며 그 영속성과 이면의 진실들을 끌어낸다. 활달한 상상력과 고전적인 자신감은 젊음을 뛰어넘는 날카로운 시선도 벼려 있다. 그래서 대표곡 <다이브>는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다. 다양한 층위가 엉기며 화려하지만 비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연약함을 곱씹게 만든다. <다이브>가 들어 있는 첫 정규 앨범 <메시(Messy)>의 성공과 함께 지난해 BBC 인트로듀싱(BBC Introducing)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가 됐다.

 


 

2000년대 젊은 팝스타 대명사···70년대 재해석하고 그 이면의 진실 탐색

대표곡 ‘다이브’는 사랑 노래 아니라 우리의 비루함·연약함 곱씹게 만들어

친구 간의 우정은 정말 영원하다 생각···내 삶을 지탱하는 기둥 같은 존재

 

▲ 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은 2000년대 젊은 팝스타의 대명사다.   

 

올리비아 딘은 이미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트 페스티벌’,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등 대규모 페스티벌을 통해 남다른 아우라를 증명했다. 그녀의 명성은 한국에도 일찌감치 전해졌다. 방탄소년단 뷔, 블랙핑크 로제, 국내 원조 디바 엄정화가 <다이브>에 대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8월 12일 ‘무드 서울’에서 열린 첫 내한 행사 ‘다이브 인투 올리비아 딘: 내한 쇼케이스’엔 행사 참석 응모 기간에만 20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신청했다. 이 쇼케이스와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음악캠프 라이브’ 코너에 출연한 영상은 크게 화제가 됐다. 무더운 여름에 기꺼이 뛰어들고(DIVE) 싶을 정도로 딘이 데려온 최근의 날들은 은은하게 청량했다. 다음은 딘과 나눈 일문일답.

 

-다이애나 로스, 에이미 와인하우스, 로린 힐을 영감으로 주는 아티스트로 꼽았다. 이번 쇼케이스에선 1970년대 모타운 음악이 당신에게 영감을 많이 줬다고 했는데.

 

▲나는 일시적인 입소문 대신 정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가치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좋아한다. 말씀하신 세 여성 뮤지션은 이런 부분을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여성 뮤지션이 되기를 바란다. 이 분들이 내게 힘을 주는 것처럼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나는 사랑과 감정에 대해 노래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요즘 노래는 주로 ‘난 너 필요 없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고 노래하지만 나는 ‘널 정말 사랑한다’ 같은 감정을 많이 전달한다. 그런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좋아한다.

 

-1970년대는 고전적이면서 자유로운 이미지가 있다. 그 시대를 레퍼런스 삼을 때 자유로운 창작 배경이 될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강력한 시대라 레퍼런스에 갇히지 않을까 고민되는 지점도 있을 것 같다.

 

▲내 머릿속은 일종의 스펀지와 같다. 모든 걸 받아들이고 다시 내보낼 때 나 자신만의 재해석을 한다. 특정 장르, 시대의 음악에서 영향은 받되 어떠한 제한을 받지는 않는다. 언제나 그 박스 밖에서 창작을 해왔던 것 같다. 최근 발매된 <타임>이 좋은 예시인 것 같다. 1970년대 영향을 받고 있지만 굉장히 센 느낌의 음악을 제작을 했다. 예술이라는 건 한계가 없다. 다음에 내가 메탈 음악을 하고 싶다면 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그럴 일 없겠지만, 하하. 무엇보다 나는 자유로운 창작 과정을 거치고 있다.

 

-1970년대의 어떤 느낌을 좋아하나.

 

▲1970년대에 직접 살진 않았지만 당시 패션, 그때 느낄 수 있었던 자유와 재미 그리고 특히 색감과 헤어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한다. 모든 걸 떠나서 정말 재미있었던 시절이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아닌가. 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타임머신이 있다면 무조건 그때로 가서 살고 싶다.

 

-대표곡인 <다이브>가 한국을 비롯 세계에서 정말 많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도 궁금하다. 내 음악이라 객관성을 가지고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 우선 굉장히 순수한 마음으로부터 출발한 노래라 인기를 얻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음악을 듣는 모두 사랑을 하거나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공감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또 전반적으로 노래 자체가 구름같이 포근하고 희망에 가득 찬 느낌의 노래라는 점도 인기 이유 같다.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곡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내 자랑은 아니지만, 하하.

 

-다양한 관계성에 대해 노래를 하던데, 지금 가장 관심 갖고 있는 관계성은 무엇인가?

 

▲나는 정말 인간관계에 대한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한다. 사실 내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기도 해서 그렇다. 그런데 지금은 우정, 특히 동성 친구 간의 우정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 그것이 정말 영원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정은 내 삶을 지탱하고 있는 일종의 기둥과 같은 존재다.

 

-내한 쇼케이스는 어땠나?

 

▲한국에서 쇼케이스를 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한국 팬들과 연결될 수 있는 첫 기회였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다. 매너 있게 현장을 즐겨준 팬들을 정말 존경하게 됐다. 다만 노래를 더 부르지 못한 점은 정말 아쉬웠다.

 

-쇼케이스에 트와이스 멤버 지효, 싱어송라이터 권진아와 이진아, 혜윤이 찾아오기도 했다.(지효와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패션 행사에서 만나 당시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덕분에 ‘케이 하트‘를 배우게 돼 모든 사진을 그 하트 포즈로 찍었다, 하하. 그 분들이 내게 차(茶)를 선물했고 나는 바이닐(LP)을 드렸다. 이제 한국 친구들이 생긴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 분들의 공연도 보고 싶다. 한국에선 네일 아트를 받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다. 다음엔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한국의 문화를 더 경험 해보고 싶다.

 

-예전에 뮤지컬도 공부한 걸로 아는데.

 

▲뮤지컬은 언제나 굉장히 좋아한다. 드라마틱한 요소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운드가 웅장한 점도 마음에 들고. 뮤지컬을 쓰거나, 공연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는 뮤지컬을 좋아하기 때문에 누군가 이 작품 출연 요청을 하면 기꺼이 응할 마음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엔 낡은 트럭을 몰고 영국 전역을 돌며 무료 공연을 했다고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온 해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내가 페스티벌에서 공연할 수 기회가 주어졌던 해였다. 그런데 팬데믹 때문에 모든 게 취소됐다. 처음에는 매니저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아무래도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트럭을 택했다. 다섯 명 앞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었고 농장 염소들 앞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었다. 내가 노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후 글래스턴베리, 코첼라 등 크고 작은 무대에 섰다.

 

▲특히 글래스톤베리 같은 경우는 내가 열 살 때부터 피라미드 무대에 서는 상상을 해왔다. 실제로 서보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 특별했다고 할 수 있어서 정말 특별했다. 비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한 번 더 그 무대에 서고 싶다.

 

-작년에 발매한 첫 정규 음반 <메시(Messy)>가 ‘브릿 어워즈’에 지명되는 등 큰 호평을 얻었다.

 

▲앨범을 제작할 당시만 해도 이런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음반 작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할 건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믿고 그대로 나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성공을 접하면서 ‘내가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앨범에 대한 생각도 변함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야겠다’ 생각이다.

 

-<메시>를 두고 불안전함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고 소개했던데.

 

▲나 자신이 조금은 어지럽고 정리 정돈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게 굉장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요즘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가볍게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다.

 

-쇼케이스에서 ‘나의 음악이 다큐멘터리같다’고 했다.

 

▲뮤지션으로서 나의 감정과 메시지를 정확하게 캡처해서 사람들에게 로맨틱하게 전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자 책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 음악을 증손자가 듣더라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너무나 아름다운 행위라 믿는다. 어떻게 보면 내 일기장을 음악의 형태로 공개하는 걸 수도 있다. 다른 뮤지션들은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나의 연약함을 남들에게 드러낼 수 있는 방식같다. 듣는 분들도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악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강한 사람이라는 반증이다. 평소 당신은 밝고 건강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사람들은 굉장히 달라 보여도 같은 상황들,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연약함을 드러내면서) 서로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종, 국적 상관 없이 당신의 음악은 사랑을 받는다. 그런 대중성은 어디에서 오는 건가?

 

▲내 곡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고 이해해 주길 원한다. 다만 음악을 만드는 과정 전반에선 너무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마음을 중심으로 음악을 쓰고 있다.

-시대 초월이나 영속성에 대한 말을 많이 했는데 음악 외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있나?

▲우선 나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정확한 답을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패션이 굉장히 영향력이 큰 분야라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이 과거의 패션을 돌아보면서 영감을 얻지 않는가. 그런 면에서 음악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가치로 얘기를 하자면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도 시간을 초월한 게 아닐까?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11월 넷째주 주간현대 1261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