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스트레스 DSR 시행…불붙은 가계대출 잡힐까?

꺾이던 가계대출 다시 폭증…가을엔 대출 문턱 높아진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8/23 [15:49]

9월 스트레스 DSR 시행…불붙은 가계대출 잡힐까?

꺾이던 가계대출 다시 폭증…가을엔 대출 문턱 높아진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8/23 [15:49]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9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다가오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은행 창구로 몰리고 있다. 급증세를 지속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더해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저점매수에 들어가려는 투자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렸다. 여기에 휴가철 자금 수요까지 겹치면서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전 가계대출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월 14일 기준 719조9725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715조7383억 원에서 8월 들어 2주일 만에 4조2342억 원 더 불어난 규모다.

 


 

수도권 집값 뛰고 ‘DSR 규제’ 예고되자 막차 대출 수요 몰려 주담대 폭증

시중은행 한 달 새 금리 5차례 올리는 등 문턱 높여 가파른 가계대출 관리

 

▲ 8월 2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가계대출 급증세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견인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8월 14일 기준 562조9908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559조7501억 원에서 8월 들어 3조2407억 원 더 늘었다.

 

앞서 시중은행 주담대는 올해 들어 7월까지 29조8579억 원 급증했다. 월별 증가폭은 4월 4조3433억 원, 5월 5조3157억 원, 6월 5조8467억 원에 이어 7월 7조5975억 원을 기록했다. 7월 증가 폭은 은행들이 월별 대출잔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사상 최대치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5497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102조6068억 원에서 8월 들어 9429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6~7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8월 초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급락하자 저점 투자 수요와, 스트레스 DSR 2단계 전 한도를 채우려는 차주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대출 잔액은 118조6339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118조6241억 원에서 소폭(98억 원) 늘었다. 앞서 전세대출은 5~7월 석 달 연속 증가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인 6월보다 5조5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월별 증가폭은 4월 5조 원, 5월 6조 원, 6월 5조9000억 원에 이어 넉 달 연속 5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7월 주담대는 5조6000억 원 늘어난 882조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별 증가 폭은 넉 달 연속 4조 원을 웃돌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문턱 높이기

 

주담대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차주들이 많이 찾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주담대를 비롯한 대출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중이다. 일부 은행은 한 달 사이 다섯 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관리를 주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은 지난달부터 8월까지 주담대 금리를 연이어 높였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다섯 차례 금리를 인상했으며 국민은행은 네 번에 걸쳐 대면 및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NH농협은행은 두 번, 하나은행은 지난달 한 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7월 15일과 22일 0.05%포인트씩 금리를 높였고 29일에도 최대 0.3%포인트 인상했다. 8월에도 7일 최대 0.3%포인트, 16일 최대 0.5%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8월 20일부터 대면 및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대면 아파트 외 주택(연립·다세대)담보대출(5년 변동) 금리를 0.3%포인트,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5년 변동) 금리를 0.1%포인트를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8월 2일에도 0.3%포인트, 12일에도 최대 0.4%포인트를 인상했다. 7월 에도 12일과 24일 금리를 올린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8월 8일 대면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올렸다. 8월 7일에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다. 7월 3일, 18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올린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7월 24일에 이어 8월 14일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은 7월 1일 주담대 금리를 높였다.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한때 2%대로 떨어졌던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3%대로 올라섰다. 8월 16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주기형)금리는 연 3.54~5.97%, 변동금리는 연 4.39~6.72%다.

 

인터넷은행들도 7월부터 대출금리 인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8월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졌다. 카카오뱅크는 8월 14일부터 주담대(혼합·변동)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케이뱅크는 8월 13일 아파트담보대출 5년 주기형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다.

 

은행권은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의 대출관리 주문에 따라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대출금리 지표로 쓰이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도 커졌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으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은 5일 3.101%까지 내려가면서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14일에도 3.177%에 마감했다. 주담대 변동금리 지표인 신규 코픽스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10%포인트 내렸다. 6월에도 0.04%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채와 은행권 예금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내림세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대출 수요를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계속 내려가면서 가산금리로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의 대출 증가는 금리 하락보다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금리도 오르면서 ‘영끌족’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주담대 연체율은 5월 기준 0.2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0.16%포인트가 뛰었다.

 

금융당국 가계대출 옥죄기

 

이쯤 되자 정부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정책금융 상품과 관련해 전방위적 관리에 나서고 있다. 당장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으로 대출 한도가 일부 줄어들게 됐다.

 

국내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확연히 꺾인 모습을 보이다가 올해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4월 4조1000억 원, 5월 5조3000억 원, 6월 4조2000억 원 등으로 각각 늘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정책성 대출과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8월에도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 증가 및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서울 일부 지역 집값 상승과 금리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가계대출이 증가하자, 은행 주담대와 정책대출에 대한 전방위적 관리를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9월 1일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차주들에게 적용한다. DSR은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현재 은행 대출은 40%, 비은행 대출은 50%로 규제되고 있다.

 

스트레스 DSR 제도는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에 이미 0.35%(1단계)의 스트레스 금리를 부여했고, 다음달엔 0.75%(2단계), 내년부터는 1.5%(3단계)의 금리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9월에 0.75%의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대출유형에 따라 차주의 주담대 한도는 약 3~9% 줄어든다. 예컨대 소득 1억 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의 변동금리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대출한도는 스트레스 DSR 도입 전 6억6000만 원에서 9월엔 6억 원으로 6000만 원(9%) 가량 줄게 된다.

 

금감원은 이 같은 대출관행을 은행들이 잘 지키고 있는지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련 연간 경영계획을 제대로 수립하고 이행했는지, 특수은행에 부여된 고(高)DSR 대출 규제 특례를 오남용되는 사례가 있는지, 생활안정자금용 주담대로 DSR 한도를 우회해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디딤돌·버팀목 대출에 대한 관리도 추진된다. 7월 31일부터 은행들은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디딤돌·버팀목 대출 금리 산정방식을 조정하고 있다. 정책대출을 적게 빌리거나 빠르게 상환할 경우 우대 금리를 부여하고, 더디게 갚을 경우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하반기 주요 정책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한 만큼, 당분간 이 같은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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