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주’ 일촉즉발, 보수파국 번지나?

명태균에 놀아난 용산·여권…연결고리 두고 서로 꼬이는 해명…'세상 뒤집어질 약점' 뭘까?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4/10/11 [17:08]

‘명태균 폭주’ 일촉즉발, 보수파국 번지나?

명태균에 놀아난 용산·여권…연결고리 두고 서로 꼬이는 해명…'세상 뒤집어질 약점' 뭘까?

송경 기자 | 입력 : 2024/10/11 [17:08]

‘명태균의 난’으로 집권여당, 아니 보수진영이 벌집을 쑤신 듯 아수라장이다.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는 연일 인터뷰를 통해 “내가 입을 열면 세상이 뒤집어진다” “구속되면 정권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이어가고 있다. 명씨는 ‘폭로의 기관차’처럼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물론 거물급 보수진영 인사들을 대거 거론하며 무차별적으로 ‘화염’을 뿜어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정권 무너진다’는 소리를 듣고도 고발하지 못하고 오락가락 입장문만 내어 ‘진짜 켕기는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야당은 “대체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명태균씨와 무슨 일을 했느냐?”며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만으로도 경천동지할 일인데 이것이 20분의 1도 안 된다고 하니 상상하기조차 두렵다”고 개탄했다. 일촉즉발! ‘명태균 게이트’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명씨 “내가 입 열면 세상이 뒤집어진다” “구속되면 정권도 무사하지 못할 것”

대통령실, 명씨 고발하지 못하고 오락가락···‘진짜 켕기는 게 있는 것 아니냐’

대통령실 vs 이준석·김종인 진실게임···‘명태균 파장’ 보수진영 집어삼킬 태세

 

▲ 명태균씨를 둘러싼 여권 인사들의 태도가 ‘명태균 비선 실세’ 의혹을 키우고 있다.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준석·김종인·박완수·윤한홍·홍준표·나경원·오세훈·안철수 등 등장인물만 해도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야당의 시간’인 국정감사가 절정으로 접어들면서 윤석열 정권의 비리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폭로성 발언도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명씨는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핵심 연루자로 언론의 전면에 등장했다. 명씨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등 주요 정치적 현안에 대해 조언을 제공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공직을 제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박완수 경남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인사와 친분도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명씨를 정치 브로커로 치부하며 깎아내리고 있지만 ‘명태균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점점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전선이 대통령실과 거물급 인사의 폭로전과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명태균 게이트’가 보수진영 전체를 집어삼킬 태세다. 

 

대통령실 해명에 이준석 발끈

 

대통령실은 10월 8일 오후 명씨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처음으로 내놨다. 명씨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 만에 입장 발표를 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을 통해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씨를 만나게 됐다”며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알렸다. 이어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며, 명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며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명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이유인 김건희씨 공천·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정치인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으로 알려졌다.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한 국민의힘 정치인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이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 33일 만에 첫 입장을 내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관련자들의 반박으로 사실관계는 하루 만에 무너졌다.  이준석 의원과 김종인 전 위원장 등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대통령실 해명조차 논란을 불렀다.

 

먼저 이준석 의원은 대통령실 입장이 나온 직후 “대통령실이 거짓말을 한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왔다’며, 고위당직자로 자신을 지목한 것을 상기시키며 “다음 언론플레이를 할 때는 꼭 이 ‘패싱 입당’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서 입장 밝혀달라”고 꼬집었다. 당시 유력 대권 주자였던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두고 지도부와 신경전을 벌이다, 이 의원을 비롯한 당시 지도부가 지방 일정 및 휴가로 자리를 비운 사이 갑작스레 입당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입당하는 사람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없는 날짜를 골라 기습 입당한 일은 아마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가장 황당한 일 중 하나일 것”이라며 “만약 실제 명씨에게 먼저 입당 전에 이런(입당 시기) 조언을 구하고 패싱 입당의 조언을 받아들였다면, 김종인·이준석이 (윤 대통령에게) 명씨를 소개시켜 줬다는 모든 언론플레이가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10월 10일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자신의 입장에서는 이리저리 뛰었던 명씨를 그냥 졸로 쓰고 버리려고 하니까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타조가 머리를 아무리 모래 속에 박고 숨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명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 시기를 조언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며 “당시 명씨가 윤 전 총장 내외에게 패싱 입당을 권유했고, 해당 의견을 받아들인 것인지 아니면 명씨의 과장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10월 9일 “윤 대통령과 2021년 7월 처음으로 만날 때 명태균씨도 있었다”며 “(대통령실 해명은) 사실이 아니다.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그 사람들(대통령실)이 급하니까 말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명씨가 이미 알고 친밀한 사이라고 봤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보기에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의 ‘연락을 끊었다’는 말도, ‘김종인이 명태균을 소개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명씨를 알게 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김 전 위원장은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나 보고 정치적 아버지라는 소리 할 자격이 없다”며 “왜 쓸데없이 남의 이름을 마음대로 써먹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명씨는 10월 9일 ‘아버지 같은 분’이라던 김 전 위원장이 자신과의 친분을 부인하자 페이스북에 ‘상중(喪中)’이라는 글씨를 굵게 띄운 뒤 “오늘 나의 정치적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맞받았다.

 

‘명태균 리스트’ 등장인물 혼란

 

의혹만 부른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해명도, 명씨를 둘러싼 여권 인사들의 태도도 ‘명태균 비선 실세’ 의혹을 키우고 있다. 김영선·이준석·김종인·박완수·윤한홍·홍준표·김재원·나경원·오세훈·안철수 등 등장인물만 해도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명씨를 선거 브로커, 문제 인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0월 10일 명씨를 향해 “협잡꾼 정치 브로커”라며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치를 강조했다. 특히 지도부 일부 인사는 그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거나 책임당원 명부 유출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명태균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최순실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제2의 국정농단 사태”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자고 일어나면 명태균의 새로운 공천 개입 증거들이 나오고 폭로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명태균의 세치 혀끝에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걸려 있다. 박근혜 정권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힐난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10월 넷째주 주간현대 1259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