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비대면 진료 확인취재
SNS 체험담처럼…묻지 마! ‘위고비 처방’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10/25 [11:28]
▲ 글로벌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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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처방기준에 안 맞아도 상관없다.”(서울시 A의료기관 의사)
비대면 진료 플랫폼 등을 통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월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NS를 통해 정상 체중임에도 ‘위고비’ 처방을 받았다는 정보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실제 기자가 10월 21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위고비’ 처방전 받았더니 단번에 받을 수 있었다.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했던 서울 한 의료기관의 경우, 위고비 처방기준에 맞지 않는 체질량지수(BMI 26㎏/㎡)라는 점을 밝혔음에도 처방전을 내주겠다 의사를 밝혔다.
‘위고비’는 BMI 30㎏/㎡ 이상의 고도 비만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혹은 BMI가 30 미만이더라도 당뇨·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동반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의 성인 비만환자에 쓸 수 있다.
취재 과정에서 의료진은 동반질환 여부 등에 대해 묻지 않고 ‘위고비’ 처방을 했다. 오히려 고도 비만이 아닌데도 처방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위고비’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허가기준에 안 맞아도 상관없다”며 “건강보험급여 의약품이면 기준에 딱 맞게 처방해야 하지만 비급여라 신경 안 써도 된다”며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계속 주지하는 바와 다르다. 식약처는 이 약 출시 전부터 “고도 비만 환자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비만 환자 치료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위고비‘ 판매 가격도 경쟁이 붙으면서 초창기 예상 가격인 80만 원보다 낮은 50만~70만 원 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선 40만 원대로 시작해 50만~60만 원대 판매 약국이 다수 눈에 띄었다.
SNS를 통해서도 오남용 의심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키 170㎝ 이상에 체중 50㎏대라고 밝힌 사람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전화 한 통으로 처방을 받았다”고 밝혀 비대면 진료의 허점을 노출했다.
김성래 대한비만학회장(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위고비‘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쓰이지 못하고 비만하지도 않은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먼저 사용한다면 오남용”이라며 “규제적 감시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대한비만학회에서도 이런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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