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맹탕 회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내막

‘위압적 윤석열’에 막힌 한동훈, 더는 물러설 곳 없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4/10/25 [12:44]

윤석열·한동훈 ‘맹탕 회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내막

‘위압적 윤석열’에 막힌 한동훈, 더는 물러설 곳 없다!

송경 기자 | 입력 : 2024/10/25 [12:44]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10월 21일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여권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독대니 면담이니 말도 탈도 많은 면담 이후 두 사람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돌아선 ‘맹탕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81분 면담’ 이후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은 한 대표를 더욱 ‘모양 빠지게’ 만들었다. 한 대표가 위압적인 ‘훈시’ 자세를 취했던 윤 대통령에게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음을 짐작케 한다. 불쾌한 듯한 표정의 윤 대통령, 나란히 앉은 한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의 자리배치는 전형적인 상사와 부하들 같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된 한 대표의 요구에 사실상 응하지 않으면서 여권 내 후폭풍이 거세다. 친한(친 한동훈)계에선 대통령실을 겨냥해 이제는 ‘김건희 특검법’을 방어하기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발언도 나온다. 반대로 친윤(친 윤석열)계는 지금은 단일대오로 야당의 입법 공세에 맞서야 하는 시기라는 입장이다.

 


 

윤석열·한동훈 면담 성과 없이 ‘빈손 차담’으로 끝난 후 여권 갈등 악화일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할 의지 없다는 점 명확해졌다는 분석도

 

친한계, 대통령실 겨냥 ‘김건희 특검법’ 방어하기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발언

한 대표와 친한계 번개 만찬에 20명 모으는 등 대통령실 압박하며 세력 과시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10월 21일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여권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10월 21일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돌아선 ‘맹탕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 관련 해결 의지가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입장 차이 확인한 ‘맹탕 회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김건희 여사 라인’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해줘야 조치할 수 있지 않나”라며 “난 문제가 있는 사람이면 정리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요청에는 “이미 (활동을) 많이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의혹 규명’ 요구에 대해선 “일부 의혹은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의혹이 있으면 막연히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서 가져와달라”며 “의혹을 수사하려면 객관적인 흠과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아주 무모하고 반헌법적 이런 특검(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 우리 당 의원들이 브레이크를 걸어준 것은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면 당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면담 내용을 두고 두 사람이 각자 할 말만 하고 돌아선 성과 없는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야말로 ‘빈손 면담’, ‘맹탕 차담’에 불과했다는 것.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된 한 대표의 요구에 사실상 응하지 않으면서 여권 내 후폭풍이 거세다. 친한(친 한동훈)계에선 대통령실을 겨냥해 이제는 ‘김건희 특검법’을 방어하기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발언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 방어 어려워졌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10월 22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대표는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할 것”이라며 “계속 말씀드렸지 않나.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정치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인가’라고 묻자 “또 독대를 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형식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심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을 대통령실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다면 굉장히 불행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 않느냐”며 “수풀 속에 고개를 처박은 꿩처럼 현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현실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김건희 특검법’ 통과 가능성에 관해서는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왜냐하면 (회동) 이후에 전화를 많이 받는다. 당원들로부터도 받고, 원외당협위원장들로부터도 받고, 의원들과 통화하면 다들 분개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또한 “김건희 특검법이라는 악법이 올라와 있고 지난번에 4명이 이탈했는데, 분위기가 나빠지고 여론이 나빠지면 이 부분에 대해서 홧김에라도 그런 투표를 해서 혹시라도 민주당의 법안이 통과될까 봐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10월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정치쇼>에 나와 전날 회동에 대해 “한 대표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진행자가 ‘친한계 의원들 주도로 김 여사 특검법을 합의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것은 너무 앞서 나가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 내용도 찬찬히 뜯어봐야 된다”며 “어제 상황이라든가 등등 해서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야 되는데 아직 거기에 대해서 어떤 방향을 정한 건 없다”고 주장했다.

 

친한계로 불리는 박정훈 의원은 10월 22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한 대표가 생각하는 1번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니셜로 보도가 되어왔는데 10명 가까이 이름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그분들이 현재 왜 문제인지도 설명한 것 같다”며 “한 대표가 1번으로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접점이 안 나오면서 분위기가 어렵게 흘러간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야당이 발의한 김 여사 특검법을 받을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한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회담이 예정돼 있지 않나. 이 문제를 거기서 논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아마 본인 나름대로 로드맵을 그리고 해법을 찾고 해서 용산의 부담은 최소한으로 줄여서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 ‘81분 면담’ 이후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은 한동훈 대표를 더욱 ‘모양 빠지게’ 만들었다. 한 대표가 위압적인 ‘훈시’ 자세를 취했던 윤 대통령에게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음을 짐작케 한다.   

 

친윤계 “당정 힘 합칠 때”

 

친윤계는 애초에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회동이었다고 말한다. 나아가 지금은 당정이 힘을 합쳐야 할 때라는 취지의 주장이 이어진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강명구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빈손 회담이라고 얘기하는 분도 있는데 이게 남북정상회담 하듯이 담판 짓는 게 아니지 않은가. 뭔가 협상을 통해서 성과를 내는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며 “대통령께서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계시고, 고견을 청취하고 계시니 적절하게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두 분이 분열하면 공멸이다. 지금은 단일대오로 야당의 입법 폭주와 파상공세를, 탄핵까지 얘기하는 마당에 우리가 똘똘 뭉쳐야 된다”며 “한 번 만나고 끝날 게 아니라 자주 뵙고 서로 신뢰를 쌓아가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문제들을, 현안들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 대표와 회동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회동을 했는데,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의도적으로 홀대하면서 추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추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어떤 논의를 하려면 신뢰관계가 형성돼야 하지 않나. 그런 차원에서 만난 것이지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추 원내대표는 10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은 반헌법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대부분의 의원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특검법이 구체적으로 추진된다면 의원들과 힘을 모아 반헌법적 특검법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정이 더욱 긴밀히 협의하면서 단합되고 하나 되는 그런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나는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친한계, 면담 자리배치도 불만

 

친한계는 면담 자리 배치 등을 두고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한 대표를 홀대했다는 주장이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어제 장면에서 충격을 받았던 것은 한 대표가 4시 반부터 (면담을) 하기로 해서 도착했는데, 대통령이 한 25분 정도 늦게 왔는데 대표를 그냥 밖에다 세워놨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어제 사진을 보면 용산에서는 여러 분들이 나왔지 않은가. 6~7명이 우르르 서 있고 당에서는 아무도 없이 한 대표 혼자 거기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 그것도 모양이 너무 이상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사진을 보면 책상 앞에 윤 대통령이 손을, 두 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앉아 있고 그 앞에 비서실장과 한 대표가 뒤통수만 보이는 모습으로, 계속 그런 사진들이 릴리스가 됐다”며 “마치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놓고 훈시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놀라웠다”고 토로했다.

 

역시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해당 사진에 대해 언급했다. 한 장의 사진,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이 상당히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고 한 것이다.

 

친한계에서는 이번 회동에 앞서 원탁(원형 테이블)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회동에서는 직사각형 테이블이 사용됐고,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이 나란히 앉은 모습이 사진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대해 일부 친한계는 ‘전형적인 검사실 구도’라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회동을 하자는 것인데 홀대하고, 이재명 대표와 비교해서도 차이가 나게 이런 식의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친한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면담을 마친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회동을 가진 것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한 대표와 회동 직후 추 원내대표를 불러서 밥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무슨 의미인가. 갈라치기 아닌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친한계 당대 세 과시 본격화

 

한 대표는 ‘빈손 면담’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 요구 등 기존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와 친한계는 ‘국민 눈높이’를 명분 삼아 대통령실을 계속 압박하는 분위기다. 계파 모임을 하는 등 당내 세력화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10월 22일 인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우리 당 이름을 참 좋아한다”며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 우리는 국민의힘이 되겠다. 국민에게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과 면담 이후 첫 공식 발언이다.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등을 근거로 윤 대통령에게 건의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공개 활동 중단, 의혹 사항별 설명 및 해소, 특별감찰관 임명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10월 22일 저녁 친한계 의원 22명과 긴급 만찬 회동도 하고 윤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만찬은 대통령실이 윤·한 면담 내용을 브리핑한 이후 추진된 것으로 알려진다. 친한계가 면담 직후 만찬 회동이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세 결집‘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음에도 한 자리에 모인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긴급 만찬 회동에서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당내 결속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책 등에 대해 자신의 건의를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엄중한 상황’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한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가진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면담에서 나온 내용을 공유하면서 앞으로의 당 운영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2시간 가량의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별다른 발언 없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만찬에 참석한 당내 최다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만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야기는 안 나왔다”면서도 “향후 정국에 대한 엄중함을 같이 공유했다”고 답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당이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을 맞고 있으니 내부 결속을 잘해야 한다. 어려운 환경을 직시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참석자는 “이번에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했으니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당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화합하자는 취지로 모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동은 친한계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자리이고, 한 대표가 호응하면서 성사됐다고 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당내 친한계 그룹은 30여 명 정도인데 이들 중 시간이 되는 인원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자는 모두 22명이었다.

 

정성국 의원은 취재진에게 “한 대표가 자신감이 있다”며 “국민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고, 번개를 하더라도 이렇게 몇 시간 만에 20여 명이 모이는 정도가 되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고동진 의원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회동에서) 반도체특별법을 얘기했다고 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에는 총 22명의 당내 친한계 인사가 참석했다. 당 지도부인 장동혁·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과 서범수 사무총장,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이 포함된다. 6선 조경태 의원과 3선 송석준 의원, 재선 김예지·김형동·박정하·배현진 의원 등도 자리했다. 친한계 초선으로 분류되는 고동진·김건·김소희·박정훈·안상훈·우재준·유용원·정성국·주진우·최보윤·한지아 의원 등도 함께했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면담 성과가 좋지 않게 나온 직후 친한계 의원들과 회동을 한 것을 두고 친윤계와의 갈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계파 모임 등 당내 세력화를 통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본격화 하는 차원이라는 얘기다.

 

사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모두 거부한 면담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면담장 좌석 배치 등을 두고 ‘한 대표 홀대’라는 불만도 내비쳤다.

 

한 대표는 이날 친한계와의 만찬에서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결속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앞서 친한계 인사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면담한 직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불러 만찬했다’는 내용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추 원내대표를 만난 것을 두고 ‘갈라치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친한계 당직자는 10월 23일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요구를 적어도 하나는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적어도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사과를 하고, 특별감찰관 정도는 받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이 당직자는 “지금은 죽이 되는 밥이 되든 김 여사 문제를 풀고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김 여사 문제를 감싸고 덮어서 두엄더미처럼 푹 썩어버렸다. 나중에 폭발하면 아예 끽 소리도 못하고 다 죽게 된다. 동의하는 의원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다른 친한계 당직자는 “한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보면서 가던 길을 계속 갈 것”이라며 “한 대표는 민심을 받든다는 생각으로 정치 행보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안 받는다고 해서 한 대표가 중단을 하거나 유턴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도 “국민 눈높이에서 지적할 건 지적하고 감쌀 건 감싸면서 최선을 다해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면담 다음날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김건희 방탄’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은 10월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하자며 한 대표가 제시한 ‘3대 요구안’을 모두 거부한 뒤 나온 첫 공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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