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3분기 순이익 30%↑ 사상 최대···인뱅 예대차·NIM 시중은행 상회
은행 대출 막히자 2금융 ‘풍선효과’···새마을금고·신협 다주택자 주담대 중단
달러 환율 급등하자 5대 은행 달러 예금 4조 ‘뚝’ 엔화 예금은 2개월 연속 증가
▲ 고금리 시대 이자가 저렴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년 새 70% 넘게 급증하면서 대형 은행을 크게 뛰어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은 휴대폰 화면의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화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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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넷은행 최대 실적 ‘씁쓸’
시중은행 대비 순이자 마진(NIM)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대출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고, 예대금리차 확대로 순이익이 불어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분기 당기순이익 1242억 원을 시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1% 증가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5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늘어난 사상 최고치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NIM은 2.15%를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 NIM은 농협 1.77%, 국민 1.71%, 신한 1.56%, 우리 1.46%, 하나 1.41% 수준이다. 카카오뱅크가 0.38~0.74%포인트 웃돌고 있다. 다른 인터넷은행 NIM을 보면 2분기 기준 토스뱅크 2.47%, 케이뱅크 2.26%에 이른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카카오뱅크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 차이는 7월 1.09%포인트에서 8월1.17%포인트에 이어 9월 1.72%로 확대됐다. 시중은행의 9월 가계 예대금리 차이는 농협 1.05%, 국민 0.98%, 하나 0.68%, 신한 0.53%, 우리 0.43% 수준이다.
카카오뱅크가 0.67~1.29%포인트 대폭 상회한다. 토스뱅크의 가계 예대금리 차이는 1.81%에 달한다. 케이뱅크는 0.93%를 나타냈다.
인터넷은행들은 온라인 영업으로 인한 낮은 비용과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급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대출 규모가 빠르게 불어난 뒤 금융당국 제동에 여신 금리를 높였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수신 금리를 낮추면서 예대금리 차이가 커지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잔액은 올해 8월 전월세 대출 포함 기준 34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조4000억 원에서 1년 새 47%, 약 11조 원 급증한 규모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8월 19조3000억 원에서 올해 8월 24조9000억 원으로 29%(5조6000억 원) 급증했다. 이 기간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4조1000억 원에서 7조7000억 원으로 87.8%(3조6000억 원) 늘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9월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을 출시한 이후 올해 8월 잔액이 1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여신 잔액은 42조9000억 원 규모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전 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나갔다”며 “가계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8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강조했다.
수신 잔액은 54조3000억 원 규모다. 전년보다 8조6000억 원 넘게 급증했다. 고객의 일상 금융활동으로 들어가 ‘더 자주 사용하는 은행’으로 자리 잡은 결과 요구불예금이 1조 원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모임통장은 게시판 기능 추가, 전용카드 출시 등 사용성 개선으로 이용자 수 1100만 명, 잔액 8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2. 2금융, 은행 이어 대출 닫는다
2금융권이 잇달아 가계대출 제한 조치에 들어간다. 앞선 은행의 전 방위 대출 옥죄기로 2금융권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추가 규제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11월 5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는 1억 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신규 중도금대출은 전체 건수를 중앙회에서 사전 검토한다. 기존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대출의 경우 200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중앙회가 사전 검토해왔다. 앞으로는 집단대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금액에 상관없이 모든 중도금 대출을 중앙회가 사전 검토할 방침이다.
신협은 11월 6일부터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을 제한했다. 1주택 이상 보유자의 모기지신용보험(MCI) 보증 대출도 제한해 투자 목적의 주담대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다주택자가 신협 이외의 금융기관에서 수도권 소재 주택을 담보로 받은 대출에 대해서는 대환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신협은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합별 가계대출 추이를 상시 점검하면서,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나타난 가계대출 풍선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말 대비 2조원 규모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월 말 732조8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조1141억 원 증가하며 속도가 차츰 줄어드는 모습이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 폭은 8월 9조6259억 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9월 5조6029억 원에 이어 10월 1조 원대로 둔화했다.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은행권이 전 방위 대출 제한에 들어가자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은행을 누르자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금융당국은 11월 11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추가 규제에 나섰다. 2금융권도 은행권과 같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제출토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스트레스 DSR 금리를 현재보다 상향 적용해 은행권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대출한도를 줄이는 직접적인 방식도 거론된다. 현재 은행의 주담대와 신용대출에는 스트레스 금리 1.2%포인트가 적용되지만, 2금융권 주담대는 0.75%포인트가 반영된다.
3. 5대 은행 달러 예금 ‘뚝’
5대 은행의 달러 예금이 5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사이 약 30억 달러, 4조 원가량 빠져나갔다. 지난 10월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급등하면서 개인과 법인의 매도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10월 말 기준 606억7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약 32억1800만 달러(약 4조4000억 원) 줄어든 것이다. 감소 폭은 올해 1월(32억730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5개월 만이다. 달러 예금은 올해 들어 5월까지 감소했으나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 기준금리 인하 전 불확실성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를 매수하려는 고객이 늘어서다.
그러나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낮아졌으나 지난 10월 다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1307.8원에서 10월 25일에는 1388.7원을 기록하며 한 달 사이 80원 넘게 상승했다. 같은 날 장 중 한때는 1390원대까지 올라섰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미국 대선,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면서 “개인뿐 아니라 수출입 기업 등 법인이 원달러 환율이 목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면서 달러 예금에 넣어둔 자금을 원화로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5대 은행의 엔화 예금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두 달 연속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0월 말 기준 1조1710억 엔으로 전월보다 215억 엔(약 1950억 원) 증가했다. 지난 10월 엔화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하면서 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엔화 예금은 올해 들어 6월까지 꾸준히 늘었다.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엔테크’ 수요가 몰렸다. 이후 7, 8월에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로 오르자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이어지면서 엔화 예금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엔화 예금은 특히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면서 “법인 자금의 비중이 큰 달러 예금과 달리 환율이 내려갔을 때 투자해 환차익을 보겠다는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