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게시판 논란'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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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한동훈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파열음을 빚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고성을 주고 받으며 충돌했다.
한 대표와 가족들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왔다는 논란에 대해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한 대표는 "이 중요한 시기에 당 대표를 흔들고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 대표께서 정당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말씀했길래 한 말씀 덧붙이겠다"며 "제가 당원게시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이유도 정당의 이해 형성은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한(친한동훈)계를 겨냥해 "이번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 동훈이 있다'는 이야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며 "어떻게 8 동훈이 있다고 알게 됐는지, 그 자료를 일부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저희는 못 보는지를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당원게시판에 '괴멸' '총살'과 같은 단어들이 올라와 있다"며 "그런 단어들이 들어가지 않는 글이어도 올리는 족족 사라지는 글들이 있다. 도대체 당원게시판은 누가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인지 알고 싶다.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계속 이렇게 관리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당에서 '한동훈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만약 고발한다고 하면 저한테 한 대표가 사퇴하라고 하는 문자가 무수히 많이 와 있다. 저한테 문자 폭탄을 보낸 그 번호들도 다 따서 드릴 테니 같이 고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한 대표 측이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조만간 당 명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논란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 외에도, '당 대표 사퇴' '추가 의혹 폭로' 등 한 대표에 대한 협박 혐의를 고발장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한 대표는 이날 김 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치자 "발언하실 때는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면 좋겠다"며 "그런 고발을 준비하는 사람이 없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즉각 반박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서범수 사무총장도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한 대표라는 이름은 당 대표가 공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본인이 아니라는 것을) 간단하게 확인했다"며 "(일부 게시글 작성자가) '한 대표 사퇴하라고 했다' 해서 고발하겠다고 한 말씀은 금시초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서정 홍보본부장은 "당원게시판은 홍보국에서 관리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친윤계와 친한계간 공방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당에서) '대표 사퇴 글을 올린 걸 고발할 것'이라고 말한 근거가 무엇인가" 따져 물었다.
김 최고위원이 기사를 보고 말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자, 한 대표는 "잘못 읽은 것 같다, 해당 기사를 제시해 봐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다음 회의 때까지 기사를 찾으면 보내드리고, 정확한 팩트 체크를 못한 거라면 공식 사과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김 최고위원이 '질서정연한 집회였다'고 2주 연속 언급한 전광훈 목사 주최 자유통일당 집회에서는 '한 대표 감방 보내야 한다' 구호들이 차고 넘치는데, 어떻게 질서정연하다고 할 수 있나"라며 김 최고위원의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정성국 조직부총장도 김 최고위원에게 "팩트 체크도 안 하고 이야기하느냐. 기사를 보고 문제제기를 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친한계의 비판이 계속되자 신동욱 원내대변인은 "최고위원들이 발언하는 회의에서 조직부총장 등이 최고위원을 공격하는 게 맞느냐"며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부총장은 "내가 그런 이야기도 못 하느냐"고 맞받아치며 고성과 충돌이 이어졌다.
한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최근 문제를 제기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명태균 리스크'와 관련이 있거나 김대남 건에 관련돼 자기 이슈를 덮으려 하고 있다"며 "당 대표를 공격하고 흔들려는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발했다.
그는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당원게시판에서 마음에 안 드는 글을 색출하라는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된다"며 "누가 저답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계속 이래왔다. 이 중요한 시기에 기존에 저를 공격한 정치인들이 (논란을) 일부러 키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이 한 대표가 당 대표에 대한 비방글을 고발했다고 주장한 것에는 "(그런 내용의 기사를) 못 봤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홍준표 대구시장 이런 분들이 저를 여성 속옷을 입었다는 등 원색적 발언을 했다. 그게 해당 행위고 공개적 모욕"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당 민주주의 차원에서 게시판과 관련한 논란은 조기에 종식돼야 한다"며 "그것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진상 규명이 중요하다. (아직) 크게 진상이 규명되거나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한 대표가 화내고 성질은 내지만 '가족이 아니다'라는 6글자는 절대 말 못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가족이 했으면 여론조작, 업무방해 범죄이고 그게 아니라면 당 대표 가족에 대한 명의도용이니 역시 심각한 범죄다. 그래서 가족 명의가 맞는지 국민께 밝히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친한계 인사들이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한 원내 관계자는 뉴시스에 "최고위원회 회의는 최고위원 외에 전부 배석이기 때문에 발언권이 없다"며 "배석한 인사들이 본인의 역할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당 차원의 수사 의뢰로 이번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한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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