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과 '김건희 특검', 그 복잡한 셈법

한동훈, '친한 특검 고려' 보도에 모호한 발언…추경호 "게시판 논쟁 자제" 주문…민주당 "한동훈 살려면 특검 받아라"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4/11/29 [12:15]

한동훈과 '김건희 특검', 그 복잡한 셈법

한동훈, '친한 특검 고려' 보도에 모호한 발언…추경호 "게시판 논쟁 자제" 주문…민주당 "한동훈 살려면 특검 받아라"

송경 기자 | 입력 : 2024/11/29 [12:15]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 채그로에서 열린 '청년의 목소리로 그리는 대한민국의 내일' 청년 토크콘서트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특검’에 대한 입장 자체를 재고할 여지를 열어놓은 듯한 제스처를 취해 다양한 분석을 낳고 있다. 

 

<한국일보>는 11월 28일 한동훈 대표가 “최근 친한계 인사와의 대화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대통령실)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며 “대응책 중 하나로 김 여사 특검을 언급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고 보도했다. 친한계 인사들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비방글 작성 논란이 김건희 특검 표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 보도와 관련해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11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용산 세력이 있고, 대응을 위해 김 여사 특검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는 질문을 받자 “제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답했다. 

 

문제는 한 대표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분명히 긋지 않고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며 모호하게 답변했다는 점이다. 해당 보도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 ‘특검 수용’으로 읽힐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실제로 정치평론가들은 한 대표의 언급에 대해 " ‘제가 한 말은 아닙니다’라는 언급은 나는 아니지만 측근이든 누구든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한 대표가 용산과 친윤계를 향해 ‘공포탄을 쐈다'”고 풀이했다.

 

한 대표의 발언에 화들짝 놀란 걸까? 친윤계로 통하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발언 직후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소속 의원들에게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된 공개 발언과 논쟁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결국 이 문제에 관해서 당 지도부가 상황을 정리하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조금은 일종의 냉각기를 갖자. 당분간 의원도, 당직자도 대외적인 의견 표명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의 모호한 발언과 추 원내대표의 ‘냉각기 당부’ 사이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한동훈 대표의 살길은 김건희 특검 받고 윤 대통령과 갈라서는 것”이라고 '부채질'을 한 것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를 향해 “점입가경인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 답은 이미 나와 있다”면서  “용산과 친윤(친윤석열)계가 던진 목줄에 걸려 허우적대다 같이 멸망할지, 김건희 특검으로 목줄을 풀고 탈출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른바 ‘김건희 여사 개목줄’ 게시글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한 대표를 향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며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김 여사의 고모가 (한 대표 가족을 겨냥해) 쓴 ‘벼락 맞을 집안’ 글을 끌어들여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이 살 길은 딱 하나다.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과 갈라서는 것 뿐이다”라며 “친한계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김 여사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친윤계는 한 대표 체제를 용인하지 않고 어떻게든 무너뜨리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답은 다 나와 있다”고 짚으면서 “(김건희 특검이라는) 답을 계속 외면하다가는 답안지 빈칸을 채우지 못한 채로 시험 시간이 끝날 것이고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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