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거는 금융사들…연말연시 대출절벽 실태

시중은행·2금융권 주담대 ‘꽁꽁’…해 넘겨서도 ‘대출절벽’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12/27 [16:11]

‘빗장’ 거는 금융사들…연말연시 대출절벽 실태

시중은행·2금융권 주담대 ‘꽁꽁’…해 넘겨서도 ‘대출절벽’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12/27 [16:11]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서서히 내려가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2024년 가계대출 총량을 일찌감치 초과한 은행들은 비대면 대출과 대환(갈아타기) 중단 등 조치를 이어가며 연말연시 여신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는 전날 연 3.34~5.74%로 집계됐다. 2024년 11월 말(11월 29일) 기준 3.54~5.94%에서 상단과 하단이 0.20%포인트 내려간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두 차례 연속 인하에도 실제 대출금리 체감 효과 미미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문턱 높여···실수요자들 신규 대출 ‘얼음장’

 

신협·새마을금고 다주택자 대출 제한···저축은행, 건전성 위해 고신용자 대출

당국 2025년에도 전방위 대출억제 기조···스트레스 DSR 3단계 전산작업 채비

 

▲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4년 11월 말(11월 29일) 기준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를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2024년 11월 말 4.03~5.43%에서 2024년 12월 기준 3.76~5.16%로 상·하단이 0.2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4.00~5.30%에서 3.85~5.16%로 하단이 0.15%포인트, 상단이 0.14%포인트 각각 내렸다.

 

하나은행은 3.962~5.462%에서 3.913~5.413%로 상·하단이 0.049%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4.23~5.43%에서 4.14~5.34%로 하단 0.09%포인트, 상단 0.10%포인트 하락했다. 농협은행은 3.54~5.94%에서 3.34~5.74%로 상·하단이 0.20%포인트 내렸다.

 

5대 은행 주담대 옥죄기

 

이들 5대 은행의 주담대 6개월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2024년 12월 13일 기준 4.58~6.68%로 집계됐다. 2024년 11월 말과 동일한 수준을 보인다.

 

이 기간 국민은행은 4.76~6.16%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4.76%~6.07%에서 4.68~5.98%로 하단 0.08%포인트, 상단 0.09%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4.809~6.309%에서 4.785~6.285%로 상·하단이 0.024%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5.24~6.44%에서 5.29~6.49%로 상·하단이 0.05%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은행은 4.58~6.68%를 유지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11월 28일 2024년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두 차례 연속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후 하락하는 시장금리를 반영해 은행 대출금리도 서서히 내려가는 모습이다.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 평균금리는 12월 12일 기준 2.952%로 나타났다. 11월 12일 기준 3.243%에서 한 달 새 0.29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3.37%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이 같은 추이에도 대출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2024년 대출총량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발을 맞춰 우대금리를 낮추고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높이를 유지해왔다. 이어 비대면 대출 중단과 타행에서의 대환 제한 등의 조치를 이어가며 신규 수요자들의 진입 문턱을 올려둔 상태다.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수립한 2024년 1년 치 가계대출 증가액을 일찌감치 대폭 초과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점검 결과 연초 경영계획 대비 8월 대출실적은 ▲우리은행 376.5% ▲신한은행 155.7% ▲국민은행 145.8% ▲하나은행 131.7% ▲농협은행 52.3%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여신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예·적금 수신상품 금리는 빠르게 내리면서 예대금리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벌어졌다.

 

이 기간 신규 주담대 평균금리 상승폭은 우리은행 0.94%포인트, 신한은행 0.92%포인트, 국민은행 0.80%포인트, 하나은행 0.79%포인트, 농협은행 0.57%포인트에 이른다. 수요자에 실제 나간 대출 금리가 계속해서 오른 것으로 10월 은행별 주담대 평균금리는 하나 4.46%, 신한·농협 4.36%, 국민 4.30%, 우리 4.25%로 집계됐다.

 

▲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금융권 대출도 쉽지 않네

 

이렇듯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상호금융권이나 저축은행을 찾는 대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제2금융권도 가계대출 증가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제한에 나서면서 실수요자들이 ‘대출 한파‘를 겪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12월 5일부터 다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연말까지 다주택자 대상 주담대 대환대출을 중단했다. 앞서 수도권에 국한된 대출 제한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다주택자의 주택구입자금 목적 담보대출은 잔금대출을 포함해 모두 취급을 막았다. 연내 인출이 필요한 사업장에 대한 중도금대출 신규취급도 제한했다.

 

신협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다주택자 대상 규제를 강화해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총량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11월부터 수도권 다주택자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또 잔금대출 상품의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제한했다. 이는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대출실행 후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납부하는 주담대 거치기간은 11월 중순부터 한시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대출자가 즉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상환 부담이 커지게 된다. 11월 말부터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취급도 중단했다.

 

앞서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대출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상호금융권도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11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조9000억 원 증가했으나 2금융권에서는 3조2000억 원 불어났다. 특히 2금융권 주담대가 2조6000억 원 증가했다. 2금융권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1조6000억 원), 보험(6000억 원), 여신전문금융회사(6000억 원), 저축은행(4000억 원)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보수적 영업을 이어오던 저축은행권은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경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SBI퍼스트대출’의 10월 신규 취급 기준 신용점수 900점(NICE 기준) 초과 비중이 45.22%로 7월 38.49%보다 7%포인트가량 늘었다. 하나저축은행의 ‘하나슈퍼드림론’의 신용점수 900점 초과 비중은 23.72%로 같은 기간 20.23%에서 3%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 12% 이하 취급 비중’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BI·OK·웰컴·한국투자·애큐온 등 5대 저축은행의 10월 기준 가계신용대출 중 금리 12% 이하 취급 비율이 2023년 12월보다 모두 증가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많이 내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안전한 대출을 주로 하려는 것”이라면서 “아직 영업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3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73%로 전 분기(8.36%) 대비 0.37%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4.54%로 전 분기(4.80%)보다 0.26%포인트 하락했다.

 

상호금융권을 향한 당국의 대출 관리 압박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가계부채가 2금융권에서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당국은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가계대출 상황을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상호금융권에도 내년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전산작업

 

금융당국이 2025년 7월 모든 금융권 가계대출에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을 위한 전산 작업에 나선다.

 

스트레스 DSR 3단계를 기반으로 은행이 대출심사를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소득·대출 정보 등을 활용해 최종 대출한도를 산출하고 전산화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조만간 금융당국은 2025년 7월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도입을 위한 전산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DSR은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 대출은 40%, 비은행 대출은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후속으로 도입된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0.35%(1단계), 9월 0.75%(2단계)의 가산 금리를 부여했고, 2025년 7월부터는 1.5%(3단계)의 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스트레스 DSR 적용 대상도 ▲1단계 은행권 주담대 ▲2단계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2금융권 주담대 ▲3단계 전 금융권의 주담대·신용대출·기타대출 등의 순으로 점차 확대된다.

 

스트레스 DSR 3단계부터는 모든 가계대출에 가산금리가 상향 적용되는 셈이다.

 

스트레스 DSR 규제에 따라 대출 창구에서 은행 직원들이 대출 심사를 하기 위해서는, 차주(借主, 돈을 빌려 쓴 사람)의 모든 소득·대출 정보를 파악하고 DSR을 산출한 뒤 가산금리를 반영해 최종적인 대출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한국신용정보원으로부터 소득·대출 정보를 은행·2금융권에 공유하고 대출한도를 미리 산출하는 전산화 작업이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런 절차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차주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아 과다대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지난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를 도입할 때 주담대·신용대출과 관련해 전산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2금융권도 주담대에 한해 관련 조치를 적용했다.

 

스트레 스DSR 3단계에서는 가산금리가 더 상향되고 범위도 모든 대출로 확대되는 만큼 추가 전산 작업이 요구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전방위적인 대출 억제 기조를 2025년에도 유지할 방침이다.

 

가계대출 증가폭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2025년에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연간 계획을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다음해 평균 DSR 한도를 축소하는 페널티를 부여할 계획이다. 여신심사 고도화로 소득·자산 기반의 대출이 자리잡도록 해 과도한 대출 증가율을 억제하는 한편,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당대출도 막을 예정이다.

 

또한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가계대출에 대한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등과 같은 거시건전성 규제수단 도입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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