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삼성전자 반도체 기상도

영업이익 41조 찍을 수 있나? 관건은 엔비디아 HBM 납품!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12/27 [16:23]

2025년 삼성전자 반도체 기상도

영업이익 41조 찍을 수 있나? 관건은 엔비디아 HBM 납품!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12/27 [16:23]

삼성전자 2025년 실적은 2024년보다 개선될 전망이지만, 아직까지 장밋빛 실적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2025년 상반기 반도체 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올 조짐이어서, 실적 기대감을 되레 낮추는 움직임도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 예상하는 주요 증권사의 2025년 상반기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는 매출 323조9593억 원, 영업이익 41조3745억 원 규모다. 이는 2024년 실적 예상치인 매출 303조2161억 원, 영업이익 35조5596억 원을 한 단계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2025년 실적 2024년보다 낫다는 전망 나오지만 장밋빛 예단 이르다는 진단

AI 시대 핵심인 HBM 시장에서 경쟁에 뒤처지면서 2025년 실적 부진 전망도

HBM 개발팀 별도로 만들어 ‘HBM4’와 7세대 ‘HBM4E’ 등 차세대 개발 박차

 

IT 수요 다시 살아나면 메모리 의존도 높은 삼성전자 전체 매출 반등할 수도

미국 반도체 보조금 6조9000억 확정···2조4000억 줄었지만 투자 줄여 ‘효율화’

 

▲ 2024년 11월 18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는 모습.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24년 8월만 해도 63조 원에 달했다. 2024년과 달리 메모리 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꾸준히 오르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향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이 가시화되자 증권사마다 2025년 실적 기대치를 높인 결과다.

 

하지만 엔비디아 납품 지연 장기화와 모건스탠리의 ‘메모리 겨울론’ 제기, CXMT(창신메모리) 등 중국 업체의 구형 메모리 공급 증가 등으로 시장 상황이 바뀌자 증권사들은 일제히 실적 기대치를 수정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성장 둔화와 비메모리 사업의 ‘조 단위’ 적자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24년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9월 말 56조 원 ▲10월 말 50조 원 ▲11월 말 44조 원 ▲12월19일 현재 41조 원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BNK투자증권은 2025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4조2190억 원으로, 2024년 예상치(34조2350억 원)보다 더 저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기대치를 아예 더 낮추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12월 19일 메모리 업계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2025년 초 업황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낸 결과다.

 

특히 범용 메모리는 물론 AI(인공지능) 수혜를 받은 기업용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마저 단기 수요 둔화를 겪을 수 있다는 소식으로 실적 둔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하이 엔드 시장 입지 확대가 정체 국면에 있다”며 “2025년 연간으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2025년 상반기 중 범용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업계 맏형인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는 경쟁사보다 더 가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D램과 낸드 모두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구조 상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측면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계속 들린다.

 

반면 HBM은 엔비디아 납품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 HBM 중국 수출제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중국 시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사와 비교해 삼성전자는 HBM 비중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 방어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는 별도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HBM4 등 차세대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NRD-K 전경. 

 

결국 수익성 가늠자는 HBM

 

삼성전자는 2024년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 혹독한 ‘반도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특히 AI 시대 주요 제품인 HBM 시장에서 경쟁 업체에 뒤지면서 2025년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 2025년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2025년 영업이익을 기존 25조6000억 원에서 16조7000억 원으로 낮췄다.

 

키움증권도 2025년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19조2000억 원으로 조정했다. 2025년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3개월 전 60조 원대에서 이제 40조 원대로 급감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 제품을 언제 공급하느냐에 따라 2025년 실적이 뒤바뀔 것으로 본다. 전체 매출 중 HBM 비중이 높아져야 2025년에 ‘범용 칩’ 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를 쌓아올린 뒤 이를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만든다. 기존 메모리보다 데이터 이동이 더 빠르고, 이동하는 폭도 넓어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수익성 면에서 일반 D램보다 3~5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인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필수적으로 잡아야 하는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2024년 반도체 사업에서 고전하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최첨단 HBM을 사실상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도 삼성전자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HBM3E 8단과 12단 제품은 아직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선두를 지키던 삼성전자가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실기하면서 변화된 AI 시대 반도체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AMD 등 다른 고객사와의 협력을 늘리고 있지만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엔비디아를 잡지 못하는 한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제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5세대를 넘어 6세대인 HBM4 시장을 경쟁사보다 먼저 선점해야 한다는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반도체인 ‘루빈’ 출시 시기를 2025년으로 앞당기고 있는데, 이 루빈에는 HBM4가 8개 들어가며, 2027년 출시 예정인 루빈 울트라에는 HBM4가 12개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별도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HBM4 등 차세대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2026년부터는 7세대인 ‘HBM4E’를 양산하고, 2027년에는 자율주행 차량용 HBM4E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메모리, 하반기부터 좋아질까?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가 연일 낮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를 전면에 세워 2025년 실적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2025년 IT 수요가 살아나면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 전체 매출도 반등할 수 있다.

 

하지만 메모리 수요 둔화와 가격 급락, 중국 업체들의 반값 공세 등으로 실적 반등은 힘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2025년 하반기는 지나야 삼성전자 매출이 본격 상승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PC와 모바일 등 IT 제품 수요 확대 시점이 삼성전자의 2025년 실적 회복을 좌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범용 메모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IT 시장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 중 범용 D램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24년 말 범용 D램의 매출 비중은 6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4년 하반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2024년 초까지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PC와 모바일 등 IT 시장이 얼어붙으며 수요가 크게 감소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2024년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4개월 사이 35.7%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낸드 역시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가격이 지난 8월 평균 4.90달러에서 최근 2.16달러로 55% 급락했다.

 

메모리 가격 하락은 2025년에도 계속될 수 있다. 미국의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은 2025년 2분기 자체 전망치를 월가 전망치보다 12% 낮은 79억 달러를 제시했다. HBM을 제외하면 고객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욱이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를 반값에 내놓으며 가격 하락 요인은 더 커졌다. 

 

다만 일각에선 2025년 하반기부터는 IT 시장 회복세에 메모리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도 2025년 하반기부터 크게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반도체 산업 전망’에서 “메모리 고정가격은 2025년 상반기까지 하락 기조를 유지하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5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4년보다 12.1% 성장한 7591억 달러로 전망했다. 동시에 AI, 6G, 로봇 등 신사업 상용화 시점도 앞당겨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위주의 매출 구조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언제든지 악화할 수 있어서다.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시켜 핵심 매출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HBM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 범용 메모리가 전체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며 “단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AI 및 B2B 사업들도 더 키워야 한다”고 전했다.

 

美 반도체 보조금 최종 확정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최종 확정하면서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다.

 

미국 정부가 2024년 12월 20일(현지 시각)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최종 확정했다. 당초보다는 보조금 규모가 줄었는데, 삼성전자가 투자 계획을 줄이면서 지원 규모도 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금액 대비로는 지원 규모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보조금 지급이 확정되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도 덜어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최대 47억4500만 달러(약 6조8778억 원)를 직접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 4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한 데 이어 보조금 지급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PMT로는 보조금을 확신할 수 없었으나, 이번 발표로 보조금 지급이 확정됐다. 다만 보조금 규모는 2024년 4월 PMT 당시 64억 달러에서 약 17억 달러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PMT 체결 당시보다 투자계획을 줄이면서 보조금 규모도 줄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당초 2030년까지 총 450억 달러(64조5200억 원)를 미국 반도체 시설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수요 등을 감안해 80억 달러 가량 투자액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이날 “이번 자금은 수 년간 텍사스 중부의 기존 시설을 미국 내 최첨단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종합적 생태계로 전환하기 위해 370억 달러 이상을 삼성이 투자하는 것을 지원한다”며 “여기에는 두 개의 첨단 로직 팹과 R%D 팹, 그리고 기존 오스틴 시설의 확장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선 보조금 규모가 줄었으나, 투자 규모 대비로는 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상무부는 TSMC에 66억 달러(9조4400억 원), 인텔에 78억6600만 달러(11조2500억 원), 마이크론에 61억6500만 달러(8조8000억 원)의 보조금을 확정했고, 12월 19일에는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800만 달러(약 6634억 원)의 보조금을 확정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삼성의 이번 투자로 미국은 공식적으로 세계 5대 첨단 반도체 제조업체를 모두 보유한 지구상 유일한 국가”라며 “이것은 놀라운 성과로 AI와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최첨단 반도체의 꾸준한 국내 공급을 보장하는 동시에, 수십 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 전역 지역사회를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반도체법에 따른 미국 정부와의 협약은 우리가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투자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다가오는 AI 중심 시대의 진화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파트너사들과 더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1월 둘째주 주간현대 126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