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의 인공지능(AI) 활용이 증가하면서 신약 개발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AI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연구기간 단축, 임상 효능 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JW중외제약·대웅제약·SK바이오팜은 일찌감치 AI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신약의 첫 임상 효능 판독이 시작됐으며, 이는 AI의 잠재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AI 신약 개발 플랫폼 확장에 나서면서 신약 공동 개발 및 협업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도 이런 흐름에 발을 맞춰 바이오테크·IT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AI 기반 혁신 신약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2025년 AI 신약 개발 트렌드를 살펴보자.
제약업계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활용,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지극 정성
대웅제약·JW중외제약·SK바이오팜 자체 AI 플랫폼 개발과 협업 통해 신약 개발
▲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자체 AI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바이오 업체들과 협업하면서 AI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JW중외제약 AI 기반 R&D 통합 플랫폼 ‘JWave’ 활용 모습.
|
2024년 제약·바이오 산업이 주목한 트렌드는 인공지능(AI)과 비만 치료제(GLP-1),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이었다. 그중 AI와 비만 치료제는 2025년 에도 주목하는 핵심 키원드로, 신약 개발 및 헬스케어 혁신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 AI 기술이 헬스케어 산업 혁신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AI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제약·바이오 기업이 AI를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우고 혁신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대웅제약, JW중외제약, SK바이오팜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 또한 자체 AI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바이오 업체들과 협업하면서 AI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 AI 신약 개발 속도
AI 신약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제약기업은 대웅제약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1월 2일 신년사에서 AI의 발전으로 헬스케어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의약품 중심 치료를 넘어 데이터에 기반한 포괄적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대웅제약은 특히 업계 최초로 AI신약팀을 설립해 신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DAVID(Daewoong Advanced Virtual Database)는 대웅제약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내기 위해 독자적으로 구축한 자체 데이터베이스다. 신약 개발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 종의 분자 모델을 AI가 빠르게 학습할 수 있도록 전처리했다.
AIVS(AI based Virtual Screening)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DAVID를 토대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의 첫 단계를 여는 툴이다. 표적 단백질을 대상으로 활성 물질을 발굴하는 AIVS는 3D 모델링 기술을 기반으로 동일한 화학적 특성을 지니면서 특허가 가능한 히트 물질을 탐색한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DAVID)와 툴(AIVS)을 기반으로 구축된 DAISY(Daewoong AI System)는 대웅제약만의 AI 신약 개발 포털 시스템이다. 대웅제약 연구원이라면 누구나 접속해 신규 화합 물질을 발굴하고 ADMET(Absorption 흡수, Distribution 분포, Metabolism 대사, Excretion 배설, Toxicity 독성) 연구를 통해 약물성 예측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 대웅제약 연구원이 신약 개발에 ‘다비드’를 활용하는 모습.
|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 과정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주목할 만한 성과도 내고 있다. 우선 비만과 당뇨 치료제 영역에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 작용하는 활성 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하는 데 단 두 달의 시간이 걸렸다. 항암제 영역에서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특허 취득이 가능한 선도 물질을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6개월. 자체 데이터베이스와 AI 신약 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신약 개발 후보물질 탐색 및 검증에 들던 막대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압축해 낸 것이다.
국내외 AI 전문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자체 개발한 AI 신약 설계 플랫폼 ‘SCULPT’를 보유한 미국 바이오기업 A2A파마슈티컬스와 파트너십을 맺어 현재 공동으로 항암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내 AI 기반 신약 개발 전문기업 온코크로스와 손을 잡고 당뇨 치료 신약 적응증 확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의 신규 적응증을 탐색하고 있다.
중외제약 AI 기반 JWave 가동
JW중외제약 역시 고도화된 AI 플랫폼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AI 기반의 신약 R&D 통합 플랫폼인 ‘제이웨이브(JWave)’를 가동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 약물을 탐색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사용된다.
JWave는 JW중외제약이 자체 구축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인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하고, AI 모델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 SK바이오팜의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Zero)’와 연동한 스마트 기기.
|
이 플랫폼은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와 C&C신약연구소 연구진이 웹 포탈 환경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 약물을 신속하게 탐색하고 선도물질 최적화를 통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에 걸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과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 발견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연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JWave는 자체 보유한 500여 종의 세포주, 오가노이드, 각종 질환 동물 모델의 유전체 정보와 4만여 개의 합성 화합물 등 방대한 생물·화학 정보 빅데이터를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적응증 탐색 및 최적화, 표적 단백질 구조, 약물 디자인, 약물의 활성 및 ADMET(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예측을 위한 20여 개의 자체 개발 AI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SK바이오팜 AI 로드맵 재구성
SK바이오팜은 AI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 신약 개발과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예측,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의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2024년 6월에는 신약 개발 AI 전문가로 유명한 신봉근 박사를 영입했다. 신 박사는 핀테크·AI 분야에서 다수의 개발 및 연구성과를 쌓아왔으며, 특히 AI 기반 신약 개발 회사인 디어젠㈜을 공동 창업하여 AI 총괄인 CAIO(Chief AI Officer) 및 미국 법인 CEO로서 AI 기술의 활용을 선도해왔다. 신 박사는 SK바이오팜의 종합 AI 로드맵을 구축하고, AI 기반의 신약 개발을 포함하는 연구&개발 디지털화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이끌고 있다.
SK바이오팜은 AI 로드맵을 재구성하고, 전문 차트너를 적극 영입하는 등 오픈 생태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킨 뒤 희귀 신경계 질환 등을 표적으로 하는 제2의 먹거리를 찾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에는 SK바이오팜의 비전을 반영한 ‘SK AI 서밋’을 열어 뇌전증 환자의 질환 관리를 위해 개발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도 공개했다.
SK바이오팜이 개발 중인 뇌전증 환자 관리 플랫폼은 모바일 앱, 스마트워치, 의료진 웹 서비스 및 AI 기반 발작 예측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모바일 앱은 발작 이력, 발작 통계, 발작 유발 요인 기록, 복약 내역을 제공하며, 실시간 발작 알림과 예측 기능을 통해 환자 및 보호자가 발작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돕는다.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