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히어로 이정재 속풀이 인터뷰

“심심해진 시즌2 캐릭터…나도 엄청 고민 많았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5/01/10 [14:19]

‘오징어 게임’ 히어로 이정재 속풀이 인터뷰

“심심해진 시즌2 캐릭터…나도 엄청 고민 많았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5/01/10 [14:19]

“시즌2 찍으며 ‘양심’이란 단어 떠올려···기훈처럼 작은 용기 내는 사람 필요”

“황동혁 감독은 ‘선한 마음 가진 사람이 승리했으면’ 메시지 주고 싶었을 것”

 

▲ 배우 이정재.  

 

<오징어 게임 2>에서 이정재(52)는 돋보일 수 없었다. 시즌1에서 성기훈(이정재 분)은 우승해 456억 원을 거머쥐었지만, 시즌2에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다시 게임에 뛰어들었다. 기훈의 행동은 공감을 사기 어려웠고, 어리석고 무모해 답답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시즌1보다 캐릭터 자체도 심심해졌다. 오히려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 분)의 존재감에 압도당했다. 인호가 프론트맨 신분을 숨기고 001번 참가자 ‘오영일’로 게임에 참가, 기훈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과정이 재미를 안겼다. 

 

이정재는 “엄청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하나의 작품으로서, 팀워크를 보여줘야 했다”고 돌아봤다.

 

“시즌1 때는 밝은 면과 괴로워하고, 다시 새 삶을 살려고 하는 모습 등을 다층적으로 보여줬다. 기훈이 시즌1 마지막에 게임장에서 나와 통장에 455억 원이 찍혀 있는 걸 봤는데도, 3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노숙자 생활을 하지 않는가. 죽었던 오일남(오영수 분)을 다시 만나고, 둘이 심리적인 게임을 또 한다. 기훈의 달라진 감정을 토대로 시즌2를 시작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예전의 밝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을까’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개인적인 고민이었다. 웃음을 줄 수 있는 캐릭터가 포진, 전체적인 이야기를 생각한다면 내가 욕심을 내기보다 나눠서 해야 했다.”

 

<오징어 게임 2>는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의 치열한 대결을 그렸다. 2024년 12월 26일 공개 후 93개국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정재는 시즌2를 촬영하며 ‘양심’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떠올렸다. “시즌1 때는 선한 마음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느꼈다”며 “시즌2에서 기훈은 남에게 보여지지 않는, 자신만의 양심이 행동으로 이어졌다. 이런 인물이 우리 사회에 많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도망 가지 않고, 작은 용기를 내는 사람이 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훈은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게임장에 들어갔다. 어떤 상황이 벌어진다는 걸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살려야 해서 리더 역할을 했다. 잘 리드했다면 바보같아 보이거나 ‘쟤, 왜 오지랖이야‘’등의 감정이 안 들었을텐데, 기훈이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실패하는 과정이 나오다 보니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 시즌2는 기훈이 정배(이서환 분) 죽음까지 맞이하고, 최대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만드는 게 의도였다. 그런 상황을 추슬러서 ‘어떻게 헤쳐나갈까’도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기훈을 가장 낮은 데까지 떨어뜨리고 짓밟는 걸 표현했다고 이해해달라.”

 

내내 심각한 표정을 짓다 보니 잔뜩 힘이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2013년 영화 <관상>의 수양대군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목소리가 바뀌었다’ ‘사극톤 같다’ 등의 반응 관련해선 “그 부분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기훈의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시즌2 마지막 7회에서 프론트맨은 “456번. 영웅 놀이는 재미있었나. 잘 봐. 네 영웅 놀이의 결과가 어떤 건지”라며 기훈 앞에서 절친 정배를 죽였다. 

 

이정재는 “그 대사가 정말 중요했다. ‘사람 살리려고 한 모든 노력을 하지 말았어야 했나’라고 반문하게 됐다. 기훈의 좌절감을 극한으로 몰고 가는 대사”라며 “기훈의 목적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찍어야 했다. 인호가 게임 참가자일 것이라고 믿고, 게임을 해본 내가 잘 아니까 ‘나를 잘 믿고 따라달라’는 감정이 컸다. 모든 의도와 작전이 실패, 거기에서 온 충격이 컸다”고 돌아봤다.

 

“기훈이 원래 영특하거나 체력적으로 힘이 세진 않았으니까. 시즌1 게임을 통과했다고 갑자기 달라지면 과하지 않느냐”면서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아무리 계획, 계산하는 사람을 만나도, 상황의 흐름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결과다. 황동혁 감독은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메시지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기훈은 시즌3에서 또 변한다. 감독님의 큰 장점 중 하나인데, 한 장면 안에서도 반전이 여러 번 이뤄진다. 시즌3가 나오면 다른 의견도 많이 나올 것이다.”

 

시즌2 게임은 시그니처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했다. 

 

5인 6각 경기에서 제기 5개를 차기 위해 “두 달간 연습했다”고 귀띔했다. 

 

“나이가 있다 보니, 연습을 많이 해서 골반이 아팠다. 제기 2개 차기도 힘들다. 5개는 굉장히 잘 차야 한다.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됐다. 촬영장에서도 틈 날 때마다 연습했다. 5명의 다리를 묶고 있어서 내가 잘 차야 촬영이 일찍 끝나니 더 연습했다. 잘 차는 분이 대신 찰 수도 있는데, 앵글상 대역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했다. 시즌2는 제작비 약 1000억 원이 들었으며, 이정재는 회당 출연료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재는 “내 개런티에 관해 많은 분들이 말하는데, 제일 중요한 건 넷플릭스와의 관계”라고 짚었다. 

 

“국내에서 하는 작품은 아티스트컴퍼니와 계약하지만, 글로벌 프로젝트는 미국 에이전시 CAA가 진행한다. 당부한 건 딱 하나다. 다른 조건은 다 괜찮고, ‘유연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넷플릭스와 관계가 안 좋아질 정도로 계약을 진행하면, 한국에서 욕 먹는다. 이정재 사례가 생겨서 다른 사람까지 계약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면 안 된다. 관계를 가장 중요시 하고 서로 좋은 쪽으로 계약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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