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미리마트 점주들, “CU 간판 못 쓴다” 반발하는 사연

“간판 이미지 때문에 계약했더니 간판 바꾼다고?”

김길태 기자 | 기사입력 2012/08/29 [13:58]

훼미리마트 점주들, “CU 간판 못 쓴다” 반발하는 사연

“간판 이미지 때문에 계약했더니 간판 바꾼다고?”

김길태 기자 | 입력 : 2012/08/29 [13:58]
국내 편의점 1위 ‘훼미리마트’가 20년 넘게 이어온 일본 본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한국형 브랜드’로서 독자 노선을 택하며 간판을 CU로 바꾸고 사명도 BGF리테일로 교체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일부 가맹점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가맹점주들이 상호변경은 계약 위반이라며 반발, 본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지난 2005년 LG25가 GS25로 상호를 바꾸자 일부 점주들이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어 이번 사명 변경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편집자 주>

 국내편의점 1위 훼미리마트, ‘CU’로 간판 교체했지만…
‘CU 간판 거부소송’ 훼미리마트 점주들의 씁쓸한 속내
 회사측, “훼미리마트 키워봤자 일본만 좋게 해주는 것”


[주간현대=김길태 기자] 국내 편의점 1위 업체인 ‘훼미리마트’ 간판이 ‘CU(시유)’로 교체된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사명도 ‘BGF리테일’로 바꿨다. BGF리테일은 지난 6월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자 브랜드 경영을 선언했다. 1990년 10월 서울 송파구에 훼미리마트 1호점을 선보인 지 22년 만이다. 당시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은 간담회에서 “지난 22년간 사용해 온 편의점 브랜드 ‘훼미리마트’를 독자 브랜드인 ‘CU’로 전환한다”며 “편의점 1위 업체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를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독자 브랜드를 통해 편의점 노하우를 고유자산으로 만들어 국내 유통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21세기 한국형 편의점(CVS)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국 ‘훼미리마트’ 간판이 10월 말까지 CU로 바뀌게 된다. BGF리테일은 점포 수 7400여 개로 GS25(6600개), 세븐일레븐(6300개), 미니스톱(1775개)을 앞선 국내 1위 편의점 업체다. ‘CVS for You’의 줄임말로 ‘고객과 가맹점, 당신을 위한 편의점’이란 의미의 CU는 ‘다시 만나자’는 뜻의 영어 인사 ‘See you again’의 의미도 담고 있다. BGF리테일은 CU를 통해 평균 66㎡내외 좁은 면적에서 운영되는 국내 편의점 시장에 최적화된 ‘21세기 한국형 CVS’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자 노선을 택하며 ‘한국형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는 BGF리테일 항해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일부 가맹점주들이 상호 변경은 계약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이들은 본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훼미리마트’는 국내 편의점 시장 매장 수 1위, 물론 가맹점주 본인이 원치 않으면 기존 훼미리마트 간판을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고 훼미리마트 프랜차이즈 본부인 BGF리테일측은 말하고 있지만 일부 가맹점주들은 높은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 이름을 무리하게 바꿀 경우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CU 간판 거부소송’

지난 8월 2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BGF리테일을 상대로 18억 5000만원 배상을 요구한 훼미리마트 가맹점주 24명은 “훼미리마트의 인지도를 보고 가맹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상표를 ‘CU’로 변경하며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들의 요구 사항은 크게 두 가지. 우선 브랜드 변경을 가맹점주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추진한 만큼 사측이 영업표지권에 대한 계약 위반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과 간판 교체로 매출 타격이 우려되는 만큼 조건 없는 계약해지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훼미리마트의 인지도를 보고 BGF리테일과 가맹계약을 체결했다”며 “그런데 BGF리테일측은 일본 훼미리마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아끼기 위해 상표를 ‘CU’로 전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BGF리테일측에서는 훼미리마트 간판도 원할 경우 쓸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재 광고는 ‘CU’를 대상으로만 진행되는 등 홍보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BGF리테일은 일방적으로 가맹계약을 어기고 상표 변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들은 “BGF리테일의 조치로 계약은 해지됐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만큼 이를 배상하라”고 피력했다.

이에 BGF리테일측은 지난해 11월부터 브랜드 이름 변경에 대한 공지와 설명회 등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꾸준히 진행해왔기 때문에 계약 위반 사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7400여개 중 100개만 직영점이고 나머지 7300개가 다 동의, 그중 24개 점포가 소송한 것이다. 우리도 정확한 확인을 거쳐서 내부적으로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동의과정을 3번 정도 거쳤다. 2011년 11월 ‘시스템 변경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고, 지난 6월에도 계약 동의서를 작성했다. 24명만 계약위반이라고 생각해 ‘미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훼미리마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와 관련 영업표지권에 대해서는 “단순 브랜드 교체가 아닌 일본 브랜드인 만큼, 아무리 좋은 ‘훼미리마트’를 키워내 봤자 일본만 좋게 해주는 것 아닌가”라며 “요새 한창 반일감정 때문에도 그렇고 불매운동도 나올 위험이 있어서 좋은 취지로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훼미리마트의 점포수가 일본 본사 점포수에 근접할 정도로 규모가 많이 커졌고 한국에서만 사업하는 게 아니라 해외진출을 해야 되는데 ‘훼미리마트’가 일본 브랜드인 만큼 막히는 상황이었다”며 “22년간 쌓아오면서 일본 노하우를 최초에 배우긴 했지만 최근 10여 년 동안 한국시장에 맞춰서 운영, ‘한국형’에 맞는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그 부분을 24개 점포에서 이해를 못하시고 소송을 진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법원, 이번 판결은?

한편 이와 유사하게 지난 2005년 GS그룹은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LG25편의점이 GS25로 교체하려다 일부 가맹점주들이 “브랜드 교체는 계약위반”이라며 반발했고 이 소송에서 법원은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당시 GS리테일측은 일부 가맹점에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준 바 있다. 이 같은 유사한 전례에 비춰 이번 법정 공방도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줄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 LG25시가 GS25시로 바뀔 때 그 사례와는 다르다. 만약 그런 판단에서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취지면 우리 입장에선 상당히 유감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한 뒤 “정확한 의도는 잘 모르겠다. 그들이 대화를 요청하면 대화로 풀 것”이라고 말했다.

kgt0404@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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